이취임식, 화환 '사절', 이웃돕기 쌀 '환영'


최근 충북 도내 각종 단체장들의 이·취임식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신임 회장들이 축하객들로부터 화환대신 불우이웃을 돕기 위한 쌀로 접수하는 등 '신(新) 풍속도(風俗圖)'를 그려가고 있다.

지난 22일 취임한 자유총연맹 보은군지부 김창식 청년회장(37)은 친구들과 선·후배, 친·인척 등 지인들에게 취임식을 알리는 사전 안내장을 통해 화환 대신 어려운 이웃들에게 전달할 수 있는 쌀로 보내 달라고 요청했다.

그의 뜻에 동참한 축하객들은 이날 모두 2690㎏의 쌀을 보냄으로써 취임을 축하했다.

김 회장은 이 쌀을 시각장애인들의 모임에 80㎏을 전달한데 이어 매주 수·목·금요일 무료급식활동을 벌이고 있는 어머니경찰대에 1000㎏, 군내 저소득층에게 전달해 달라며 군에 1610㎏을 각각 기탁키로 했다.

또 (사)한국농업경영인보은군연합회 김응선 회장(44)도 지난 23일 취임식 전 "지역 농산물 판매에 동참하고, 생활이 어려운 이웃을 돕는데 참여하자"며 화환대신 접수된 쌀 540㎏을 각 읍·면과 무료급식소에 전달하기도 했다.

특히 자유총연맹 청년회는 2006년 전광환 회장(39) 취임식에서도 화환대신 1500㎏가량의 쌀을 접수해 "군내 불우한 이웃을 위해 사용해 달라"며 군에 기탁한데 이어 지난해 장성환 회장(37)도 취임식 참석자들로부터 1000㎏ 가량의 쌀을 받아 각 읍·면에서 추천받은 이웃들에게 전달하는 등 3년째 이웃사랑을 실천하는 전통을 잇고 있다.

김창식 회장은 "화려한 취임식보다는 주변 어려운 이웃과 함께하는 단체가 되자는 선배 회장들의 뜻을 기꺼이 이어가기로 했다"며 "행사가 끝나면 버려지는 화환 대신 선물로 받은 쌀을 어려운 이웃을 돕는데 사용하는 것이 훨씬 뜻 깊었다"고 말했다.

지난 24일 김치생산라인 자동화시설 증설 준공식을 가진 (주)진미 유민 대표(51)도 기증받은 쌀 20㎏짜리 45포와 회사에서 생산한 김치 10㎏ 10상자를 불우이웃에게 전달해 달라며 28일 군에 전달했다.

하이닉스반도체청주사업장 노동조합 김준수 노조위원장도 지난 23일 화환과 난화분 대신 받은 쌀을 기탁자들의 이름을 표기해 홀로 사는 노인과 지역의 불우한 이웃들에게 전달했다.

충북 옥천군 옥천읍 마암리에서 할인마트를 개업한 김용광씨(49)도 지난 17일 지인들로부터 받은 '개업축하 쌀' 1000㎏을 홀로 사는 노인이나 소년·소녀 가장 등 생활이 어려운 이웃들에게 전달해 달라며 군에 전달했다.

이에 앞서 이향래 보은군수가 2006년 7월 취임식 때 축하 화환을 거절했으나 군 양봉협회가 20㎏ 쌀 75포대를 선물하는 등 많은 군민들이 쌀을 기증하자 군은 기증된 300포대를 읍·면 불우이웃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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