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증설라인 유치 최대 성과, 행복도시 기대 상승
유통·금융 소규모 지각변동, 지웰시티 불구 부동산 침체

2007년 충북 경제계는 기대와 절망이 엇갈리는 혼란의 한 해를 보냈다.
증설되는 하이닉스 300mm 팹 증설 공장 입지가 청주로 결정, 8조7000억원의 투자를 유치해 환호성이 터졌는가 하면 기업유치 13조원 돌파라는 새로운 기록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지웰시티 등 민간복합용도개발사업이 활발히 진행되고 도심공동화 해소라는 명분을 배경으로 청주 도심 곳곳에서 재개발·재건축사업이 본격화 됐지만 침체된 부동산 경기에 이렇다 할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롯데영플라자의 청주진출과 한성저축은행 청주지점 개설로 인한 제2금융권들의 물밑 경쟁이 구체화 되는 등 유통과 금융분야는 작으나마 변화를 겪었다.

특히 백두산 직항로 개설이 합의되면서 청주공항의 전문공항 지정과 이에 따른 전투비행장 이전 문제가 또다시 수면위로 떠올랐다.

산업 - 하이닉스 증설라인 유치
LG 휴대폰 폭발 사고 해프닝

2007년 산업 분야 가장 큰 뉴스는 단연 하이닉스 증설라인의 청주 유치였다. 청주산업단지 옛 삼익부지에 지어지는 300mm팹 M11라인은 공사비만 4조3000억원이 투입되는 동양 최대 규모의 반도체 공장으로 지난 5월 착공해 8개월만인 내년 2월 완공되는 짧은 공정으로도 유명세를 탔다.

또한 하루평균 4000명이 넘는 인력이 투입되고 국제규격 축구장 35배에 달하는 면적, 현장에 사용된 파일만 1만330공에 2만1000개, 4만8000톤의 철근과 철골, 트럭 4만7000대 분량의 레미콘 사용량 등 각종 건축공사 기록도 갈아 치웠다.

특히 경기도 이천과의 치열한 유치경쟁을 거친 터여서 지역에 던져지는 의미는 더욱 컸으며 이를 통해 8조7000억원의 투자와 8000여명의 고용이 기대되는 등 지역경제계 최대 성과로 꼽히고 있다.

하이닉스 증설공장 유치는 당장 청주첨단산업단지 조성이라는 시너지효과로 이어지고 있다. 청주시가 산업은행, 신영, 대우건설 등과 함께 가칭 (주)청주테크노폴리스를 설립, 청주시 외북동 일대 514만㎡에 대규모 산업단지를 조성키로 한 것이다. 첨단산업단지에는 내년 3월쯤 확정될 하이닉스 추가 증설공장 입지와 협력업체를 비롯한 IT·BT 기업을 유치하게 되며 지자체와 민간기업이 SPC(특수목적법인)를 설립해 추진한다는 점에서 그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하지만 3차례나 대형 사망사고가 발생, 노동부가 공사중지명령을 내리는 등 어두운 이면도 드러냈다. 현재 공사중지가 해제돼 가속도가 붙고 있으며 예정대로 내년 2월 완공후 상반기중 양산체제가 갖춰진다면 2008년 또하나의 빅 뉴스 탄생이 예고된다.

한편 11월 28일 청원군의 한 채석장에서 휴대폰 폭발로 추정되는 사망사건이 발생, 휴대폰 제조업체 LG에 초비상이 걸리기도 했다. 사건발생 이틀만에 사고를 낸 동료 중장비 기사의 거짓신고로 인한 해프닝으로 밝혀지긴 했지만 섣부른 언론보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국내언론은 물론 외신을 타고 세계에 알려진 오보로 인해 LG는 이미지 훼손 등 무형의 피해를 입게 된 것이다.

건설 부동산 - 마천루 지웰시티·개개발 붐
그러나 경기침체로 힘 부족

외형상으로 2007년은 아파트를 중심으로 한 건설사업이 활발히 진행됐다. 도심의 애물단지로 남아있던 옛 대농 청주공장 부지에 부동산개발업체 (주)신영이 복합용도개발하는 지웰시티가 주상복합아파트 분양을 시작하는 등 주택사업이 건설경기를 주도했다.

또한 옛 엽연초조합연수원 부지에 금호건설이 분양을 성공적으로 마쳤고 청주시 북문로 삼화물산 자리, 문화동 상업지역 등 아파트사업이 지자체의 승인을 얻었다.

여기에 도시개발사업도 활발해져 용정지구가 행정절차를 사실상 마무리하고 착공했으며 방서지구도 내홍 끝에 조합을 설립했다. 비하지구도 이전투구를 벌이던 시행사간 공동사업이 합의돼 지구지정을 위한 절차가 진행중이다.

11월에는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피하기 위한 건설사들의 분양승인신청이 집중돼 북새통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부동산 경기의 침체로 이렇다 할 파급력을 발휘하지 못한 채 미분양 물량을 남기고 있으며 속속 시장에 내 놓은 타 브랜드들도 평년작 이하의 성적으로 해를 마감하고 있다.

더욱이 청주와 청원이 투기과열지구 해제로 분양권 전매가 가능해 졌음에도 건설사들은 분양일정을 내년으로 미루는 등 크게 위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고분양가 논란에 휩싸이면서 아파트 분양가가 시민단체의 주요 이슈로 떠올라 분양승인을 둘러싸고 건설사-지자체-시민단체간 치열한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와 함께 재건축·재개발 사업도 본격화 되기 시작했다. 청주시의 도시·주거환경정비 기본계획에 따라 38개 정비예정구역 중 18개 사업의 조합설립추진위가 설립됐으며 도심공동화 해소라는 명분을 배경으로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금융 - 수신난 시중은행 농협·신한 2강 안착
저축은행 한성 청주진출로 본격 경쟁구도

금융계는 수신고 감소로 1년 내내 좌불안석하는 모습을 보였다. 주식시장 호황으로 예금 자금이 주식이나 펀드로 몰려 은행의 예금이 새어 나간 것이다.

은행들은 수신고를 늘리기 위해 각종 고금리 상품을 내놓는 등 점포 마케팅 강화 대책을 추진해 왔다. 심지어 저축은행과 새마을금고 등 제2금융권들은 일제히 6% 중반 이상의 정기예금 금리를 적용, 특판에 나서는 등 고객 모시기 경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시중은행은 11월 충북도금고 선정에서도 드러났듯이 농협과 신한은행 양강 구도가 안착되고 있다. 충북도금고는 지역 대표 은행이라는 상징성이 강해 5개 은행이 치열한 경쟁을 벌여 그 결과에 관심이 쏠렸는데 예상대로 농협이 일반회계와 금고, 신한은행이 특별금고로 지정돼 이변은 일어나지 않았다.

한편 저축은행은 옥천의 한성은행이 청주지점을 개설하며 본격적인 경쟁체제에 돌입했다. 여신과 수신을 합쳐 1조원이 넘는 하나로은행 독주체제에서 한성과 기존 청주은행 3자 구도를 맞았으며 6% 중반 고금리 정기예금 특판상품 경쟁도 이들이 주도했다.

일단 1강(하나로) 2약 구도가 유지될 것으로 보이지만 청주와 한성은행이 소상공인 등 서민금융을 중심으로 확장을 시도하고 있어 이들의 도전과 하나로의 방어 양상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2006년 대주주의 구속으로 큰 파도를 만났던 하나로은행이 차종철 남광건설 회장을 새로운 대주주로 받아들여 쇄신을 시도하고 있어 이로인한 효과가 어떻게 나타날지도 주목의 대상이다.

유통 - 영플라자 상륙, 외자자본 잠식 심화
재래시장 활성화, 육거리시장 분전

유통분야는 외지자본의 시장잠식이 더욱 심화됐다. 지방자치제가 시행된지 10년을 넘기고 있지만 경제는 오히려 수도권 의존도가 높아가고 있는 것이다.

대형 유통매장도 예외는 아니어서 1998년 이마트 청주점 개설 이후 농협물류센터를 포함해 청주에만 7개의 대형할인점이 영업하고 있으며 2007년 롯데영플라자도 옛 청주백화점 건물을 인수해 오픈하며 패션시장에 진출했다.

영플라자는 인근 성안길 의류매장과 고객층이 겹칠 수밖에 없어 적잖은 반발을 불러일으켰으며 국보 문화재 용두사지 철당간 보전과도 거리를 보여 이런저런 비판의 시선 마저 감수해야만 했다.
시민단체들 까지 나서 대형 매장의 지역자금 역외유출과 영세 상인 보호를 위한 대책 마련을 호소하고 있으며 충북도 또한 대형마트 입점을 제한하고 있다. 하지만 이미 무너져버린 토착 상권 회복의 해법은 찾지 못한 채 기존 상인들의 불만의 목소리만 높아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육거리시장이 재래시장 활성화의 모범 사례로 평가받으며 전국적인 유명세를 타고 있어 그나마 위안이 되고 있다.
민성기 충북상인연합회장이 육거리시장 활성화 공로를 인정받아 대통령상을 수상했으며 업계 최고의 권위를 인정받는 한국유통대상에서 육거리시장이 복합상점가 부문 대상에 선정됐다.

하지만 도내 유통업계는 대형점과 기존 상권의 상생방안 마련이라는 풀리지 않는 숙제를 여전히 안고 있으며 이를 위한 노력만 수년째 계속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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