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 2005년까지 80억 투자… 식생호안 등 다양한 계획

무심천을 빼고 청주를 말할 수는 없다. 가로수길, 우암산과 더불어 무심천은 청주의  상징으로 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청주를 떠났던 사람들도 고향에 돌아와 가장 먼저 돌아보는 곳이 무심천이고, 어린시절의 추억을 가장 많이 간직한 곳 또한 여기다.여름이면  물놀이를하고, 겨울이면 얼음배를 탔던 무심천. 그러나 지금은 이런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 개발위주 정책으로 신음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 청주시가 무심천 생태공원화 사업을 시작하고 무심천 살리기에 나섰다. 무심천이 과연 어떻게 달라지는지, 문제점은 없는지  ‘충청리뷰’가 취재했다.

‘돌다리 아래로 맑은 물이 흘렀대요/ 빨래도 했대요’(신수영 ‘무심천아이들’). ‘불거지 참붕어에 기름챙이 중태기/ 청주 무심천 서문다리 아래는/  그것들 말고도 아이들이 소금쟁이처럼/ 물 위를  뛰어다니다가 물안경  없이도/ 물속을 잘도  놀았지요’(윤석위 ‘서문다리’).

이런 무심천의 모습은 추억속에서나 존재할 뿐이다. 지금은 무심천 옆으로 자동차들이 질주하고, 물의 양도 적어 물놀이를 할 수 없다. 오염됐다고 소문이 나 빨래를 하는 사람도 찾아볼 수 없다. 하지만 시민들은 여전히 무심천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않는다.
그동안 무심천은 도심 교통난을 해결한다는 목적 아래 콘크리트 시설물인 하상도로와  주차장 시설 설치로 황폐화됐다. 무심천의 숲은  이미 사라진 지 오래고, 폭염시 소나기의  초기 우수가 하천에 유입돼 수온이 상승, 물고기의 대량 폐사로 이어졌다. 주변의 환경변화로  하천 수량이 부족하여 생태계도 파괴됐다. 여기저기서 무심천을 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자 청주시는 시민의 젖줄인 무심천을 옛 모습처럼 맑고 깨끗하게 복원한다는 계획 아래 무심천 생태공원화 사업을 시작했다.

무심천 어떻게 달라지나
무심천이 달라진다. 청주시는 지난 2000∼2005년까지 상당구 지북동에서 미호천 합류지점까지 무심천 구간에 대해 생태공원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총 80억원을 투자하여 상류구역은 자연생태형 하천, 중류구역은 사람과 자연이 접할 수 있는 공간으로, 그리고  하류구역은 자연생태형과 정화형 공간으로 복원한다는 것이다.

이 사업은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시 관계자는 하상주차장 녹지 복원, 자연정화시설 설치, 습지원 신설, 식생호안, 배사문 개량  및 수중보 시설 등이 이에 속한다고  밝혔다.
하상주차장 녹지복원은 전체 주차면수 1471면 중 811면에 해당하는 면적을 철거하고 갯버들과 물억새 등  수변식물을 심는다는  것이다. 청주시 하수과  관계자의 말이다.  “현재까지 60%를 철거했는데 6월 중 완료될 것이다. 당시에는 주차장이 필요했던 시기였고 요즘은 불편해도 주차장을 뜯어내자는 의견들이 많다.”

무심천 하상주차장은 지난 89∼94년까지 4억4000여만원의 예산을  들여 설치됐다. 시에서는 주차장을 철거할 때도 비슷한 액수가 들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폐기물 처리까지 포함되는 관계로 많은 돈이 들어간다는 것이다. 그래서 시민들  사이에서는 먼 미래를 내다보지 못하고 당장의 이익만 좇은 행정  치고는 너무 많은 예산이 투입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지난 97년 청주환경운동연합은 용암동과 분평동  연결로, 율량동 연결로, 운천동 파출소  앞 하상구조물을 설치할 때 반대, 청주시와 오랜 기간 마찰을 빚기도 했다.

하지만 주차장 철거를 더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박창재 청주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운천동 현대부페 앞과 꽃다리∼대교 구간 등에 불필요한 하상주차 공간이  아직도 많다. 일요일에만 약간 붐빌뿐 평소에는 주차 차량이 없어 최대한 걷어내는 것이 좋을것”이라고 말했다.

석축앞에 수변식물 살도록 할 것
그리고 시는 지난해 수영교 상류 동측  영운동 쪽에 자연정화 모래층을 만들고  수생식물을 심었다고 밝혔다. 이미 구조물이 완료돼 오는 12월 30일 준공 예정이라는 것. 또 수영교  아래 동측으로는 연못과 징검다리 2개, 거석 배치 21개, 관찰로 설치 등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영교∼제2운천교에 대해서는 식생호안이 이루어진다. 이것은 현재  삭막하게 버티고 서있는 석축앞에 식물이 클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 나무와 풀이 자라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으로는 저수로 모래언덕  및 석축 앞에  야자섬유롤과 갯버들·물억새·줄풀 등의 수변식물을 심는 것이다.

그런가하면 영운보에는 배사문 개량 작업이 실시되고 롤러스케이트장 앞에는 수중보가 신설된다. 시에서는 자동수문을 시설하고, 물이 하단으로 배출되도록 하며 별도의 어로시설을 만든다는 것인데 수중보 설치에 대해서는 만만찮은 비판이 따른다.  시 관계자가 “수중보 설치 발표 이후 환경단체들이 강도높게 반대하는  바람에 다른 업무는 하지도 못하고  수중보 관련 일에만 매달리고 있다”고 하소연 할 정도로 여러 가지 의견이 분분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 관계자의 말이다. “수중보는 갈수기시 무심천에 맑은 물을 일정 수위 유지하고, 수변 경관 조성과 어족자원 보호가 목적이다.  대청댐 용수를 무심천으로 방류하는  영농기 외에는 무심천 유지수가 부족해 물고기 폐사, 경관 저해 등 하천  환경에 악영향을 주고 있는 실정이다. 그리고 무심천 공원화사업 계획시  시민 설문조사에서 수중보 설치를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충북도 및 환경부에서도 이를 이미 승인했다.

”하지만 반대하는 쪽에서는 수중보가 물을 정체시켜 수질 악화가 우려되고 퇴적물에 의한 부영양화 발생 등으로 환경적 악영향을 초래한다고 주장한다. 또  물고기의 이동 통로를 차단하고, 수중보 설치공사를 수의계약하여 예산을 낭비했으며, 인근의 롤러스케이트장에서 노는 어린이 안전사고가 우려된다는 것이다. 찬·반의견이 팽팽하자  시에서는 최근 양측 인사를 대동하고 경북 고령 등으로 견학을 다녀왔다. 그렇지만 아직도 의견은 좁혀지지 않고  있다. 시에서는 무심천에 물을 채울 방법이 수중보 설치 밖에 없어 강행한다는 입장이어서 환경단체와의 마찰이 다시 한 번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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