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유치 MOU 체결 후 의회보고도 문제
‘기밀사항’ 유출시 유치에 차질 난색

음성군이 기업유치를 위해 선심성으로 보이는 예산지원책을 내놓아 축산물공판장 이후 또다시 도마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최근 반광홍 군의원이 “축산물공판장과 유사한 경우가 또 있다”며 “군이 현대중공업에 무리한 지원을 약속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충북도와 음성군은 지난 1월 25일 충북도청에서 현대중공업과 투자협약식을 가졌다. 울산에 본사를 둔 현대중공업이 청정 에너지사업인 태양광발전사업을 음성군 소이면 대장리 (현)삼호중공업 부지 내 66,000㎡ 규모로 조성한다.

이와 관련 반광홍 의원이 현대중공업과 체결한 양해각서에 무리한 예산지원을 한다는 내용이 있다며 문제를 제기해 논란이 일고 있다.

반광홍 의원, 의회 보고없이 선심성 예산지원 체결
요즘 전국 각 지자체에서 기업체를 유치하기 위해 기업체에 유치 인센티브를 지급하고 있다. 지난해 12월5일 체결한 충북도·음성군·현대중공업 태양광발전사업 관련 투자 양해각서에 따르면 음성군이 소이면 구 한라중공업자리에 태양광발전사업을 하기 위해 투자하면 음성군이 현대중공업에 여러가지 지원을 하기로 양해각서를 작성했다.

이 양해각서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이 소이면에 들어올 경우 부지매입비용의 50%를 지원키로 한 것과, 이 공장에서 근무하는 근로자를 위한 근로자복지관 건립 비용도 지원해 주기로 했는데 군비 8억원, 도비 8억원을 지원해 주기로 했다. 또, 이 현대중공업이 소이면으로 들어 와서 사업을 할 경우 취득세, 등록세, 재산세 등 각종 지방세를 5년간 면제해주기로 했다. 또 공업지역을 지방산업단지로 지정해 주기로 약속했다.

반 의원은 “현대중공업이 음성에 들어올 부지의 절반을 사서 제공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이는 현대중공업의 재산증식에 군이 돕고 있는 거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또 반의원은“음성군에서 부지매입을 하여 무상임대하는 식으로 하던가, 해야지 이는 무리한 지원”이라고 지적했다.

반 의원은 “대기업을 지역 내에 유치하는 것은 지역경제활성화 등 지역에 미치는 영향이 크므로 그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며, “그렇지만 무리한 지원 약속은 근절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반 의원은 “한시적 지방세 면제와 공업지역을 지방산업단지로 지정해 주는 것은 집행부가 대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내놓은 인센티브 가운데 좋은 사례라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대중공업의 부지매입비의 절반을 음성군이 지원해 준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집행부를 강도 높게 질타했다.
부지매입비는 한 회사의 재산증식을 시켜주는 일이라는 것이다. 이미 한라중공업이 이 자리에서 부도를 맞아 지역경제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며, 이 단지를 음성군이 가지고 있었다면 지금까지 저렇게 방치되는 일은 없었을 것라는 것이다.

반의원은“그 큰 회사가 부도 날줄 그 누가 알았냐”며 “현대중공업을 지역에 유치하는 것은 좋지만 바람직한 인센티브는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또, 불과 160명에서 200명 안팎의 근로자를 보유하게 될 현대중공업 태양광발전사업에 근로자복지관을 짓는데 군비 8억원과 도비 8억원을 지원해 줄 필요성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현대중공업의 근로자복지관을 건립하는데 지방 예산 16억원을 지원한다는 것은 섣부른 판단이라는 것이다. 만약, 근로자가 1000여명이 넘어서 지역경제 활력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면 한 번 고려해 볼 문제지만, 고작 180명 안팎의 근로자를 위해 지방예산을 쏟아 붓는 것에 대해서는 한 번 더 생각해 볼 문제라고 반광홍 의원은 꼬집었다.

한편, 음성군은 현대중공업을 지원하기 위해 올해 1회 추경 때 10억 원의 예산을 이미 세워놓고 있는 실정이다.

군, 기밀 유출시 타 지자체와 경쟁 우려
군 관계자는 “음성지역의 남부지역은 자리를 잡아 발전해 나가고 있는데, 북부지역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소이산업단지와 용산산업단지 등의 활성화를 위해 기업유치에 만전을 기했었다”고 전했다.

산업단지에 입주하는 기업에는 지방세 감면 정책이 기본으로 있는데 현재 이 지역은 공업지역으로 인센티브를 줄 수 없으나, 음성군 기업 및 투자유치 촉진 조례에 따라 지방세 감면을 지원하고, 앞으로 산업단지 지정에 군이 적극 힘써 줄 것에 대해 양해각서를 체결하였다.

또 현대중공업 태양광발전사업 부지 매입비의 절반을 음성군과 충북도가 지원해주고, 근로자복지관 건립 비용도 16억원(군 8억, 도 8억)을 지원해 주기로 했다는 것이다. 이는 모두 지난 임시회 때 기업 및 투자유치 촉진 조례를 제정한 테두리 안에서 지원해 주는 것이라며 지난 축산물공판장과 경우가 틀리다는 것이다.

축산물 공판장은 구두 상으로 선심성 지원 약속을 했을지 모르나, 이번 현대중공업과는 투자 양해각서를 체결한 것이며, 촉진 조례에 따라 체결한 것이기 때문에 아무 걸림돌이 없다는 것이다.

현대중공업은 부지 66,000㎡에 태양광발전사업을 2008년에 완공시킬 것이며, 앞으로 연차적으로 198,000㎡까지 부지를 늘려 사업 규모를 확장할 계획이라는 것. 그래서 현재 이 공업지역 외에 132,000㎡ 부지를 추가 매입해 산업단지로 지정을 받을 계획이라는 것이다.

이 현대중공업 부지매입비 지원을 위해 군이 예비비 10억원으로 예산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으나, 군 관계자는 “이 비용이 부지매입비을 지원해 주기 위한 예산이 아니라, 이 지역을 산업단지로 지정 받기 위해 10억원의 예산을 세워 6억원을 용역비로 지원 한 것”이라고 말했다.

군 관계자는 “의회에 경과보고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기업유치를 하기란 정말 어려운 일이어서 10개를 시도해서 단 한 개라도 성공시킨다면 이는 엄청난 성공률”이라며 기업유치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 군 관계자는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일이라고도 말할 수 있다”며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하는 일을 일일이 의회에 보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요즘은 경쟁시대라 인근 자치단체간 경쟁도 심화되고 있어서 기업유치를 위해 은밀히 추진하는 것을 의회에 보고하게 되면 언론이라든가, 다른 매체를 통해 밖으로 유출될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군에서 추진 중인 기업유치 내용이 타 자치단체에서 알게 되어 그동안 공을 들였던 기업에 ‘못 먹는 감 찔러나 본다’는 식으로 부추기면 관내로 유치하기가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기존에 지방세 감면과 산업단지 지정 등으로 가능했던 인센티브가 경쟁이 되면 추가적으로 비용 더 발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이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기밀을 유지하려는 것이라고 기밀 유지 이유를 설명했다.

그리고 이미 지난 임시회에서 촉진 조례를 제정해 놓고 투자유치에 필요한 인센티브를 집행부가 임의적으로 할 수 있게 되어 있는데 이를 일일이 보고하라는 것은 기업유치를 방해하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주장이다.

군 관계자는“단, 집행부에서 기업유치를 위해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나서, 이런 지원책으로 기업유치를 성공시켰으니, 이에 대해 예산을 승인해달라는 식의 의회보고는 할 수 있다”며, “이때 적절한 예산이 아니면 의회에서 깎으면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군의회는 “사전에 아무런 협의없이 물량공세로 기업을 유치해 놓고 예산을 승인해 주지 않으면, 이는 바로 의회의 책임으로 돌아오기 때문에 예산을 승인 안 해주기 어렵다”는 주장이 맞서면서 군민의 대표기구인 군의회에 경과보고 없이 예산지원 체결한 것에 대한 문제 제기에 대해 음성군이 타 자치단체와 불필요한 경쟁을 야기시키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의회보고 없이 기밀을 유지해야된다는 주장이 엇갈리고 있어 앞으로 공방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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