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한 생각, 즈믄두온 쉰 아홉.

한 동안 6월항쟁 20주년을 맞이하여 열린
갖가지 행사들로 거리가 바빴다고 합니다.
준비하는 것을 보는 동안
스무 해 전의 분위기와 6월 10일, 26일까지 이어지던
사회 분위기가 저절로 떠올랐습니다.

그 뒤를 이어 나온 6. 29 선언과
거기서 탄생한 문민정부와 국민의정부를 거쳐 여기까지 오는 동안
그 때 6월의 분위기 안에서 펄펄 살아 뛰던 그 6월의 정신은
퇴색하다가 마침내 빛을 잃었고,
아직도 그대로 꿈틀거리는 좌우 이념논리가 가쁜 숨 헐떡이고,
군부독재의 망령이 온 나라에 깊은 그늘을 드리운 채 펼쳐내는
온 민중의 우민화, 상업주의의 노예화,
그 안에서 경제성장이라는 깃발을 흔들며
허옇게 풀린 민중의 눈동자를 현혹하고 있는
이 못난 굿판.

하여 나는
차마 그 6월 20주년을 춤추는 그 어느 곳에도
갈 수가 없었습니다.
다만 하나
참으로 6월 정신을 잇는 춤판 한 마당의 꿈을 접을 수는 없었는데
지금도, 그리고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6월항쟁은 당시로서는 승리이고 성공이었으나
결과적으로 패배와 실패로 이어져 지금에 이르고 있지만
6월의 정신은 우리가 살아있는 동안
숨결과 삶결 안에 그대로 살아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
이번 6월을 맞이하고 보내며 내 안에서
끝없이 울리는 슬프지만 희망마저 닫은 건 아닌
작은 노래입니다.

날마다 좋은 날!!!
- 들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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