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택지사 미국·캐나다 방문 성과 발표

세계무역센터협회 오송 건립도 긍정적 답변 얻어
정우택 지사의 투자유치 발걸음이 계속되고 있다. 정 지사 등 충북대표단 12명은 지난 10~21일 미국과 캐나다를 방문하고 돌아왔다. 정 지사는 미국의 워싱턴DC, 메릴랜드주, 뉴욕 등과 캐나다 토론토를 방문해서 충북의 투자환경 홍보와 해외투자 유치, 바이오분야 교류협력 기반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정 지사의 미국방문길에는 민경환 도의회 산업경제위 부위원장, 정정순 경제투자본부장, 허경재 통상외교팀장과 관계 공무원, 오석송 메타바이오메드 대표, 손인석 광진건설 대표가 동행했다. 오석송 대표는 오창산업단지 이사장이고 손인석 대표는 한국JC 회장 직책을 가지고 있다.

대표단은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아반티 나노사이언스사’와 2000만불, 캐나다 ‘스택폴사’와 6000만불, 캐나다 ‘인코사’와 7000만불 등 총 1억5000만불의 투자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세 업체 모두 오창외국인투자지역에 투자할 계획이다. 그 중 아반티 나노사이언스사는 나노바이오 기술을 기반으로 바이오의약, 보건진료, 분자진단, 바이오디펜스분야 등에 대한 제품을 개발 생산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스택폴사는 국내 한라그룹과 합작해서 엔진과 크랭크 등의 자동차 부품을 생산할 예정. 이 업체는 6단기어를 개발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매출액의 3%를 차세대 혁신기술에 투자해오고 있으며 R&D 역량이 뛰어난 기업이라는 평이다. 그리고 인코사는 디젤엔진 배출가스·매연저감장치에 사용되는 필터소재 및 1차 가공품을 생산하는 기업으로 2015년부터 1차 투자 7000만불의 6배에 달하는 생산라인을 증설할 계획이라는 게 충북도의 설명이다.

정 지사는 “세계무역센터협회(WTCA) 관계자들을 만나 WTC를 오송에 건립하는 방안에 대해 협의했다. 부지와 향후 개발권을 제공해야 유치가 가능하다. WTC를 유치하면 국제무역·투자·금융·관광·컨벤션 등을 갖춘 실질적인 국제도시로 변모할 수 있고, 충북발전에 획기적인 전기가 마련될 것이다. 오송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랜드마크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그 쪽에서 MOU를 체결하자고 했으나 시간을 가지고 하자고 미뤘다. 오송으로 올 의향이 있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정 지사는 “충북은 IT·BT로 가지 않으면 잘사는 곳이 될 수 없다. 하이닉스반도체가 공장을 증설하고 오창산업단지가 활성화되면 IT산업은 잘 될텐데 문제는 BT쪽이다. 두 분야에서 최강자 자리를 차지하면 충북은 자연스레 잘 살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대표단은 반기문 UN 사무총장을 예방하고 국제비즈니스 컨벤션복합단지 유치, 암전문 치료센터 오송유치, UN소속 산하기관 및 국제회의 유치 등의 현안사업에 대해 관심과 지원을 건의했다. 이 자리에서 이들은 직지 영인본을 전달하고 향후 선물로 활용해 줄 것도 요청했다. 그러나 청주국제공항을 반기문공항으로 바꾸자는 안에 대해서는 반 총장이 사양했다는 후문이다.
/ 홍강희기자


“경제특별도 방향 잘못됐다”

충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경제특별도 비판 토론회 개최
주민의견 배제·경제활성화만 강조·성평등관점 부족 지적

민선4기 충북도의 대표적인 캐치프레이즈는 경제특별도다. 정우택 지사는 취임 후 ‘잘사는 충북·행복한 도민’을 약속하고 경제특별도 건설을 최상의 과제로 선택했다. 따라서 충북도의 모든 행정 방침은 경제특별도에 맞춰져 있다. 지난 22일 정 지사가 미국과 캐나다에서 1억5000만원에 달하는 투자협약을 맺었다고 발표한 날, 또 한 쪽에서는 경제특별도를 비판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는 토론회가 열렸다. 충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이 날 ‘경제특별도는 여성에게 무엇을 줄 것인갗라는 주제 토론회를 열고 경제특별도 뒤에 가려진 충북여성의 삶을 조명했다.

‘경제특별도와 여성의 삶’에 대해 주제 발표를 한 민경희 충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경제특별도는 정책 수립과정에서 주민의 의견이 배제되고, 기업유치를 핵심으로 하는 정책을 수립하기에는 기본 인프라가 부족한데 이를 간과하고 있다. 또 전략과 목표가 너무 추상적이고 의욕은 앞서지만 실천이 뒤따르지 않고 있다. 지자체가 기업유치에만 열을 올림으로써 소외되는 것들이 너무 많다”며 “경제특별도 건설의 궁극적 목적은 ‘잘사는 충북, 행복한 도민’으로 문화개혁을 외쳐야 함에도 지역경제 활성화 다짐만 무성하다. 따라서 이 정책은 방향이 잘못됐고 정책의 폭이 너무 좁다”고 비판했다.

그리고 민 교수는 세계적으로 고급인력을 유치하는데 성공한 지역들은 품격높은 생활을 즐길 수 있는 교육·문화적 하부구조가 갖추어진 곳인데 충북은 그렇지 않아 문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오송과 오창에 기업유치가 완료되고 도시가 형성되면 이곳은 고급인력과 생산직 종사자들이 공존하게 돼 사회적 양극화 현상이 빚어질 것이다. 충북은 고급인력과 가족들을 유인할 수 있는 교육·문화적 조건을 갖추고 있지 못하다. 그래서 수도권에서 오는 사람들은 단신으로 이동해오는 경우가 많다. 그러면 오송과 오창은 주말에 텅텅비는 유령도시가 될테고, 술집과 성매매업소가 판을 치는 곳이 될 수도 있다.”

따라서 경제특별도보다 교육특별도 내지 문화특별도를 먼저 하자는 것이 민 교수의 주장이다. 이를 먼저 현실화하면 경제특별도는 저절로 된다는 것. 그는 또 ‘행복한 도민’ 구호를 내걸려면 여성이 자유롭고 창의적으로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줘야 하나 충북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48.4%로 전국 평균 50.1%에 미치지 못한다고 말했다.

또 박영미 한국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는 ‘성평등한 지역혁신전략’이라는 주제 발표에서 “지역혁신은 과거처럼 소수가 모든 것을 주도하고 다수가 묵묵히 따라가는 식이 아니다. 지역혁신 시스템에는 지속가능성과 사회형평성 개념이 통합돼야 한다. 남성중심적인 혁신사업을 여성이 의사결정자로 참여하는 시스템으로 바꿔야 한다”고 전제하고 “여성을 포함한 지역사회 모든 구성원의 주체적 참여를 보장함으로써 지역사회 발전역량을 최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 경제특별도는 도지사를 중심으로한 소수가 기획하고 주도하고 있다. 여성참여는 배제돼 있다. 모든 것이 기업유치와 경제활성화에 맞춰져 있다보니 삶의 질과 성평등은 뒷전으로 밀려나 있다. 이 점에 대해 김미경 청주YWCA 여성종합상담소장은 “경제성장 위주의 지자체 정책 자체가 여성에게는 폭력이다. 여성에 대한 차별과 고통과 희생이 수반되지 않고는 달성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잘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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