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대 교수협의회 소속 교수들은 지난 17일부터 총장실을 점거한 채 농성을 벌였다.
청주대학교 총장후보추천위가 지난 19일 학원설립자 가족인 김윤배(42·충북석유 대표)씨와 오현진(55·법학과)·장준호(60·사회학과) 교수를 총장 후보로 선출했다. 교수 14명, 직원 7명, 학생 2명, 동문 2명 등 25명의 총장후보추천위가 치른 이 날 선거 결과 김윤배 22표, 오현진 2표, 무효 1표가 나왔다. 계획대로라면 청석학원 이사회는 3명의 후보중 1명을 총장으로 최종 임명하게 된다.
하지만 청주대는 현재 총장 선거를 치르면서 심각한 혼란에 빠졌다. 학원설립자 가족인 김윤배(42·충북석유 대표)씨가 출마하면서부터 반대여론이 높게 일어 총장후보 6명중 3명이 사퇴를 했고 교수협의회에서는 선거저지를 벌이는 등 갈등양상을 빚었다.
청주대학교가 총장 후보를 접수받은 결과 당초에는 장준호, 오현진 교수와 이은호(62·정치외교학과) 박종호(60·행정학과)교수, 안광구(59·영동대총장) 김윤배씨가 등록했으나 이은호·박종호 교수와 안광구 총장이 지난 18∼19일 사이에 사퇴를 결정했다. 사퇴한 후보자중 모씨는 “총장후보추천위원회도 선거 막판인 19일중에 조직되고 모든 것이 각본대로 움직이는 것 같다. 이러면 선거의 의미가 없는 것 아닌가”라고 항의했다.
이 날 선거도 교수협의회 소속 교수들이 저지한다는 소문이 있자 도서관 5층 전산실에서 입구를 완전 봉쇄한 채 추천위원들끼리만 비공개로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학생들이 5층으로 통하는 철문을 공구로 부수고 들어가 직원들과 몸싸움이 일기도 했다. 교협 소속의 모 교수는 “선거장소를 비밀로 부쳐 찾다 보니 선거가 다 끝났다. 그래서 어떤 과정으로 어떻게 선거를 치렀는지도 모른다. 총장후보 추천위원들도 선거당일까지 비밀로 해 위원들이 누구인지 교수들도 몰랐다”며“이런 선거를 누가 인정하겠는가. 앞으로 심각한 학내갈등이 재연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교수협의회는 청석학원 설립자 가족인 김윤배씨가 총장 후보에 출마할 때부터 강력 반발하며 총장실 점거농성에 들어갔다. 지난 17일 오후 4시부터 철야농성을 벌인 이들은 “청주대의 문제는 김준철씨 일가가 계속해서 저질러온 비리와 부정을 은폐하기 위한 지배구조에 기인한다. 청주대 교원징계위원회는 지난 14일 퇴임이 10일밖에 남지 않은 이광택 총장에게 정직 1개월의 중징계를 결정했다. 이는 학교가 총장의 업무수행에 문제가 있다고 자인한 것이나 이러한 비리의 배후에는 김준철 일가와 이사회가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라며 김씨의 총장후보 출마를 비난해왔다.
이들은 청석학원에 석유를 독점 공급, 지난 2년 동안 5000여 만원의 부당이득을 취해 청주대에 재정적 손실을 입힘으로써 교육부 종합감사에서 지적당하는 한편 이미 청주지검에 고발당한 김씨가 어떻게 총장 후보가 될 수 있느냐고 분개했다. 이어 교수협의회는 청주대와 청석학원은 김씨를 총장으로 선출하려는 음모를 추진하고 있는데 이를 즉각 중단하라고 강력 촉구했다.
/ 홍강희 기자


‘안광구’ 등밀은 ‘큰손’은 누구?
청대 교수, 유력인사 요식절차라며 후보등록 권유’ 주장

청주대 총장 공모 신청자 6명 가운데 의외의 인물로 꼽혔던 영동대 안광구총장이 뒤늦게 후보등록을 철회하는 소동을 벌여 배경을 놓고 설왕설래. 안총장은 지난해 12월 학교재단 형석학원이 명망있는(?) 외부인사 영입케이스로 총장선임을 한 것인데 불과 1년만에 탄 배를 타려 했던 것이다. 취재결과 영동대에서는 안총장의 청주대 후보등록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다가 뒤늦게 언론보도를 통해 알게 됐다는 것.
후보등록 마감일인 지난 15일 마지막으로 등록을 마친 안총장은 영동대에 사퇴서도 내지않은 상태라서 주위의 의구심을 자아냈다. 후보등록 배경에 대해 안총장은 ‘청주대 일부 교수’ ‘청주 유력인사’의 권유로 마지못해(?) 등록을 했는데 설립자 가족인 김윤배씨가 최종등록한 사실을 확인하고 ‘뭔가 잘못된 것 같다’는 판단으로 후보철회를 결심하게 됐다는 주장이다. 과연 YS정권 당시 통상산업부장관을 지내기도 했던 안총장을 ‘양다리 걸치기’에 나서게 만든 청주의 ‘유력인사’는 누구일까.
하지만 청석학원 설립자 가족측은 안총장의 주장을 일축하고 있다. ‘설립자의 직계인 김윤배씨가 등록신청하는 마당에 무엇 때문에 안총장을 접촉하겠는가’고 반문한다. 안총장이 만난 청주 ‘유력인사’만이 그 해답의 열쇠를 쥐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부분에 대해 안총장은 입을 다물고 있다. 또한 안총장의 후보등록 소동으로 대학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은 형석학원 채훈관이사장도 향후 안총장의 거취문제에 대해 굳게 입을 다물고 있다. 그러나 주변에서는 안총장의 사퇴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청주 유력인사 “이름만 대면 알 것이다”
영동대 총장직을 맡고 있는 상황에서 청주대 총장후보 등록을 하게 된 경위는.
△“내가 하겠다고 나선 적은 전혀 없는데, 가만히 있는 사람한테 ‘당신이 등록하면 교수들이 밀어주고 설립자 가족들도 지원해 줄거다’면서 청주대 몇몇 교수들이 수차례 후보등록을 권유했다. 그런데 최종 신청자에 설립자 가족인 김윤배씨가 포함된 것을 보고 ‘이게 뭔가 잘못됐구나’ 황당한 생각이 들었고 즉시 철회하기로 한 것이다”

도내 대학총장으로 재직하면서 청주대 문제를 잘 알고 있을텐데, 일부 교수들의 말만 믿고 결심했다는 것은 문제가 있지 않은가?
△“이름만 대면 알만한 청주의 유력인사가 직접 찾아와 얘기를 했다. ‘이미 설립자 가족들에게 다 얘기해 놓았으니 신청서만 내면 된다. 후보선정위원회나 이사회는 요식절차에 불과하다’고 장담했다. 이 정도까지 얘길하니 안 믿을 수 없는 일 아닌가”

청석학원 설립자 가족들은 안총장 영입문제를 누구와도 얘기한 적이 없다고 부인하고 있다. 청주의 유력인사가 누구인지 밝힐 수 있는가? 일부에서는 청주지역에 소재한 모대학 모학장이라는 설이 나도는데.
△“그 분은 아니다. 누구인지 밝히기 곤란하다. 내 입장은 오늘(18일) 청주대에 전달한 등록철회서에 나와 있고 언론에도 공개하도록 요청했다.”(하지만 청주대 교무처는 개인신상 자료라는 이유로 언론공개를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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