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단양가>를 계기로 본 단양의 교육사랑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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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단양가>를 계기로 본 단양의 교육사랑들
  • 충북인뉴스
  • 승인 2007.04.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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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병 우 충청북도교육위원
   
‘연단조양(鍊丹調陽)’의 고장 단양. 신선이 먹는 환약(연단)과 고루 비치는 햇볕(조양)이라는 뜻의 지명 유래를 떠올리면, 지역민들의 유난한 지역사랑의 내력도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교육계 내에서도 단양은 “울며 왔다 울며 가는 곳”이라 일컬어져 왔다. 교사들도 한번 가면 방학이나 되어야 나올 수 있던, 충북의 삼수갑산. 그곳에 배정된 교사들은 유배라도 가는 양, 야속한 눈물께나 쏟곤 했다. 그러다 떠나올 때에는 다시, 정든 그곳을 떠나기 서운해 눈물을 머금게 된다는 것이다.

필자에게도 그런 추억이 있다. 전교조 해직교사로 4년 반 동안 교단을 떠나 있다가 복직한 곳이 단양 매포였는데, 필자의 추억도 ‘낙담을 안고 갔다가 서운해 울며 나온 스토리’다.

그곳에서의 3년 반은 교직 생활의 황금기였다. 가족들과는 생이별을 해야 했지만 제자뻘 동료로부터 관리자들까지 밤낮없이 함께 어울리며 학교축제를 꾸리고 교지를 만들고…그렇게 학교문화를 일구며 ‘푹 빠져’ 지냈다. 그 후 (전교조 관련으로) 다시 징계를 받고 옥천으로 ‘좌천’되기까지 그곳에서 맺은 인연들은 내 생의 특별한 연고로서 지금까지도 애틋이 남아 있다.

그곳에서의 일화 한 토막. 어느 날, 교장 선생님께서 읍장님께 헌 보도블록 수백 장을 얻었다고 좋아하셨다. 읍에서, 90년 수해 뒤 조성된 시가지의 보도블록을 몇 년 만에 교체하는데, 헌 것도 상태가 너무 멀쩡하여 학교 뒤뜰에 깔면 좋겠다 싶어서 얻었다는 것이었다.

그리하여 전교생이 전부 나서서 이고 들고 나르는 대행렬이 펼쳐졌는데, 이를 본 자모회장님이 가게에서 쓰던 트럭을 직접 몰고 와 일손을 크게 덜어준 일이 있었다. 아이들을 위하는 마음들이 모여 이룬 흐뭇한 미담이었다.

그 일이 있고 얼마 후, 군의회 의장님을 만날 자리가 있었다. 의장님은 자모회장의 부군이자 그 학교 학운위원장도 지낸 분이어서, 그 일을 화제로 자연스럽게 환담이 이어졌다.

당시 필자가 의장께 역설하고 싶었던 것은, 지역사회와 지자체가 진정으로 아이들을 위하고 교육을 지원하는 방안에 관한 것이었다. 자기 배는 곯아도 자식을 잘 먹이려는 게 부모의 심정이다. 한데 지금 아이들의 학교는 이토록 가난하다. 지역사회 골목에는 멀쩡한 보도블록도 교체하는데, 자녀들의 학교는 헌 블록을 얻어 쓰게 된 것만으로도 감사해 한다.

지자체에서 부모 심정으로 지역 교육환경을 돌아본다면 헌 보도블록이나 트럭제공 이상의 지원도 가능하지 않겠는가? - 그때, 필자의 이런 말을 경청하고 공감의 악수를 굳게 청하시던 그분의 표정은, 지금도 선연한 ‘단양의 추억’ 중 하나다.

십수년이 다시 지난 요즘 그 일화가 새삼 떠오른 것은, 교육과 관련한 단양발 소식들이 부쩍 자주 들려와서다. 특히, 단양군과 군의회, 군교육청 등 모든 교육주체들이 하나가 되어 추진하는 ‘교육단양 건설’을 위한 프로젝트들은, 일찍이 필자가 단양에서 소망하던 지역의 관심과 지원 수준을 넘어선 양상들이다.

지난해 연말 행자부 주관의 ‘살기좋은지역만들기’에 단양군의 ‘에듀빌리지’사업이 선정되어 3년간 100억의 국비지원을 따내고, 군의회는 도내 최고의 지원율(5%)을 담은 ‘교육경비지원조례’를 제정했으며, 군교육청도 ‘에듀토피아 단양 건설’을 기치로 지난해부터 이미 특화과제를 추진해 왔다. 또, 이런 노력들을 묶어 단양군 일대를 재경부로부터 ‘교육특구’로 지정받는 계획을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도 한다.

이런 가운데, 세간의 눈길을 끈 <애단양가>사건도 단양의 교육애와 잠재력을 역설적으로 보여준 사안이었다. 먼 곳의 필자로서는 조심스럽게 지켜볼 수밖에 없었으나, 필화(筆禍)의 위기를 필화(必和)로 승화시킨 각계의 고심과 노력들이 무리 없는 마무리로 이어졌다고 들린다.

특히, 해당교사의 진정(‘哀단양’은 바로 ‘愛단양’의 역설임)을 읽어낸 포용력이 ‘연단조양’의 명예를 지킨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노력들이 모두 ‘교육특구 단양’다운 모습들이다. 모든 지자체의 교육 사랑들이 이 단양 만하기를 바라는 것은 무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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