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반도체 이천공장 증설 불허에 이천 시민들의 분노가 폭발했다.

경기 이천시범시민대책위원회(이하 이천대책위)는 26일 과천정부청사 앞에서 '하이닉스 이천공장 증설 범시민 총사수대회'를 가졌다.

이날 이천 시민 4000여명은 관광버스 110대에 나눠 타고 과천종합청사 앞에 집결 집회 및 200여명의 삭발식을 단행하고 정부를 규탄했다.

조병돈 이천시장은 "반(反)기업 코드와 수도권 발전의 발목을 잡는 기업 규제 개선이 경제성장의 근본임을 망각한 이 정부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말했다.

그는 "하이닉스 이천공장 증설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노무현 대통령의 발언에 이어 당정협의 공작으로 지난 24일 최종 불허를 발표했다"고 주장했다.

또 "정부와 열린우리당은 지난 수개월여의 장고 끝에 내린 결론이 구리 사용, 국가균형발전, 과밀 억제 예방 이라는 말도 안 되는 이유를 들어 꼼수를 부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조 시장은 "이천보다 인구 3배, 인구밀도 10배, 사업체수 3배, 재정 자립도 1.3배인 청주에 공장 증설을 허용하면서 낙후된 이천시를 죽이는 것이 진정한 국가 균형 발전 논리냐"고 따져 물었다.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하이닉스는 이천에서 효자 기업이다"며 "이런 기업을 다른 곳으로 이전하도록 만든 어리석은 사람들은 국민의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오늘 오후 이규택 국회의원의 아들이 결혼식인데 삭발하고 어떻게 예식장에 가겠냐"면서 "여러분들이 삭발을 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죄송한 마음이 든다"고 덧붙였다.

이규택(한나라당) 국회의원은 "하이닉스 사태와 관련 어제 삭발할 때 우리는 많이 울었다"면서 "앞으로 다된 밥상을 뒤엎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천대책위 관계자는 "정부의 무능, 무성의, 무대책 때문에 하이닉스 반도체 이천 공장은 반도체 시장의 최대 무기인 '시간 싸움(타이밍)'에서 투자 적기를 놓친 셈이됐다"고 말했다.

그리고 "IT 세계 최강국에서 국가 경쟁력의 근간이 되는 하이닉스 반도체 이천 공장의 증설을 정치적인 이유를 들어 무참하게 불허하는 노무현 정부와 각료는 차기 대선을 겨냥한 간교스런 술수를 즉각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20만 이천 시민과 1100만 경기도민의 하나 된 일념의 함성을 모아 하이닉스 이천 공장 증설 허용을 쟁취할 때까지 지속적으로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 과천정부청사 앞에 30개 중대 3000여명의 병력을 배치했으나 다행히 큰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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