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 공사에 폐벽돌 묻고, 준공도 안된 채 60회분 촬영

단양군이 민선4기 들어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온달국민관광지 내 드라마 촬영지 건립 사업이 부실 공사 의혹에 휩싸이는 등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단양군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단양군 영춘면 온달국민관광지 내에 SBS 기획드라마 『연개소문』 제2촬영장 공사에 들어가 현재 약 90% 이상의 공정을 마무리한 상태다. 군은 수·당나라 황궁과 기타 세트장으로 작업 현장을 양분하고 각각 한 개 업체씩 2개사에 분할 발주해 공사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 A사가 시공 중인 『연개소문』 드라마 세트장의 기초공사 현장. 콘크리트가 타설될 벽면의 한가운데에 폐 벽돌이 놓여져 있다.
그러나, 취재 결과 이 중 A사가 시공 중인 공구의 대부분에서 건축 공사에는 들어갈 수 없는 다량의 불순물을 사용한 것으로 확인되는 등 부실 공사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익명의 제보자가 본보에 제공한 관련 사진 자료에 따르면, 이 회사는 세트장별로 콘크리트 기초 타설공사를 하면서 벽면의 거푸집 한가운데에 폐벽돌을 일렬로 쌓은 채 바깥에만 콘크리트를 타설한 것으로 드러났다(사진).

또한, 콘크리트 공사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철근도 거의 사용하지 않아 수해를 비롯한 자연 재해 발생 시 안전성에도 문제의 소지를 낳고 있다.

제보자 Q씨는 “폐 골재 처리과정을 거치지 않은 건설 폐기물을 건축 자재로 사용하는 것은 건물 붕괴 등의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엄격히 금하고 있음에도 A사가 온달관광지 현장에서 발생한 폐 벽돌을 폐기물 업체에서 처리하지 않고 그대로 건축 공사에 무단 매립한 것은 명백한 불법”이라며 이를 사전에 지도감독하지 못한 단양군의 관리 소홀을 지적했다.

특히 Q씨는 “단양군은 연개소문 드라마 촬영지를 반영구적인 구조물로 홍보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최소 3년 이후부터는 언젠가 건축물을 허물어 원상대로 복구해야하는 가설건축물(임시 구조물)에 불과하다. 시공 업체들이 세트장 기초 공사에 폐 벽돌을 마구 집어넣고 철골도 거의 사용하지 않는 등 건축 공사의 기본조차 지키지 않는 것은 이 건물이 실제로는 가설건축물에 불과하므로 안전성에 대한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더욱이 이 건물들은 상부를 철제 빔으로 축조토록 설계돼 있어 기초 공사가 허술해지면 철구조물의 무게 등에 의한 2차 피해의 우려도 배제할 수 없는 형편이다.

이에 대해 단양군 관계자는 “연개소문 촬영장 건물은 가설건축물로서 관련 법령을 따를 경우 패널로 지으면 그만”이라며 “그럼에도 건물을 튼튼하게 짓기 위해 비용을 추가해 콘크리트를 타설하는 등 안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폐 벽돌이 포함됐다고 하더라도 패널로 시공하는 것보다는 낫기 때문에 문제될 게 없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B사가 맡은 황궁 등에는 벽돌 등 폐자재가 들어가지 않은 채 순수한 콘크리트로 타설됐고, 건축 부지에 있던 폐 벽돌을 모두 공사장 밖으로 반출하는 등 폐기물까지 원칙대로 처리해 군의 해명을 궁색하게 하고 있다.

한편, 현재 연개소문은 58회째까지 촬영을 마쳤으며, 당초 100회 방영에서 횟수를 늘려 120회까지 연장할 계획이다. 이런 가운데, 아직까지 단양군 촬영장은 준공검사조차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그동안 사용승인도 없이 촬영이 진행된 것은 문제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Q씨는 “얼마 전 전남 나주시장이 도의 승인없이 드라마 촬영장을 개발해 검찰로부터 기소된 바 있는데, 단양군은 군수가 주도하는 사업이라는 이유로 준공도 안 된 건물에서 50회가 넘도록 드라마를 촬영하는 등 스스로 불법 행위를 남발하고 있다”며 “만일 개인이 준공도 안된 건물을 이용했다면 촬영장은 이미 폐쇄조치까지 당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실제로 이 촬영장은 지금까지 바닥에 폐 벽돌 및 기와와 건축폐기물이 흙과 함께 질펀하고 구조물이 다 완성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계속 촬영이 이뤄졌으며, 그런 만큼 배우나 스태프들의 사고 위험은 높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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