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천의 만뢰산(萬賴山.해발고도 611.7m)에 강철판 헬기장을 조성한 군(軍)이 강철판 철거와 이착륙장 이전 등을 추진키로 했다.

공군 제6탐색구조전대와 육군 37사단 관계자 등은 17일 오후 진천군의회를 방문해 만뢰산 정상에 설치한 강철판과 강철봉 등을 철거한 뒤 헬기장을 인근 산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국방부 등과 협의해 추진하겠다는 공식입장을 전달했다.

부대 관계자는 “헬기장 강철판이 산 정상을 눌러 기(氣)가 훼손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됨에 따라 16일 참모회의를 열어 적어도 5일 이내에 강철판을 철거키로 잠정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군의회는 현재의 헬기장에 조성된 강철판을 즉시 걷어내는 것 뿐만 아니라 잔디밭 등으로 복원한 뒤 헬기장을 인근 산 정상으로 이전해 줄 것을 요구했다.

또 군작전의 특성상 헬기장 이전이 불가능할 경우 현재의 헬기장을 친환경적인 방법으로 다시 조성하고, 군이 보강공사 당시 훼손했던 부지에 대해 원상복구작업을 실시해야 한다는 차선책도 제시했다.

정광섭 군의장은 “주민들이 영산(靈山)으로 인식하고 있는 만뢰산의 정상은 진천의 정수리에 해당한다”면서 “머리맡을 강철판으로 누른 행위에 대해 주민들의 자존심이 크게 상한만큼 군이 헬기장 이전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동구 부의장은 “공교롭게도 헬기장을 조성한 시점(2004년 10월) 이후로 진천지역에 폭설피해와 수해가 잇따르고 있다는 소문까지 나돌면서 여론이 악화되고 있다”며 “헬기장 위치를 정할 때 적어도 모봉(母峰)은 피했어야 한다는 의견들이 많다”고 전했다.

의회는 159회 임시회가 개회되는 다음달 5일 이전에 의회의 요구사항에 대한 군의 공식입장을 의회에 제출해줄 것을 요구하고, 군의 명확한 입장표명이 없을 경우 헬기장 이전을 촉구하는 건의문을 채택해 국방부 등에 제출할 계획이다.

한편, 공군은 2004년 10월께 진천읍 연곡리 만뢰산 정상에 가로 50㎝, 세로 120㎝, 두께 5㎝ 규모의 강철판 수십여 개를 촘촘히 박아 225㎡ 면적의 강철판 이착륙장을 조성했으며 최근 주민들의 제보로 현장을 확인한 군의회가 이 문제를 공론화하면서 정기훼손 논란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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