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천군, 사전협의없어 조성주체 누군지도 몰라

진천의 대표적 명산인 만뢰산(萬賴山.해발고도 611.7m)에 바닥을 강철판으로 특수제작한 헬기 이착륙장이 조성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을 빚고 있다.

15일 진천군과 진천군의회에 따르면 진천읍 연곡리 만뢰산 정상에 가로 50㎝, 세로 120㎝, 두께 5㎝ 규모의 강철판 수십여 개가 촘촘히 박힌 15㎡ 면적의 헬기 이착륙장이 조성돼 있다.

또 헬기장 중앙부에는 헬기 조종사에게 이착륙 지점을 안내하는 H자 모양의 표지가 새겨져 있고, 강철판은 지름 3㎝ 두께의 강철봉 10여 개로 지표면과 고정돼 있다.

군은 수년 전만 해도 이 헬기장이 콘크리트 구조물과 잔디밭으로 조성돼 있었다는 주민들의 진술에 따라 군(軍)이 최근 3∼4년 내에 바닥면 교체공사를 비밀리에 추진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지난 13일 군의회와 함께 만뢰산 정상을 등반했는데 바닥면을 강철 소재로 제작한 헬기 이착륙장이 발견돼 놀랐다”며 “헬기 이착륙 때 발생하는 날림먼지를 방지하고 폭우에 따른 지표면 유실을 막기 위해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는데, 국방부와 군(郡)이 헬기장 조성과 관련한 사전협의를 한게 전혀 없기 때문에 현재로선 조성주체가 한국군인지 미군인지조차 파악할 수 없다”고 밝혔다.

등반 당시 동행했던 김동구 군의회 부의장은 “만뢰산 정상에 수맥이 흐른다는 주민제보를 확인키 위해 정상에 올랐는데, 예견치 못한 흉물이 발견돼 충격을 받았다”면서 “만뢰산의 기(氣)가 강철판에 눌려 발산되지 못하는 것 아닌지 의심하는 의원들이 많다”고 전했다.

김 부의장은 또 “헬기 이착륙장이 처음 조성되던 1970년대에, 일제가 민족정기를 훼손키 위해 정상에 박아놨던 철심 수십여개를 제거한 일이 있다”며 “헬기장을 조성한 주체를 찾아내 강철판을 제거토록 의회 차원에서 적극 나설 생각”이라고 말했다.

군의회는 16일 의원간담회를 열어 이 문제를 공론화하는 한편, 실태조사를 위한 조사반을 꾸려 국방부 등이 이착륙장을 조성하게 된 경위 등을 집중조사할 방침이다.

의회는 또 헬기장 조성관 관련한 진상을 파악하는대로 바닥면에 고정된 강철판을 제거하고 목재로 교체하거나 이 부지가 사유림인 점을 고려해 산주와의 협의를 거쳐 헬기장 이전을 국방부 등에 요청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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