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개발연구원의 위기’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아만 가고 있다. 도정의 ‘싱크탱크(Think Tank)’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애정어린 충고도 있지만 존재의 이유를 느낄 수 없다는 무용론도 만만치 않다.
연구원의 위기는 수탁연구과제의 내역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2006년 모두 30건을 수탁해 이를 완료하거나 수행중에 있는데, 국토연구원이 발주한 2건(중부내륙 광역권 계획, 행복도시 충북부문 광역도시계획)을 제외한 28건이 모두 충북도나 도내 시·군이 발주한 것이다. 특히 충북도가 직접 발주한 용역은 14건으로, 절반에 가까운 상황이다. 20억원에 이르는 발주금액 가운데 순수하게 충북도가 발주한 금액만도 10억8000만원에 달해 충북개발연구원은 충북도가 만들었고 충북도가 먹여살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된 정부 출연기관의 시설과 장비 등은 일반인들의 상상을 초월한다. 이를 보유하기 위해 투자한 예산부터가 어마어마하다.
정보통신산업진흥재단에는 반도체장비 및 부품공동테스트센터가 있다. 총사업비는 525억8000만원, 2006년에만 112억8000만원이 들어갔다. 지금까지 1400여건의 테스트를 지원해 6억3200만원을 벌었다. 투자 대비 수익을 생각하면 사기업으로서는 상상할 수도 없는 규모다.
지식산업진흥원은 스튜디오와 편집실 등 완벽한 수준의 인터넷 방송시설을 갖추고 있다. 충북멀티미디어기술지원센터를 구축해 기업의 동영상을 제작하거나 기술을 전수하고 교원들을 대상으로 직무연수도 실시한다는 취지에서 최고 수준의 시설을 마련한 것이다.
음향편집실만 예로 들더라도 국내에서 단 1대뿐인 최고 수준의 음향편집 장비((MC2 Euphonix Surround System)를 구축하고 있어 이 곳에서 영화의 음향작업이 이뤄지기도 했다. 그러나 장비수준에 비해 활용도는 극히 낮다. 지금은 ‘그져 모셔놓고 있다’고 표현하는 것이 정확하다. 지식산업진흥원 멀티미디어팀이 인터넷 생방송으로 실력을 발휘한 것은 사실상 7월3일 정우택 충북지사 취임식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