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의회-'호화불가', 집행부-'화장실 문화 개선'

음성군과 군의회가 특정사업을 놓고 마찰을 빚고 있다. 집행부는 전국에서 가장 깨끗한 음성을 만들기 위해 군정 운영에 역점을 두고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음성군의회에서 심의 의결한 예산을 번복하여 집행을 강행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군의회 의원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음성군은 올해 초 전국에서 가장 깨끗한 음성을 만들자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깨끗한 거리 만들기와 아름다운 화장실 만들기에 역점을 두고 있다. 전국에서 가장 깨끗한 거리 만들기는 음성군 기관단체와 사회단체가 자발적으로 참여해 일주일에 한번씩 대청소를 하는 등 지역민들이 대거 참여했다.

또 머물고 싶은 깨끗하고 아름다운 화장실 만들기를 위해서는 주민자치센터 및 공공시설 화장실에 대한 정비계획 보고회를 갖고 민간 화장실의 모범을 삼자는 취지로 대대적인 정비를 추진하고 있다.

집행부는 지난 8월 음성읍 복개천에 모두 6천여만원의 예산을 들여 음성청결고추를 형상화한 화장실을 신축했다. 군은 또 지난 8월 28일 음성군의회 제172회 임시회에 금왕읍과 생극면에도 고추를 형상화한 화장실 건립을 위해 각각 6천만원씩 모두 1억2천만원의 예산을 상정했다.

이에 대해 음성군의회는 음성읍 복개천위에 신축된 화장실에 대해 일부 주민들이 괴리감 지적 등을 이유로 집행부가 신청한 예산 6천만원을 삭감해 금왕읍과 생극면에 각각 3천만원으로 화장실을 신축할 것을 심의 의결했다.

음성군의회는 금왕읍과 생극면 지역 화장실 신축과 관련 예산 감액은 일부 지역 주민들은 6천만원도 안되는 집에서 살고 있는데 5일장 상인들을 위해서는 호화스런 화장실을 만들었다는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결정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집행부는 지난 20일 제174회 임시회 간담회에서 금왕읍과 생극면에 세워진 예산을 합쳐 우선 금왕읍에 신축하고, 생극면에 신축할 화장실은 내년도 예산을 추가로 확보해 시행하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집행부 한 관계자는 “화장실을 만들 때는 수요량도 고려해야 하는데 금왕읍의 경우 5일장도 음성읍과 비슷하기 때문에 3천만원의 예산으로는 주민 사용량을 감당해 내기 힘들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 생극면의 경우도 관성리 조각공원을 방문하는 관광객이 하루 3~4백명에 달해 3천만원의 예산으로는 조립식밖에 지을 수 없어, 관광객들에게 냉난방도 안 되는 화장실을 제공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음성군의회 의원들은 집행부가 금왕읍과 생극면의 화장실 신축예산을 합쳐 금왕읍에만 신축하려는 것은 군의회가 심의 의결한 사항을 집행부가 무시하고 멋대로 예산을 집행하려는 처사라며 이번 일에 있어서 절대 물러 설 수 없다는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이에 대해 우건도 부군수는 “군의원들과 다 얘기 됐다면서 6천만원의 예산으로 금왕읍에 화장실을 만들고, 생극면 화장실은 내년도 추가 예산을 세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지켜보는 한 지역주민은 “5일장 상인들과 지역 주민을 위한 화장실 신축을 놓고 각자의 주장을 내세워 상호간 대립 양상을 보이고 있어 실망스럽다”며 “집행부와 군의회 각자의 주장에 대해 타협점과 절충안을 찾아 음성군과 군민을 위한 최선책을 세우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남기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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