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입장발표 '청주 투자권고는 기업현실 무시'

 "이천 반도체 라인과 청주 반도체 라인은 전혀 다릅니다. 이천 대신 청주에 투자하라니 기업 현실을 정부가 너무 모릅니다."

 정부가 하이닉스(36,950원 200 +0.5%)의 이천공장 증설 계획에 부정적인 입장을 정리했다. 자연보전권역인데다 환경문제까지 검토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 국토 균형발전을 위해 이천 대신 청주에 투자하면 되지 않겠냐는 논리다.

 하이닉스는 할 말을 잃었다. 이천과 청주 반도체 라인의 성격이 전혀 달라 투자재원을 옮기는게 말이 안된다는 설명이다. 기업현실을 무시하고 국토균형발전 문제만 내세워 규제를 계속하겠다는 정부 입장이 야속하기만 하다.

 하이닉스 관계자는 25일 "장기적으로 이천에 13조5000억원의 투자 계획을 밝힌 것과 별도로 청주에도 투자 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이천과 청주 반도체 라인의 성격이 전혀 다르기 때문에 별도로 투자가 진행돼야지 이천에 투자할 재원을 청주로 옮기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밝혔다.

 하이닉스는 이천에 D램라인과 낸드플래시라인 일부를 운영하고 있다. 청주 공장은 모두 낸드플래시를 생산하고 있다.

 하이닉스는 이천 공장에 D램 생산을 확대하기 위해 300mm팹 3개 라인을 증설할 계획을 갖고 있다. 라인 1개당 2만5000평, 4조5000억원가량의 투자를 할 계획이다.

 이천공장에는 R&D센터가 있고, 생산과 유통을 위한 인프라도 모두 갖춰져 있다. 또 인재유치 면에서 서울과 근접하다는 점이 큰 장점으로 꼽힌다. 라인 증설을 위한 부지도 일부 마련해둔 상태다. 1만8000평 가량의 농지를 매입해 두고 이를 공장용지로 전환해달라는 요청을 정부에 한 상태다.

 그러나 정부는 국토균형발전계획과 자연보전권역 규제에 따라 이천에 투자할 재원을 청주로 옮기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자연보전권역에 따라 이천에서 공장을 증설하려면 300평 이내만 가능하다.

 이렇게 될 경우 하이닉스는 청주에 새로 부지를 장만해야 한다. 이천에 마련한 부지는 유휴지로 남겨야 한다. 또 D램 생산과 유통을 위한 인프라를 새로 구축해야 하는 비효율도 문제다.

 서울에서 대학을 졸업한 인재들을 청주로 이전시켜 근무토록 해야 하는 것도 단점이다. 이천공장은 서울에서 출퇴근이 가능하지만 청주로 이전해야 한다면 우수 인재들이 아무래도 꺼릴 것이란 지적이다.

 정부가 이천에 증설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이유 중 하나는 환경 문제다. 80나노, 70나노 등 미세공정으로 내려가면 반도체 생산에 구리가 쓰인다. 구리가 환경에 유해하기 때문에 구리공정이 들어가는 공장 증설은 자연보전권역에서 허용이 되지 않는다.

 그러나 반도체 라인은 최첨단 정화시설이 기본이다. 폐수에 포함된 환경 유해물질을 '0'로 만들어 배출하는게 기본이다. 음용수 기준보다 더 낮은 수준까지 환경유해물질을 제거한 뒤 폐수를 배출한다. 축산농가에서 배출되는 오폐수보다 훨씬 더 깨끗해 환경 부담 요인이 거의 없다.

 축산농가보다 더 깨끗한 폐수를 문제 삼아 공장 증설을 규제하는 것은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란 지적이다.

 하이닉스 관계자는 "이천 사업장에 대한 투자 확대는 중장기 성장 발전과 생존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며 "이같은 현실을 인식하고 전향적인 규제완화를 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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