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기술원, 축산위생연구소 보은 이전이 '전주곡'

충북도 바이오산업단지 입지 선정위원회가 지난 18일 보은군 삼승면, 옥천군 청산면, 영동군 용산면 중 보은 삼승면을 바이오농산업단지로 선정하자 '보은 내정설'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김재천 옥천군의회 의장은 21일 도지사실을 항의 방문한 자리에서 "보은은 수개월전부터 바이오농산업단지로 선정될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며 "세부 평가기준과 평가결과를 조속히 공개해 의혹을 해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앞서 영동지역 80여개 사회단체장들은 지난 7일 영동문화원에서 성명을 내고 "작년 말 도가 산하기관인 농업기술원과 축산위생연구소를 남부 3군 중 특정군(보은군)으로 이전하겠다고 공표한 것은 바이오농산업단지를 밀어 주기 위한 사전포석이라는 의혹을 떨쳐 버릴 수 없다" 며 "객관적이고 투명한 선정기준이 공개되지 않을 경우 강력 반발하겠다"고 경고했다.

이 같이 바이오농산업단지 입지 선정에 탈락한 옥천.영동군이 입지 선정결과 발표 이전부터 '보은 내정설'을 주장한 것은 농업기술원과 축산위생연구소의 보은 이전이 결정적인 근거를 제공하고 있다.

바이오농산업단지는 기능성식품, 천연물소재업, 화장품제조업 등을 집적화한 산업단지로 농업기술원과 축산위생연구소가 연구기관으로 핵심 역할을 담당할 수 있다.

이에 대해 도는 바이오농산업단지와 농업기술원.축산위생연구소 이전은 무관하다고 해명했으나 옥천.영동군을 설득하는 데 실패했다.

옥천군 바이오산업단지 유치위원회와 영동군 바이오산업단지 유치위원회는 21일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혁신도시 입지 선정과정에서 보은군에 배정된 농업기술원과 축산위생연구소의 이전 결정을 승복할 수 없다는 의지를 여러 차례 밝혔는데도 그 결과가 이번 바이오농산업단지 입지 선정에 핵심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런 상황에서 도가 세부 평가기준과 평가 점수를 공개하지 않아 '보은 내정설'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도는 지난 16일 보은.옥천.영동군 기획감사실장과 연석회의를 갖고 ▲거점 발전 가능성 ▲사업 추진 용이성 ▲개발 적정성 ▲지역 균형 발전 및 지역경제 기여도 등 4개 분야를 기준으로 평가하고 고득점 순위 대신  12개 항목 가운데 1위를 가장 많이 차지한 지역이 선정되는 올림픽 순위방식으로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세부 평가기준인 12개 항목에 대해선 공개하지 않았으며 입지 선정위원들의 점수를 발표하지 않아 옥천.영동군은 '사전 내정설' 또는 '들러리'에 불과했다는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옥천.영동 유치위는 보은군이 일찌감치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바이오농산업단지 용역을 의뢰한 것에 대해서도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도는 바이오농산업단지에 대한 타당성 연구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용역 발주했으며 보은군도 같은 기관에 용역을 의뢰해 입지 선정 이전에 이미 평가항목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했다는 것이다.

옥천.영동 유치위는 또  지난 18일 보은.옥천.영동지역 현지 실사에 이어 1시간 30분만에 선정 결과가 발표된 것은 보은을 사전에 내정한 뒤 짜맞춘 근거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이에 따라 바이오농산업단지의 세부 평가항목과 점수 등이 공개되지 않을 경우 '보은 내정설'을 잠재우는 것은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도 관계자는 "보은.옥천.영동군 기획감사실장 회의에서 평가항목과 점수를 비공개하기로 합의했다"며 "이제 와서 평가항목과 점수 공개를 요구하는 것은 두 차례에 걸쳐 기획감사실장 회의에서 합의한 사항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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