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일상에도 보람 느끼는 청주기상대 백은희 예보사

   
봄의 불청객 황사가 극성을 부리기 시작했다. 하늘이 흙먼지로 뒤덮이는 날에는 외출할 엄두가 나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집안에 있어도 웬지 목이 컬컬하고 눈이 뻑뻑한 것 같은 신경증에 시달릴 정도다. 올들어 첫 황사경보가 발령됐던 4월8일 청주기상대 백은희(30) 예보사는 하루 100여통 이상 걸려오는 전화를 받느라 목이 아팠다.

‘왜 이렇게 황사가 심하냐’는 원인분석형 전화에서부터 ‘지금 밖에 나가도 되냐’는 상담형 전화, 심지어는 다른 지역의 황사 정도를 묻는 전화까지 질문의 종류도 다양했다.

“신라 아달라왕 21년(174년)에도 ‘토우(土雨)가 내렸다’는 기록이 남아있을 정도로 황사의 역사는 오래됐지만 최근 중국의 공업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면서 황사에 섞여 날아오는 중금속 오염물질 때문에 주민들이 더 두려움을 느끼는 것 같다”는 것이 백은희 예보사의 분석이다.

황사에 대한 관측은 공기중에 있는 미세먼지의 양을 측정하는 방식으로 이뤄지는데, 1시간 미세먼지가 500㎍/㎥인 상태가 2시간 동안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면 황사주의보가 내려지고, 미세먼지 양이 1000㎍/㎥ 이상이면 황사경보가 발령된다. 청주지역의 경우 지난해 3월 1차례, 4월 4차례, 11월 2차례 등 모두 7차례 황사현상이 관측됐다.

충남 공주가 고향인 백 예보사는 공주대 대기과학과(95학번)를 졸업한 뒤 2000년 논산기상대에서 예보사 일을 시작했으며, 2004년부터 청주기상대에서 근무하고 있다. 예보사가 되기 위해서는 서울대, 연세대, 공주대, 부산대 등 우리나라 7개 학교에만 있는 대기과학과를 졸업한 뒤 기상기사 자격증을 취득하는 것이 유일한 길이었으나 몇 년전부터는 기상기사 자격증을 지닌 비전공자도 공채에 응할 수 있게 됐다.

매시간 지역의 기상상황을 기록한 전문을 기상청에 전송해야 하고 ‘131 자동응답 일기예보’를 입력해야 하는 등 그야말로 자리를 뜰 수 없는 것이 예보사의 하루다. 더군다나 3교대 근무를 하기 때문이 수시로 낮밤이 뒤바뀌는 것도 감수해야 한다.

백 예보사는 “똑 같은 패턴의 날씨는 없다고 말할 정도로 변화무쌍한 것이 날씨이기 때문에 신참 예보사로서 부담이 크다”면서도 “다른 지역에 있는 동기들과 전화를 주고 받을 때도 먼저 날씨부터 묻는다”며 투철한 직업의식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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