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효진 입당 관련 항명 총대 메고 불출마

   
지난 1월 이원종 지사의 차기 불출마 선언에는 ‘아름다운 퇴장’이라는 수식어가 따라 붙었다. 3선 고지를 눈 앞에 두고도 훌훌 털고 떠나갈 수 있는 용기에 대한 찬사였다. 그러나 관선을 포함해 3선을 채웠고, 서울시장, 대학총장의 이력을 지녔다는 점에서 ‘화려한 퇴장’이라는 표현이 더 적합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비록 무대는 작고 초라하지만 초선의 이만목(65) 청주시의회 의원도 주변으로부터 ‘아름다운 퇴장’이라는 칭송을 들으며 차기 불출마를 선언했다.

내덕 2동이 지역구인 이만목 의원은 3선 의원에 환경부장관을 지낸 정종택 충청대 학장과의 인연으로 정치세계에 발을 들여놓았다. 시의원 당선에 이르기까지 정치적 후견인 역할을 했던 홍재형 의원과도 정 학장이 다리를 놓았다. 이 의원은 홍 의원이 신한국당 소속으로 15대 총선에 출마했던 1990년대 중반부터 홍 의원의 주변에 머물며 ‘지방자치특보’를 맡기도 했다.

그러나 이 의원의 차기 불출마 선언은 최근 오효진 전 청원군수의 입당과 관련해 열린우리당 소속 청주시의원들이 이른바 ‘항명 파동’을 일으킨 것과도 깊은 관련이 있다. 3월 초 이 의원 등 열린우리당 소속 시의원 8명은 “국회의원들이 공천심사위를 구성하기도 전에 오효진 전 군수에 대한 전략공천을 내정한 것은 문제가 있다”며 항의 성명서를 전달했으며, 이 의원과 유성훈 의원은 탈당계를 내고 배수진을 치기도 했다.

특히 이 의원은 후배 의원들을 대신해 자신이 직접 성명서를 도당에 접수시키는 등 총대를 멨는데, 이로 인해 홍재형 의원과 불편한 관계가 조성됐다는 것이 주변의 관측이다.

이 의원은 이에 대해 “욕을 먹더라도 소신대로 행동하는 것이 원칙이다. 오 군수 문제로 홍 의원과 틈이 생겼다는 말이 있는데 그럴 것도 없다. 불출마는 중선거구제 실시로 후배와 경쟁하게 돼 자리를 비켜준다는 측면도 있고, 무엇보다도 건강을 염려해 출마를 바라지 않는 가족들의 바람에 따른 것이다. 그렇지만 미련이 남아있는 것도 사실이다”라고 소회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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