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태영 전 처장 “오솔길만 걷다 보면 길을 잃는다”
김회구 신임 처장 “객관적 공천으로 화합 이루겠다"

‘도당 사무처장이 특정 후보를 지지해 공정한 공천심사를 기대할 수 없다’는 일부 고문들의 문제제기로 심각한 당내 갈등을 겪었던 한나라당 충북도당이 송태영 전 처장에 대한 경질과 신임 사무처장의 부임으로 표면상 다시 안정을 되찾았다.

국회 국방위원회 수석전문위원(1급)으로 자리를 옮긴 송태영 전 사무처장은 3월24일 도청 기자실에서 자신에 대한 인사와 관련해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인사는 모든 면에서 잘못됐지만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의 단합과 화합이 중요한 시기에 내 문제가 당의 장기적인 반목과 갈등으로 비춰지는 것 같아 부담감이 컸다”며 “당의 화합을 위해 인사결과를 수용한다”고 밝혔다.

송 전 사무처장은 그러나 “정치공작 음모의 실체를 밝히고 그 몸통을 드러내 관련 정치인들을 정치판에서 퇴출시키고 싶었지만 증오의 정치를 하고 싶지 않다”며 분을 삭였다.

송 전 처장이 언급한 정치공작의 요지는 문제를 제기한 일부 고문들이 모두 특정 선거구에서 추천한 고문들이라는 점에서 ‘결국 도당의 당권을 둘러싼 갈등이 자신을 궁지로 몰았다는 것’이다.

송 전 처장은 당비를 내지 않은 당 소속 일부 단체장들에게 강력하게 문제를 제기해 당비를 받아냈는가 하면 5.31지방선거 당내 경선에 대비한 책임당원제도를 추진해 5만명이 넘는 책임당원을 모으는 등 이른바 ‘당성’을 중심에 놓고 개혁 드라이브를 걸어 당내 일부 인사들과 잦은 갈등을 빚기도 했다. 책임당원제 시행을 둘러싸고 청주시의회 최명수 의원과 대립각을 세워 결국 최 의원의 탈당으로 이어진 것은 대표적인 사례. 송 전 처장은 일련의 사태에 대해 “오솔길만 걷다보면 숲에서 길을 잃을 수밖에 없다”며 “결국 정도를 걸어야만 목적지에 갈 수 있다”고 돌려 말했다.

3월13일 충북도당 사무처장으로 발령을 받았던 김회구 신임 사무처장은 3월27일, 인사가 발표된지 보름만에 도당에 부임해 기자회견을 가졌다.

“동료이자 선배인 선임자가 인사를 수용하지 않는 상황에서 송 전 처장의 입장을 반영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고, 중앙당 사무총장에게 이같은 의견을 제시하고 양해를 구했다”는 것이 김 신임 사무처장의 해명이다.

사무처 노조 출신의 김 처장은 현재 노조 고문을 맡고 있어 나름대로 ‘팔은 안으로 굽는다’는 옛 말을 행동으로 옮긴 셈이다.
김 사무처장은 또 “이번 인선을 계기로 단합하고 화합하는 한나라당의 이미지를 높이겠으며, 특히 객관적이 공정한 경선관리로 지방선거 압승과 대선승리의 밑거름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충북 제천 출신인 김 처장은 제천고, 성균관대 정외과를 졸업하고 1991년 민주자유당 공채로 정당생활을 시작해 국회정책연구위원(2급), 한나라당 보건복지 전문위원, 국방위원회 전문위원 등을 역임했다.

항간에는 중앙당의 허태열 사무총장, 충북도당의 송광호 위원장, 정우택 도지사 예비후보가 모두 성균관대 출신이어서 김 신임 처장의 학맥을 둘러싼 당내 역학관계에 대한 추측이 나돌았지만 주목할 만한 내막은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한 도당 관계자는 “송광호 위원장이나 정우택 예비후보가 모두 입당파이기 때문에 그저 얼굴만 알고 지내는 정도로 알고 있다”며 “시기가 시기이니 만큼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서 당내 화합을 최선의 과제로 삼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 처장은 부임 이후 3월 31일 박근혜 대표의 방문과 4월 1~2일 기초단체장 예비후보에 대한 면접에 대비해 바쁜 당무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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