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류식 평양소주에 소, 사슴, 참새 등 꼬치맛 일품
금강산호텔 하늘라운지 ‘북 접대원’ 아침이슬 열창

먹고 마시는 놀자판 관광은 아니더라도 북측을 방문한 이상 북측의 먹거리를 최대한 맛보는 것은 금강산 여행에 있어서 빼놓을 수 없는 필수요건이다.

그러나 금강산 관광이 시작된지 7년여를 맞았음에도 대북사업의 특성상 식당 등 부대시설의 건립 진도는 더딘 편이었다.

남측 현대 아산이 운영하는 식당으로 온정각과 고성항 횟집이 있고 북측의 식당으로 목란관(냉면·비빔밥), 금강원(삼겹살·단고기) 등이 그동안 단체손님을 받을 수 있는 몇 안되는 음식점이었다. 2006년에 들어서면서 온정각 동관이 새로 문을 열었고 평양 최고의 냉면집인 옥류관 분점이 금강산에서도 영업을 시작한 것은 눈에 띄는 변화다.

▲ 금강산호텔 하늘라운지에서 북측봉사원이 노래를 부르고 있다. / 사진=육성준기자 옥류관에서는 평양식 물냉면, 비빔냉면을 비롯해 꿩탕, 돼지 두루치기 등을 맛볼 수 있는데 세련된 맛은 아니지만 물냉면의 칼칼한 맛은 혀끝에 새로운 별미다. 하지만 식도락에 있어 숨어있는 1인치는 단체로 찾는 식당들이 아니라 호텔 내 부대시설이나 여행의 과정 속에서 만나는 노점상 류에 있다. 먼저 금강산호텔의 경우에는 실내포장마차(2층)와 이름도 그럴듯한 ‘하늘라운지(12층)’가 있다. 포장마차에서는 꼬치류와 해물파전 등을 파는데 큼직한 소고기 꼬치가 2000원, 해물파전은 5000원으로 가격도 저렴하고 맛도 일품이다. 남측의 일류호텔에 견줘도 손색이 없는 하늘라운지에서는 북측 고유의 명주와 양주를 맛볼 수 있는데 들쭉술, 백로주 등 북한 명주의 가격은 1만5000원에서 2만원, 각종 안주의 가격도 1만원 남짓이다. 하늘라운지의 백미는 북측 봉사원들의 즉석공연. 라운지 구석에 마련된 소형 무대 위에서 일정한 시간 간격을 두고 노래방기기 반주에 맞춰 북측 노래는 물론 남측의 트로트까지 장르를 넘나들며 꾀꼬리 같은 노래 솜씨로 좌중을 사로잡는다. 분위기가 무르익을 무렵 ‘아침이슬’을 열창하는 센스도 돋보인다. ▲ 온정각 옆 실내포장마차에서 판매중인 각종꼬치. / 사진=육성준기자
여행지 곳곳에서 만나는 노점에서도 간단히 별미를 맛볼 수 있다. 삼일포나 구룡연으로 오르는 길목에서 맛보는 소고기 꼬치는 한 개에 1000원으로, 평양소주나 령통소주 같은 증류식 소주를 곁들이면 1만원 한 장으로도 식도락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꼬치를 맛보면서 누릴 수 있는 또 한가지 호사는 말솜씨가 출중한 북측 판매원들과 한담을 나눌 수 있다는 것이다.

“3만원 어치만 드시면 ‘강한 서비스’를 해드리겠다”는 판매원의 큰소리 끝에는 국물이 시원한 김치 한 접시가 덤으로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꼬치요리를 제대로 맛보려면 온정각에 붙어있는 실내포장마차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봉사원들이 근무하는 이 포장마차에서는 소고기꼬치 외에도 사슴꼬치, 참새꼬치 등 다양한 꼬치요리를 맛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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