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기정 도지사 카드에 사활

국민중심당은 자민련이 한나라당으로 투항(?)한 상황에서 자민련의 옛 영토회복을 꿈꾸고 있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하지 않다. 비장의 전략이 있다면 전직 단체장 등 ‘중량감’ 있는 후보군과 정치신인들을 조화롭게 영입하는 것.

‘지방선거용 반짝 정당’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참신함을 기준으로 인재를 영입하겠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당선자를 내지 못하면 공언에 그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 보니 눈길이 자꾸 과거로 돌아가는 것은 어쩔 도리가 없는 현실이다.

현재 국민중심당 충북도당이 당사자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사활을 걸고 있는 것은 ‘나기정 도지사 카드’다.

현재 김현수 전 청주시장이 청주시장, 박노철 전 도의원이 청원군수에 출마할 예정인 가운데 그럴 듯한 도지사 후보를 낼 수만 있다면, 일단 선거판의 모양새를 갖출 수 있기 때문이다.

▲ 국민중심당은 단체장 당선을 목표로 외부인사 영입에 사활을 걸고 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패배한 뒤 미래도시연구원장을 맡고 있는 나기정 전 청주시장은 본인의 고사에도 불구하고 열린우리당 청주시장 후보로 강력히 천거된데 이어, 국민중심당의 도지사 후보로 꾸준히 거론되며 상종가를 치고 있다.국민중심당은 최근 김현수 전 청주시장의 청주시장 출마를 거론하는 자리에서 “차주영 도당 대표로부터 영입제의를 받고 있는 나 전 시장이 묵시적으로나마 제의에 동의한 것으로 보인다”고 애드벌룬을 띄우기도 했다. 그러나 나 전 시장은 이에 대해 “일본처럼 연합공천으로 출마하라면 모르겠지만 특정 정당 후보로 지방선거에 나서는 일은 없다”면서 그 동안 있었던 모든 영입제의에 대해 ‘완결편’ 형식의 거부 의사를 표명했다. 국민중심당은 또 중앙당 차원에서 민주당 소속의 김영환 전 과학기술부 장관 등 일부 전직 장관을 도지사 후보로 영입하려하고 있지만 이 역시 순탄치 않은 상황이다. 김영환 카드는 고건을 중심으로 한 민주당과 국민중심당의 연대 차원에서 논의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진전된 것이 없고, 일단 김 전 장관 스스로도 ‘일고의 가치도 없다’는 결론을 내린 상태. 김 전 장관과 연세대 운동권 선후배 사이인 노영민 의원은 “김 전 장관이 ‘충북지사 출마는 정치적 연고가 안산인 자신에게 정치적 사망선고나 다름없다’고 말하더라”며 김영환 카드의 성사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인 결론을 내렸다. 국민중심당은 이밖에도 지난해 12월 충북도당 발기인대회 직후 심대평 대표가 정종택 충청대 학장을 만나 지사출마를 권유했는가 하면, 오효진 청원군수에게도 도지사 후보를 제안했지만 아무런 성과도 거두지 못했다. ‘자민련 옛 영토’ 회복할 수 있을까 국민중심당 충북도당은 도지사 후보의 외부 영입이 무산될 경우 차주영 도당 대표가 직접 나서는 고육지책을 택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중심당 도당 차혁진(35) 정책홍보실장은 이에 대해 “상황에 따라 도당 대표가 출마할 가능성도 있다. 심사숙고 중이다”라고 밝혔다. 차 실장은 또 “행정부지사가 아닌 다음에야 여당 예비후보인 한범덕 전 정무부지사나 도 기획조정실장을 지낸 차주영 도당 대표나 어차피 같은 레벨이다. 하나도 밀릴 게 없다”고 덧붙였다. ▲ 도지사 후보 영입이 무산될 경우 직접 출마할 가능성이 있는 차주영 도당 대표.
어쨌든 사령탑을 확정하지 못한 상태에서 국민중심당은 시장·군수 선거에 나름대로 기대를 걸고 있다. 현재 출마가 유력시되거나 확정된 사람은 너댓 명 정도. 각각 청주시장, 청원군수 선거에 나서는 김현수 전 청주시장, 박노철 전 도의원 외에도 신한민주당, 정의당 출신의 서동권씨, 무소속 출마경험이 있는 손만복씨가 옥천군수에 도전장을 냈다.

1995년 청주시장 선거에서 7만4155표를 얻은 것을 시작으로, 1998년, 2002년 선거에서도 모두 5만표 이상을 얻은 김현수 전 시장의 득표력은 부동의 고정표가 바탕이기 때문에 나름대로 위력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국민중심당이 숨겨두고 있는 히든카드는 여성 군수 후보다. 현역 의원 전재희 전 광명시장에 이어 최초의 여성 군수를 만들겠다는 것이 국민중심당의 전략이다. 군수 출마가 유력시 되는 이영희씨는 현역 군수인 친오빠의 출마 여부에 따라 자신의 출마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지만 흘러가는 상황에 비춰볼 때 출사표를 던질 가능성이 높다.

이밖에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의 공천 장벽을 피해 국민중심당을 찾는 지방의회 선거 후보들도 상당수에 이른다. 도의회에 출사표를 던진 인사는 이성일, 김춘수씨 등인데, 이성일씨는 이미 2002년 도의원 선거에 자민련 후보로 출마했다가 낙선한 경험이 있다.

청주시의회에 출마하는 인사는 이몽우, 정종육, 황상호씨 등이다. 정종육씨는 용암동 통장협의회장 출신이고, 주택관리사인 황상호씨는 실미도 관련 증언록을 펴내 화제가 됐던 인물이다.

이밖에 청주MBC 아나운서부장과 청주불교방송 방송위원을 지낸 김희철 도당 대변인은 당으로부터 출마를 권유받고 있지만 본인의 고사로 출마여부는 불투명하다.
국민중심당 차혁진 정책홍보실장은 “억지로 후보를 내지는 않을 것이다. 분권형 정당으로서 분명한 정치이념과 비전이 있다. 지방선거를 겨냥한 반짝 정당이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보여주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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