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신문>지난 11일 의원정례간담회 방청석에서 유봉열 군수의 사퇴를 요구했던 오한흥(48·여의도통신 대표)씨가 군청 현관에 자리를 잡았다.

전기장판과 낮은 탁자, 그리고 두툼한 이불까지 마련된 그의 농성장은 군청을 찾은 사람들에게 너무나 낯선 장면이 아닐 수 없다.

관성환경의 파행운영과 환경미화원들의 집단실직사태에 대한 자치단체와 의회의 책임을 묻기 위한 시위는 15일 현재 벌써 보름을 넘기고 있다.

그는 1인 시위를 군민들이 뽑은 새 군수가 군청 현관으로 첫 출근하는 그날까지 계속할 계획이라고 했다.

지역현안에 대한 적극적 의사표시를 하고 있는 오씨를 만나 그의 생각을 들었다.

   
▶시위의 의미를 떠나 청사 현관 농성장의 풍경 자체가 지역의 이미지를 해친다는 지적이 있는데?
=깔끔한 군청사의 현관이 지역의 이미지에 기준이 되는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인사비리, 관성환경 파행운영 등 행정이 자신의 손으로 뭉개고 있는 ‘옥천’의 이미지는 모두 알고 있다. 이렇듯 먹칠당하는 옥천의 이미지로 마음 아파하는 주민들이 나의 행동과 이불을 포함한 이곳의 풍경을 통해 부정부패로 얼룩진 지역의 이미지를 씻을 수 있는 건강함이 우리 스스로에게 있다는 희망을 발견하고 위로 받기를 원한다.

▶실직환경미화원들의 문제가 해법을 찾지 못하고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해법을 어디서 찾아야 한다고 보는가?
=문제를 만든 군수가 풀어야 하는데 이젠 그럴 능력도 상실했다. 군수의 민간위탁 정책에 적극 동조했던 과장급 공무원에게 문제해결을 위한 양심선언을 요구했더니 돌아온 대답은 “당신이 뭔데?”였다. 나는 “주민”이라고 대답했다. 주민의 요구에 답할 의무를 느끼지 못하는 공직사회는 이미 사라졌어야 한다. 과거는 그렇다 치더라도 공공업무의 주체로 당장 환경미화원생존권 보호 문제를 해결해야 할 군이 사업자 눈치만 보면서 책임을 회피하는 현재의 상황은 하루빨리 끝나야 한다.

▶구체적으로는 어떤 방법이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공무원노조에서 이미 환경공사설립을 통한 문제해결을 제안한 바 있다. 농성중인 환경미화원들이 평생 해왔던 일을 그 형태를 변경해 지속할 수 있도록 하면서 이리저리 분산된 지역 환경업무를 통합하는 획기적 제안이라고 생각된다. 군이 제시하고 있는 취업알선대책은 ‘대책’ 수준이 못된다.

▶자치단체를 중심으로 불상사들이 계속 터지고 있지만 개혁에 대한 주민들의 욕구는 크게 눈에 띄지 않는 것 같다.
=관성환경사태 하나를 떼어놓고 보면 그렇게 볼 수 도 있다. 그러나 민선 10여년의 흐름을 돌이켜 보면 지금 주민들의 개혁에 대한 기대는 매우 희망적이다. ‘나서지 마라’ ‘중간만 가라’ 등 노예의식만이 영향력을 갖던 우리지역에서 참여의 기운이 싹트고 있다. 내가 매일 이 자리에 설 수 있도록 하는 힘이 바로 그것다.

▶최근 사태에 무관심한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쉬운 말로 ‘내 목구멍이 포도청’인데 이곳 군청에서, 또 천막농성장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생각할 겨를도 없는 것이다. 그러나 포도청인 내 목구멍이 아무리 중요해도, 남의 목구멍이 ‘시궁창’이 되는 것은 허락해선 안된다. 옥천군은 자기 목구멍 사정을 위해 환경미화원들의 목구멍을 시궁창으로 만들고 있다. 이것을 우리가 묵인한다면 우리는 자치단체의 ‘야만’에 동참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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