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전통 수권정당 맥 이어야 할텐데...”

   
그동안 죽어 있던(?) 충북 민주당이 다시 미동을 시작했다. 민주당 충북도당은 20일 도당 회의실에서 상무위원회를 열어 실로 오랜만에 당직자들이 얼굴을 맞댔다. 회의에 앞서 공식적으로 언론사에 취재협조까지 요청했다.

김기영 민주당충북도당 대표(전 민주당 청원지구당위원장)는 “그동안 조직운영에 어려움이 많았지만 나름대로 자존심을 지켜 왔다. 지방선거가 다가 오고 있고, 또 당직자들의 강력한 요청이 있어 상무회의를 열어 여러 현안을 논의했다”고 말했다. 말이 상무회의, 당직자들이지 민주당은 지난 2004년 17대 총선을 기점으로 사실상 충북에서 활동을 접었다.

김기영씨는 2004년 2월 당의 주축세력이 대거 빠져 나가 열린우리당으로 분당하는 과정에서 끝까지 민주당에 남아 17대 총선에 출마했으나 도중에 포기하는 시련을 겪었다. 호남을 연고로 하는 민주당이 소수 세력으로 충북에서 분위기를 형성하기엔 원초적으로 불가능했다. 때문에 호남쪽에선 여전히 민주당이 안방주인으로 대접받지만 충북에선 모든 여건이 여의치 않아 그동안 자민련과 마찬가지로 식물조직에 머물러 있었다.

그러나 최근 분위기가 바뀌면서 충북에서 민주당 사람들도 몸을 추스를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 것이다. 민주당이 차기 정권창출의 캐스팅보트로 부각되면서 여야를 막론하고 손짓을 보내는가 하면 신당인 국민중심당조차 눈짓을 전해 오고 있다. 이런 분위기라면 오는 5월 지방선거를 대비해서도 뭔가 움직일 필요가 있다.

하지만 여전히 민주당은 충북에서 버겁다. 김기영 도당대표도 “아직까지 특별한 계획이 없다. 당직자들과 숙의해 방향을 설정할 것”이라고 말해 지금의 분위기를 잘 드러냈다. 김대표 본인은 요즘 주변으로부터 지방선거 출마와 관련해 여러 유혹과 제의를 받지만 역시 아직 계기를 만들지 못하고 있다.

그는 “솔직히 지방선거에 전혀 관심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아직 근거가 미약하다. 야당으로 50년 역사를 이어 오다가 수평적 정권창출이라는 기적을 이뤄낸 민주당의 자존심을 지키면서 당의 돌파구를 찾아 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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