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희 국회의원 공유재산관리법 개정안 발의

5년마다 국가 차원 '공유재산 총조사' 의무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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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이광희 의원(더불어민주당, 청주서원)은 21일 오전, 지방자치단체 공유재산 관리사항을 규정하고 있는 「공유재산 및 물품 관리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조경수 실종사건이 발생한  영동군 레인보우 국민관광지 전경
21일 이광희 의원(더불어민주당, 청주서원)은 21일 오전, 지방자치단체 공유재산 관리사항을 규정하고 있는 「공유재산 및 물품 관리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조경수 실종사건이 발생한  영동군 레인보우 국민관광지 전경

 

시민이 영동군(군수 정영철, 국민의힘)에 기증한 억대 조경수‧조경석 실종사건의 재발을 막기 위한 법률개정안이 마련됐다.

21일 이광희 의원(더불어민주당, 청주서원)은 21일 오전, 지방자치단체 공유재산 관리사항을 규정하고 있는 「공유재산 및 물품 관리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고 밝혔다.

이 의원에 따르면 법률개정안은 충북 영동군에서 발생한 이른바 ‘기증 조경수·조경석 실종 사건’으로 드러난 공유재산 관리의 허점을 보완하기 위한 후속 조치다.

개정안은 공유재산의 체계적 관리를 위해 행정안전부 장관이 매년 관리 실태를 분석·진단하고 그 결과를 공개하도록 했다.

5년마다 ‘공유재산 총조사’를 실시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신설했다.

총조사는 전문기관에 의뢰해 수행할 수 있으며, 정부와 지자체가 조사 비용을 지원하여 기초 데이터를 정확히 축적하도록 했다.

이 의원은 “지방정부의 인력과 전문성 부족으로 공유재산 관리가 쉽지 않은 현실”이라며 “국가 차원의 정기적인 총조사와 진단 제도를 도입해 관리의 사각지대를 줄이고 기초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축적하는 것이 이번 법안의 핵심”이라고 밝혔다.

이 의원은 “기증자의 선의로 들어온 소중한 재산이 어디로 갔는지도 모르는 상황이 발생했다는 것 자체가 심각한 문제”라며, “영동군 사례는 특정 지방정부의 일탈이 아니라, 전국 어디서든 반복될 수 있는 구조적인 문제”라고 지적했다.

영동군 조경수 실종사건?

사라진 억대의  목단나무
사라진 억대의  목단나무

 

서울에 거주하는 시민 AT씨는 지난 2022년 6월 조경수 기증을 받고 있다는 홍보 기사를 보고, 영동군에 시가 1억원 이상의 조경수와 조경석을 기증했다.

A씨는 그해 6월 4일부터 6일까지 3일 동안 자신의 어머니 집 마당에 있던 조경수와 조경석을 옮기기 위한 준비과정을 마쳤다.

작업비용과 이식비용 2000만원도 자비로 부담했다.

그는 2022년 6월 7일 조경수 48그루를 실은 5톤 트럭 3대와 조경석 15톤을 담은 대형 덤프트럭 등 차량 3대와 함께 영동군 힐링센터로 향했다.

현장에 도착했을 때 힐링센터 소장과 담당 공무원과 간단한 인사를 나눈 뒤 수목 조경수 48그루를 식재했다.

조경석 15톤은 영동군 관계자가 지정한 장소에 적치했다.

A씨가 이식한 조경수는 총 48그루다. 수령 100년이 넘은 목단, 목련, 주목, 향나무 , 소나무, 단풍나무, 농소화, 매화와 홍매화, 연산홍과 사철나무 등 총 48그루다.

조경석은 15톤 분량으로 모두 자연석이다. A씨는 이식하면서 나무에 패찰을 달고 수종과 연번까지 기재했다.

A씨는 3년이 지난 올해 8월 자신이 기증한 조경수와 조경석 상당 수가 사라진 사실을 알고 충격에 빠졌다.

그가 현장을 찾아 직접 확인한 결과 시가 수천만원에서 억대 이상일 것으로 추정되는 수령 100년의 목단(=모란)나무, 그루 당 시가 200만원 상당의 향나무 8그루 등이 어디론가 사라졌다.

사라진 100년 수령의 목단(=모란)나무의 경제적 가치는 얼마일까?

목단은 사찰·고궁 정원수로 쓰이는 특수목이다.

100년된 목단은 매물로 나온 적이 없을 만큼 희귀하다는 게 조경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청주에서 조경업을 하고 있는 B씨는 A씨가 식재한 목단 사진을 보자 "한번도 본 적 없는 크고 굵은 목단"이라며 "기증자의 설명이 맞을 것 같다. 족히 100년은 돼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조경업자도 "주로 조경수로 좋은 목단을 쓴다고 하더라도 20년 정도 된 목단이다. 어릴 때 목단은 나무로 보지 않지만 20년 이상 지나면 줄기가 나무처럼 목질화되면서 나무의 형태가 된다. 사진 속 목단 줄기만큼 굵어지려면 오랜 세월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 또한 100년된 목단은 본 적이 없다. 그는 "이 정도면 부르는 게 값이다. 임자를 만난다면 수억원을 줄 수도 있다"고 그 가치를 설명했다.

영동군은 이에 대해 나무가 고사해 베어냈다고 해명했다.

영동군 관계자는 “2022년 10월 경 나무가 고사했고, 그때 관리직원들이 베어 낸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언제, 누가 베었는지에 대해선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A씨는 “작업일지를 보면 언제 어떤 나무를 베었는지 나와 있지 않냐?”고 묻자 영동군 관계자는 “작업일지에는 그런 세부적인 내용을 기록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영동군 자체 감사결과, 공용재산 관리 상태는 엉망진창

영동군은 기증 조경수에 대한 논란이 일자 자체 감사를 진행하고 결과를 발표했다.

올해 9월 2일 영동군이 발표한 감사결과, 법 위반 사항이 여실히 드러났다. ‘기부금품의 모집ㆍ사용 및 기부문화 활성화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기증자가 용도를 명시한 지정기탁서를 제출하고, 기부심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접수 여부를 결정하도록 돼 있다.

영동군은 2022년 6월 서울 시민 A씨로부터 수억대의 조경수와 기증수를 기증받았지만. 이런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과 ‘영동군 물품관리 조례’도 위반한 것으로 확인됐다.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에 따르면 기증품 취득 할 때 기증품 조서와 수령증을 작성해야 했지만 이를 지키지 않았다. 당연히 물품관리대장에 기증받은 억대 조경수와 조경석을 등재하지 않았다.

영동군에 따르면 억대 가치가 있는 조경수가 말라 죽었다. 고사한 나무를 제거하려면 불용품 폐기 조서를 작성하거나, 망실·훼손 보고서를 작성해야 했지만 이를 지키지 않았다.

조경석 행방은 여전히 오리무중

영동군에 따르면 서울 시민 A씨가 기증한 조경석 15톤의 행방은 여전히 묘연한 상태다.

영동군은 조경석은 레인보우힐링관관지 내 바비큐장에 보관 중이었으나, ​2023년 8월 17일 ~ 23일 사이​ 포도 축제 준비를 위한 부지 정리 과정에서 분실된 것으로 특정했다.

하지만 영동군이 증거로 제시한 조경석에 대해 기증자 A씨는 “우리가 기증한 조경석과 모양이 다르다”며 “저희 것은 검은 색깔을 띄고 있는 자연석이다”며 영동군의 주장에 이의를 제기했다.

한편 경찰은 영동군에서 발생한 조경수와 조경석 실종사건에 대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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