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음주‧가무 정신나간 공직자 엄히 단속해라” 분노어린 지시
김영환 지사는 오송참사기간 술자리 ‘음주’
백경현 구리시장은 이번 폭우 때 야유회가 춤추며 ‘가무’
행안부복무감찰팀, 지난 주부터 충북도청 감찰…사정 신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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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송참사 추모기간에 음주회식을 한 김영환(국민의힘) 충북도지사일까?
아니면 이번 폭우 때 자리를 비우고 야유회에 참석해 춤추고 노래한 백경현(국민의힘) 구리시장일까?
폭우로 인명이 사망하는 등 전국적인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이 공직기강에 대해 작심발언을 쏟아냈다.
22일 이재명 대통령은 직접 주재한 국무회의 모두 발언을 하면서 “시민과 국민이 죽어가는 그 엄혹한 현장에서 음주 가무를 즐기거나 대책 없이 행동하는 정신 나간 공직자들에 대해서는 아주 엄히 단속하기를 바란다”면서 “공직사회는 신상필벌이 참으로 중요하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고 말했다.
또 “(피해복구 현장에서) 참 열심히 근무하는 공무원들도 많이 보인다. 우수 사례와 모범 사례를 최대한 발굴해 사회의 모범이 될 수 있도록 조치해 주시기 바란다”
이날 이재명 대통령의 모두 발언 중 가장 크게 주목할 만한 부분은 “정신 나간 공직자”라는 대목이다.
대한민국 국정을 이끄는 대통령이 사용하기에는 강도가 이례적으로 높다. 일반적으로 느끼는 정도의 실망감이 아니라 깊은 ‘분노’가 섞인 표현이다.
대통령이 분노한 ‘정신나간 공직자’는 음주 김영환? 가무 백경현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이후 연이어 국민의 생명과 안전과 노동자들의 안전을 강조하고 있다.
윤석열씨가 대통령 재직시절 한번도 찾이 않았던 청주시 오송궁평2지하차도 참사현장을 찾는 가 하면, 참사희생자 유가족을 초정해 국가를 대표해 사과를 전했다.
이런 와중에 두 명의 자치단체장이 음주를 하거나 가무를 즐긴 사실이 드러나 국민적인 공분을 샀다.
집중 폭우로 인명이 사망하고 피해가 속출하던 지난 20일, 백경현 구리시장은 강원도 홍천군 모 식당에서 열린 야유회에 참석했다.
공개된 동영상을 보면 백 시장은 노래를 부르며 춤을 췄다. 이재명 대통령이 언급한 ‘가무’를 즐긴 셈이다.
김영환 충북도지사와 김현기 청주시의장과 시의원 3명도 공분을 샀다.
이들은 지난 12일 청주시 비하동 소재 모 개고기‧염소요리 전문점에서 염소수육 안주에 술을 먹었다. 특히 이날은 충북도가 정한 오송참사추모기간(7.7~15)이었다.
음주파문 하루 뒤 시작된 행안부 복무감찰, 사정 신호탄?
이재명 대통령이 오송참사가 발생한 궁평2지하차도를 방문한 지난 14일.
공교롭게도 이날 김영환 충북지사와 김현기 청주시의장의 음주술자리 사진이 공개되며 공분이 일었다.
심지어 보수성향의 종편방송에서도 이 문제를 크게 다뤘다.
궁평2지하차도 참사현장에 김영환 지사도 참석했지만, 이재명 대통령의 시선은 싸늘했다.
하루 뒤 공교롭게도 행정안전부 소속 복무감찰팀이 청주로 내려왔다. 이들 복무감찰팀은 청주시청 내 사무실에 자리를 마련하고 충북도와 청주시에 대한 감찰에 돌입했다.
이에 대해 충북도는 매해 진행되는 일상적인 감찰의 하나라며 별 것 아니라는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복무감찰팀은 이례적으로 충북도가 진행한 사업에 대해 자료를 요구하는 등 충북도의 설명과는 다른 모습을 보였다.
청주시는 행안부복무감찰팀이 내려오자, 전체 직원에게 주의사항을 전달하는 등 긴장을 유지했지만 충북도는 그런 모습이 전혀 없었다.
행안부 복무감찰팀은 일단 지난 주말 돌아갔지만, 여기서 그치리라고 보는 사람은 적다. 일단 9월까지 집중적인 감찰이 진행된다는 분석이 우세한다.
일각에선 복무감찰 과정에서 김영환 지사나 충북도가 관련된 다른 의혹 사항이 발견되면 상황은 전혀 다른 양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본다.
복무감찰이 아니라 수사로 전환된다는 얘기다.
취임 초부터 술자리 파문과 친일파 발언 파문으로 낮은 지지율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는 김영환 충북도지사.
재난 현장을 뒤로하고 음주가무를 즐긴 ‘정신 나간 공직자’를 단속하겠다는 대통령.
대통령이 김영환 지사를 콕 찍어 언급했는지는 알수 없지만, 이 상황을 김영환 지사스스로 자처했다는 지적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