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후 아리셀 중대재해 참사 첫 공판 열려
실질 책임자는 박순관, 불법파견, 안전교육 전무
유족들, “박순관 사과 받아들일 수 없다” 분노

아리셀 중대재해 참사 유가족협의회와 대책위가 6일 공판 이후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밝히고 있다.(대책위 제공)
아리셀 중대재해 참사 유가족협의회와 대책위가 6일 공판 이후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밝히고 있다.(대책위 제공)

 

지난해 6월 24일 발생한 아리셀 리튬 배터리 참사 첫 공판에서 박순관 대표가 사과를 했다. 그러나 동시에 자신은 여전히 아리셀 최고 경영자로서의 책임이 없다고 주장, 유가족들의 분노를 자아내고 있다.

수원지법 형사14부(부장판사 고권홍)는 6일 오후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를 받는 박순관 대표와 산업안전보건법위반 등 혐의를 받는 박중언 총괄본부장 등 아리셀 중대재해 참사 관련 책임자들에 대한 첫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공판에서 박순관 아리셀 전 대표이자 에스코넥 대표는 1분 발언을 신청, 유가족들에게 사과했다.

박 대표는 발언을 통해 “사고 원인을 불문하고 아리셀 대표로 책임을 통감하고,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피해 회복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남은 유가족들과 원만히 합의가 이뤄질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 대표의 발언을 들은 유가족들은 법정에서 한숨과 눈물을 쏟아내며 분노했다.

유가족 여국화 씨는 “우리는 박순관의 사과를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 지난 6개월간 사과한마디 없다가 형량을 줄이기 위해서 형식적으로 사과를 하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피해자 법률대리인이자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의 신하나 변호사 또한 “박 대표의 사과는 매우 기만적이다. 지난 6개월 동안 대화 한번 제대로 하지 않더니 형식적인 사과만을 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는 박 대표 측 법률대리인이 앞서 밝힌 주장에 변함이 없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지난 공판준비기일에서 박 대표 변호인 측은 “사실상 아리셀의 모든 경영은 박 본부장이 했다. 박순관 대표는 아리셀에 자금을 대준 에스코넥 대표로 일정 부분 회사 진행 상황에 대해 보고받은 것에 불과하지 사업을 총괄하지 않아 경영 책임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 등을 부인한 바 있다.

 

아리셀 참사 실질 책임자는 박순관 대표

이날 공판에서 검찰 측은 박순관 대표가 아리셀의 실질적인 경영책임자로서 활동했던 증거를 제시하며 중대재해처벌법의 실질 책임자는 박순관 대표라고 주장했다.

또한 아리셀은 모회사인 에스코넥으로부터 주간단위로 자금을 지원받았으며, 심지어 에스코넥 직원이 아리셀 자금을 관리했다고 주장했다. 이는 에스코넥이 지난 6개월 간 아리셀 참사와 자신은 무관, 참사에 전혀 책임이 없다며 유가족들의 교섭 요구를 외면한 것과 상반된다.

이외에도 이날 공판에서 검찰 측은 참사 발생 이틀 전인 2024년 6월 22일 발생한 화재가 24일 참사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는 전문가의 의견을 인용, 예방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검찰 측은 “폭발 이틀 전 화재가 발생했음에도 안전관리체계를 갖추지 않았고, 전지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체계적 교육 없이 비숙련 외국인 근로자들을 주요 공정에 마구 투입했으며, 발열검사를 생략하고 다수의 전지들을 작게 나눠 보관하지 않고 쌓아 둬 연쇄폭발과 대규모 인명피해를 야기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오는 8일과 13일에도 공판이 열릴 예정이다. 특히 8일에는 유가족들이 직접 발언자로 나서 그동안의 심경을 밝힐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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