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에 들어서 학교예술강사지원사업이 위기를 맞이했다. 

2000년 국악강사풀로 시작된 학교예술강사지원사업은 2024년 현재 4805명의 학교예술강사들이 8475개 초ㆍ중ㆍ고교에서 문화예술교육을 담당하고 있다. 해당 사업은 국고(문체부), 지방교육재정, 지방비 예산 매칭으로 운영되는데,  윤 정부들어 2년만에 국고 86%가 삭감됐다. 국비가 대폭 삭감되면서 학교예술강사 지원사업은 시도교육청의 지원 의지에 따라 존폐의 기로에 놓였다. 이에 예술강사, 교수와 교사, 학부모 등 문화예술교육 당사자들이 직접 목소리를 냈다. 이들은 문화예술교육의 의미를 알리고 교육의 필요성, 지방 정부의 책임과 역할에 대해 논의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김시내 무용강사의 중학교 체육시간 무용수업 모습. (사진=필자 제공)

 

글 : 김시내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무용 예술강사

 

저는 18년째 학교예술강사를 하고 있는 김시내 강사이자 충북 학생의 학부모이기도 합니다.

2005년부터 시작된 학교문화예술교육을 위해 학교예술강사들은 10개월이라는 기간제, 단시간 노동자로 매해 계약과 해약을 반복해왔습니다.

그간 보따리상처럼 여러 학교를 다니면서도 꿋꿋이 학생들에게 예술을 지도하며 창의력과 소통 공감을 얻어냈고, 마음의 문을 열어내는 교육을 일구어 놓았습니다.

문화예술교육은 그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인공지능이 지배하는 시대일수록 더욱 창의성, 문제 해결 능력, 비판적 사고 능력, 협업 능력 등 다양한 역량이 필요합니다. 여기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문화예술교육입니다.

세계 대부분의 기업들이 예술분야에 주목하는 이유는 시대가 요구하는 역량 계발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어떤 기업들은 이런 기치를 내걸고 있기도 합니다. '창조적인 인재를 고용하며, 창의적인 사원을 키운다' '예술을 통해 다양한 인종과 문화가 융합된 환경을 만든다'. 예술의 중요성을 알고 실천하고 있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최근 윤석열ㆍ김건희 대통령 부부는 필리핀 순방에서 양국간의 활발한 문화예술교류를 통해 상호이해와 친밀감이 증진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해외순방에서 항상 문화예술을 강조하고, 문화예술을 매개체로 활용하고 있지만, 정작 학교문화예술교육 예산은 2년동안 86%를 삭감했습니다.

이는 대한민국 공교육을 통해 학생들이 보편적인 문화예술교육을 향유할 기회를 박탈한 것이고, 대한민국 문화예술교육에 사망선고를 내린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예술교육으로 창의적 사고와 함께하는 법 배워"

교육자로서 학생들의 마음속의 숨겨놓았던 자신들의 창의성을 풀어놓을 기회를 더 이상 가질 수 없다는 것이 너무도 가슴 아프고 슬픔이 밀려옵니다.

그 이유는 제가 수업을 하면서 학생들의 창의성과 자존감이 향상되고, 교우관계의 진전 등 변화를 직접 보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여러 학생 앞에 서서 자신을 표현할 수 있고 친하지 않았던 친구들과도 자연스레 어울리기 시작했습니다. 아이들은 서로 칭찬을 하며 웃음을 짓습니다.

예술활동 수업시간을 통해서 모든 학생들은 자신감이 생기고 그 누구도 소외당하지 않고 교류합니다. 이런 수업을 나라에서 없앤다는 것은 대한민국의 교육을 역행하는 처사입니다.

부모님들과 학교 학생들 조차도 '왜 무용수업 없어요?'하며 '왜 나라에서 돈을 안 주냐'고 하더라구요.

아이들이 행복해하고 웃음이 끊이지 않으며 서로 위하며 배려하는 예술교육 수업 기회를 박탈하여, 2025년도 예술강사의 강사인건비를 0원으로 책정(86% 삭감하고 남은 14%는 운영비만 존재)한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사교육을 통해서야 받을 수 있던 예술교육을 공교육을 통해 누구나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선 예산을 계속 확보해야 합니다.

학교문화예술교육을 통해 창의성과 상상력을 계발할 수 있도록, 소질을 발견하여 국가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문화예술 교육 예산을 원상복귀해야 합니다.

충북은 예로부터 교육의 도시입니다. 충북교육청도 문화예술교육의 중요성을 여겨주십시오.

도서산간 지역학생들 더 나아가 충북 모든 학생들의 문화예술을 원하는 만큼 차별받지 않고 누릴 수 있도록 협조해주십시오.

최소한 다른 교육청이 몇 년 동안 증액한 만큼 예산책정을 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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