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이 직접 쓴 손편지, 이범석 청주시장에게 전달

묶음기사

은여울고등학교 학생들과 초등학생이 직접 쓴 손편지.(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 제공)
은여울고등학교 학생들과 초등학생이 직접 쓴 손편지.(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 제공)

 

“데크길을 만들기 위해서는 2000그루 가까이 나무들이 희생된다는 것을 생각하여 데크길 설치에 대해 다시 고민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나무는 자연의 기둥이 되는 핵심이고 산소를 만들어주는 고마운 요소인데 개발로 인해 자연이 파괴되면 기후위기가 더 심해질 것 같아요.”

“그 많은 예산으로 둘레길 데크가 아니라 교육·복지 쪽에 분명 도움이 필요할 테니 그동안 예산이 부족해서 하지 못한 것을 이번에 하시면 좋겠습니다.”

 

우암산 둘레길 조성사업을 반대하는 은여울고등학교 학생들과 초등학생이 쓴 손편지가 이범석 청주시장에게 전달됐다.

학생들은 모두 수목 훼손과 기후변화를 우려하는 내용의 편지글을 작성했고, 데크길 조성사업을 반대했다. 한 학생은 “데크를 깔며 나무를 훼손하지 않으신다고 하셨지만 실질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넓이를 넓히면서 결국 나무들이 있던 땅을 써야 하기에 나무들이 훼손될 수밖에 없어 보입니다”라고 적었다.

이 손편지는 지난달 22일 진행된 ‘우암산 시민문화제’에서 작성됐다. 초등학교 1학년 학생의 그림편지와 은여울고 학생들이 쓴 편지는 총 8편이다. 시민문화제에서 섬동 시인으로 알려진 김병기 교사는 ‘우암산 나무에 귀를 대 보아라_데크길을 만들어 슬픔을 주는 이에게’라는 제목의 시를 낭독하기도 했다.

충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와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은 9일 이 편지들을 이범석 청주시장에게 전달하고 이 시장의 답변을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또 공사 현장을 모니터링하면서 데크 조성 반대 활동을 지속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청주시는 우암산 순환도로(삼일공원~어린이회관)에 총사업비 100억 원을 투입해 △둘레길 조성 4.2km △보행데크 설치 2.3km △휴게공간 및 경관시설 등 각종 편의시설을 조성하는 ‘우암산 둘레길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2000그루가 넘는 나무가 훼손된다는 시민사회단체 주장에 “수목 존치를 위해 데크 상판에 구멍을 뚫어 시공할 계획이다. 공사 과정에서 수목 제거를 최대한 억제해 식생 유지에 문제가 없게 하겠다”고 반박하고 있다.

저작권자 © 충북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