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2시간, 한 달 25일 노동해야 기본급 지급
437만여원 회사에 납부해야 수당 포함 월 111만원 급여

 

“주변에 택시가 없습니다”. 청주시내에서 택시잡기가 하늘에 별따기다. 아침 출근시간대에는 세 번, 네 번 택시를 호출해 보지만 배차가 완료됐다는 문자는 쉽게 오지 않는다.

저녁 시간은 더하다. 오후 9시가 넘어가면 20분, 혹은 30분까지 기다려도 택시는 오지 않는다. 젊은 택시 노동자도 사라졌다. 법인택시 회사는 기사를 구하지 못해 아우성이다. 이들은 어디로 갔을까? ‘저임금노동’의 대표명사가 된 택시!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편집자주)

충북 청주 지역 택시노동자가 하루 12시간 이상 일하고 한 달 25일 일하는데 월 기본급여가 48만원 밖에 안된다고!

믿어야 할까? 말아야 할까?

2022년 올해 법정 최저임금은 시간당 9160원이다. 월 소정노동시간 209시간으로 환산하면 191만4440원이다.

2023년에는 올해보다 5% 인상돼 시간당 9620원, 월 201만580원이다.

청주지역 택시 노동자들의 기본급 49만4000원은 노동법으로 정해진 최저임금의 1/4정도밖에 안된다.

왜 그것밖에 안될까?

청주시 소재 A 택시회사 노사가 체결한 임금협약을 살펴보자.

청주시 소재 A법인택시회사 2022년 임금산출표
청주시 소재 A법인택시회사 2022년 임금산출표

 

1일 1교대 차량을 운전하는 택시노동자가 매월 25일 근무했을 경우 책정된 기본급은 49만4000원이다.

49만4000원은 주휴수당이 포함된 금액이다. 이 금액을 다 받으려면 택시노동자는 매월 437만5000원 매일 17만5000원을 회사에 납부해야 한다.

49만4000원의 기본급에 몇가지 수당이 보태진다. 근속수당, 실근로수당, 승무수당, 성실수당으로 46만원이 지급된다.

여기에 월 16만원의 상여금이 지급된다.

기본급과 상여금, 각종 수당을 다 합하면 월 111만4000원이 급여로 나온다.

물론 이 금액은 소득세 등 각종 세금과 건강보험, 국민연금을 공제하기 전 금액이다.

여전히 209시간 소정시간을 노동할 때 받을수 있는 최저임금의 절반 밖에 안된다.

 

인포그래픽 서지혜 기자
인포그래픽 서지혜 기자

 

2022년 법정 최저임금 받으려면 얼마나 일해야 하나?

 

택시 노동자들이 위 기본급여만 받는 것은 아니다. 현행 택시노동자들이 벌어들인 운송수익금은 회사로 귀속된다. 노동자들이 운송수익금을 관리하는 방식인 사납금제는 형식상 사라졌다.

사납금제 하에선 택시 노동자가 수익금을 관리하고 매일 일정 금액을 회사에 납부한다.

회사에 납부한 금액을 제외하곤 바로 노동자의 수입이 됐다.

현재는 사납금제 대신에 ‘택시운송수익금 전액관리제’로 운영된다. 운송 수익금 전부를 노동자를 거치지 않고 회사가 직접 관리한다.

회사는 귀속된 운송수익금을 가지고 노동자에게 급여를 지급하고 회사운영경비로 사용한다. 경비로 지출된 금액을 제외한 부분이 회사의 수익이 된다.

택시회사는 노동자에게 금역를 지급할 때 소정의 운송수익금을 충족했을 때 지급하는 급여와 이를 초과한 부분에 대해서 성과급 형식으로 지급한다.

택시업계에선 노동자가 맞추어야 할 최소의 운송수입금을 ‘기준금액’이라 부른다.

현재 A 택시회사의 기준금액은 월 437만5000원, 1일 17만5000원이다.

437만5000원을 초과한 금액의 80%는 노동자에게 ‘성과급’ 이란 명목으로 배분된다. 나머지 20%는 회사가 가져간다.

 

택시노동자가 월 191만원을 받으려면 얼마나 일해야 할까?

 

2022년 기준 월209시간을 일하는 것을 기준으로 했을 때 법으로 정해진 최저임금은 191만4440원이다.

현재 A택시회사가 지급하는 고정급여 111만4000원으로 최저임금 보다 79만6444원 적다.

계산을 편리하기 하기 위해 차이금액을 80만원이라고 가정해보고 계산해보자.

택시노동자는 부족한 80만원을 성과급에서 채워야 한다. 기준금액 초과분의 80%가 노동자에게 지급되는 만큼 이 노동자는 매월 100만원을 더 벌어 회사에 납부해야만 최저임금 191만여원을 받을 수 있다.

결국 매월 537만5000원의 운송수익금을 올려야 겨우 최저임금을 받는다.

이를 월 25일 노동하는 것을 기준으로 볼 때 택시 노동자는 매일 21만5000을 벌어야 한다.

하루 운송수익금 21만5000원을 채우려면 몇시간을 일해야 할까?

취재진이 접촉한 법인택시노동자들과 개인택시 기사들은 한결같이 현재 청주에서 한 시간에 2만원의 운송수익금을 벌기 힘들다고 말한다.

시간당 택시기사가 2만원을 번다고 가정할 때 21만5000원을 채우려면 10.7시간을 운행해야 한다.

식사 시간등을 고려하면 하루 평균 12시간 일을 해야 겨우 맞출 수 있는 금액이다.

 

1일 2교대 근무는 더 낮아

A택시회사의 경우 근무형태는 총 3종류다. 위에서 언급한 1일 1교대, 1일 2교대제, 1인통합 등이다.

근무형태 별로 급여체계도 다르다.

1일2교대제의 경우 기본급은 48만8000원이다. 기본급여가 제공되는 바탕인 월 운송수입금 기준금액은 337만5000원으로 1일 1교대 차량보다 100만원 가량 적다.

기본급에 각종수당 28만원과 상여금 16만원을 합하면 월 92만8000원이 지급된다. 1일1교대 차량보다 20여만원 가량 적다.

1일통합차량은 1일1교대 차량과 비슷한 111만원이 지급된다.

한편 청주지역 나머지 법인택시회사도 A회사와 거의 유사한 임금체계를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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