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김 의장 사망사고계기 비정규직·특수고용직 노동3권 쟁취 총력

충주시 사조레미콘 공장 앞에서 지난14일 시위를 주도하다 차량에 치여 숨진 고 김태환씨(39)의 사망사고를 계기로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이 18일 추모집회에 이어 연대투쟁에 나서는 등 양대 노총이 현안문제 해결을 위한 총력에 나섰다.
민노총 산하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 노조원 500여명은 16일 오전 11시 청주체육관 앞에서 도청까지 거리행진을 하고 오후 2시 상당공원에 재 집결해 도지사 면담을 요구하며 2차에 걸친 청사 진입을 시도 하던 중 경찰과 충돌을 빚기도 했다.
이들의 이날 시위는 15일부터 1박2일간 하이닉스 청주공장 앞에서 노숙투쟁에 이어 감행된 대규모 집회였다. 즉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대량해고 사태에 이원종 도지사가 적극나서 중재를 해달라는 요구다. 노사간 교섭창구 마련, 하이닉스사태 해결을 위한 범시민사회단체 차원의 토론회 개최, 도지사와의 조속한 면담 추진을 요구하는 자리였다.그러나 충북도청의 경제통상국 노사협력계 관계자는 금속노조연맹의 도지사 면담을 요청하는 정식 공문이 접수 됐지만 대전지방노동청 등에 계류중인 상황에서 “도의 공식적인 입장 표명도 도지사와의 면담도 추진할 수 없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따라서 이날 금속노조는 오후 4시부터 도청앞 도로 점거시위 등에 돌입했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투입됐던 경찰 15개 중대와 관할서 형사계 직원 및 정보관들까지 최석민 지방청장의 진두지휘 아래 오후 5시 30분부터 강제연행 및 해산에 들어갔다.
오후 7시께 고 김태환 한노총 충주지부 의장 조문을 다니러 간 도지사를 대신해 이재충 행정부지사와 정정순 경제통상국장과의 면담을 통해 서로의 입장을 확인하는 자리가 마련됐으나 ‘노력하고 있으나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없다’는 대책없는 얘기마 전해듣고 몇가지 요구안을 전달하는 선에서 노조는 물러났다.
그러나 시위도중 연행된 38명의 노조원이 석방되지 않자 한 때 노조원들은 도청 앞에 재집결, 늦은 밤까지 도청앞 연좌시위에 돌입했다가 노조원이 풀려난 것을 확인하고서야 자진해산하기도 했다. 한노총은 18일 오후 2시30분부터 충주시청 앞에서 전국 100여개 단체 6000여명이 참가 한 ‘고 김태환 한노총 충주지부 의장’ 추모집회에 이어 특수고용직 노동자 노동3권 쟁취를 위한 전국노동자 대회를 열었다.이날 시위는 15일부터 3차에 걸친 추모집회와 레미콘 3사 특수고용직 노동자 문제에 소극적이었던 충주시와 충주경찰서, 정부 모두가 도매금으로 비난을 받는 상황에서 벌어진 민노당, 한노총, 민노총의 연대시위 자리였다.
이 와중에 청주지검 충주지원은 16일 고 김태환 한노총 충주지부 의장을 레미콘 차량으로 친 회사측 대체근로자 최모씨(24)에 대해 교통특례법 위반혐의로 구속영장을 집행했다. 따라서 충주경찰서는 고의성 여부에 대한 구속수사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더욱이 국가인권위 조사관 2명이 이틀째 관련자들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민노당 단병호 의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진상조사단까지 고 김의장의 죽음에 대한 진상 조사를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노조원들은 그 어느때보다도 비정규직 문제와 특수고용직 노동자 문제를 범 정부차원으로 끌어 가려는 열의를 보였다.
따라서 이용득 한국노총 위원장과 이수호 민주노총 위원장은 청주시청앞에 운집한 6000여명의 노조원들 앞에 나란히 서서 고 김의장의 명복을 빌며 양대노총이 비정규직 문제(하이닉스 사태)해결과 특수 고용직 노동자(보험설계사, 학습지교사, 레미콘 운전자)들의 노동 3권을 쟁취 하는데 한 목소리를 내기로 선언하기에 이른다.
이날 양대노총의 투쟁에 경찰도 32개 중대를 현장에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도 했으나 오후 7시께 우려와는 달리 2000여개의 계란을 충주경찰서 정문에 던지는 것으로 집회를 마무리했다. 한편 민노총은 도지사와의 면담 추진일정에 대해 25일 이전까지 통보 받기로 했지만 이렇다 할 얘기는 듣고 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노총도 고 김의장 사망대책위 등이 최근 충주시장을 찾아가 미온적인 대처에 대해 격렬히 시위하며 사조레미콘 업주의 출국금지 요청 및 유족에 대한 적절한 보상, 비정규직·특수고용직 노동자 문제에 대한 정부와 국회 차원의 해결, 고 김의장의 조속한 장례와 시민들 차원의 모금운동 전개 등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양대 노총 관계자는 “오는 30일 충북 도청앞 시위에서 양대 노총이 비정규직 문제와 특수고용직 노동 3권 보장을 위한 연대 투쟁 가능성이 있다”고 말해 벌써부터 이 시위를 대비하는 경찰이 긴장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 경철수기자


비정규-특수고용직 노동자란(?)
◆ 비정규직과 정규직의 차이
비정규 근로자는 정규 근로자와 달리 기간을 정해놓고 사업주의 고용관계에 의해 근무시간이 정해지(계약직·일용직)는 근로자다. 즉 해당 사업주의 사업장에서 근로하지 않거나(파견직, 도급직), 상시 근로를 하지 않을 경우(파트타임근로)를 말한다. 근로기준법상 사용자(사업주)의 귀책사유로 근로자를 사업주 맘대로 해고할 수 없다. 이유인즉, 노동법에서 근로자는 노동력을 제공하고 그 노동력에 대한 임금으로 먹고 사는 사람을 말하는 데, 만일 사용자의 임의로 근로자를 해고하게 된다면 근로자는 자기가 살아갈 자본을 얻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인 노동력 판매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비정규직의 문제점
앞서 말한 것 처럼 노동법에서는 해고에 대해서 사용자의 귀책사유를 인정하지 않는다. 그러나 비정규직의 도입으로 비정규직 노동자는 지속적인 고용불안과 근로조건 후퇴가 당면한 현실이 되었고, 따라서 일방적으로 불리한 노동자를 위한 대책이 필요한 상황에 이르렀다. 바로 지역의 문제인 하이닉스 사태도 계약기간이 만료된 노동자의 대량해고사태에서 빚어졌다.
▲현행 대책의 문제점
정부가 비정규직 근로자의 차별문제를 해소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지금까지의 정부 대책은 정부의 공공부분의 비정규직 대책은 각계의 입장에 따라 평가가 다른데 이는 정부의 정책결정 과정이 각계의 다양한 의견을 사전에 조율하지 않은 채 독단적으로 정책을 설정했기 때문이다. 비정규직 문제는 현재 노동문제의 가장 큰 이슈이고 재계와 노동계의 입장 차이가 현격하므로 어느 한편을 지지하거나, 혹은 정부의 독단으로 정책을 세워서는 안된다. 따라서 정부는 노사간의 의견을 충분히 들어 대책을 강구하고 비정규직 법안을 만들어 가야 할 것이다.
◆특수 고용직 노동자
특수 고용직 노동자도 넓은 의미에서 비정규 근로자다. 비정규 근로조라에는 임시직, 계약직, 파트타임, 촉탁직(정년이 넘은후에 맡겨지는것), 도급 노동자(일에 일정한 양을 정하고,급여를 책정), 사내하청 특수고용직(레미콘,학습지교사,골프경기보조원등) 등이 있다.우리 나라의 경우 지난 97년 11월 IMF 사태이후 구조조정으로 많은 실업자가 생겨났다. 신자유주의는 자유로운 무역활동과 자본의 시장성장을 지향하는것. 이는 신 제국주의에도 비유된다. 그러나 신 자유주의는 2005년 상반기 현재 전체노동자에 60%에 달하는 800백만 명에 육박하고 있다. 한국에서 자행되고 있는 신자유주의 공세는 정규직을 축소하고 비정규-특수고용직 노동자들을 대폭 확대하고 있다. 이로 인해 전체 노동자는 저임금, 노동강도 강화, 극심한 고용불안의 고통으로 인해 생존권을 위협받고 있다. 특히 화물운송업에 종사하는 노동자의 90%이상이 위수탁이나 지입제의 형식으로 정규 노동자의 신분이 아니라 비정규-특수고용의 형태로 되어 있다. 이는 허울뿐인 사장이라는 신분으로 인해 노동자의 기본적인 권리인 근로기준법이나 산재보험 등의 혜택에서 배제되고 있을 뿐 아니라 계속되는 ‘화물자동차운송사업법’의 개악으로 고용자체가 불안정하며, 고용된 차주는 노예와 같은 신분으로 전락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지난 14일 한노총 충주지부 고 김태환 의장이 레미콘 3사의 시위를 이끌며 레미콘 노동자들의 임단협과 노동자성 인정, 노동3권(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 단결권)을 회사측에 요구하다 사측이 고용한 대체근로자의 레미콘에 치여 숨지는 사고까지 발생했다.



한노총 충주지부 고 김태환의장 누구(?)
충주시 사조레미콘 공장 앞에서 14일 시위를 주도하다 차량에 치여 숨진 김태환(39·사진)의장은 괴산이 고향으로 괴산고와 경북전문대 관광통역과를 졸업했다.
군 전역이후 3년간 관광회사에 근무했으며 지난 91년 충주 수안보 파크호텔에 입사, 이듬해 이 호텔 노조위원장으로 당선 돼 13년간 노조를 이끌어 왔다.
충주지역지부 의장에는 지난 99년 9월 선출돼 6년 가까이 충주지역 노동운동을 선도해 왔다. 고 김의장은 지난 2002년 시의원 선거에서 낙선하기도 했으며, 합리적이고 부드러운 성격이라는 평이다.
김 의장은 이날 어려움을 겪는 복지관 운영비를 시의회에서 잇따라 삭감하자 이에 항의하고자 시청앞에서 15일 현재 29일여 동안 천막농성을 벌여왔다. 또 지난 8일에는 한국노총 소속 충주 지역 3개 레미콘 노사 임·단협이 결렬되자 노조원들을 농성장소로 불러 연대 농성을 벌여 왔고 사고 당일인 14일에도 오후 2시부터 이들 노조원들과 함께 시위를 벌이고 시의회 진입을 시도하다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이어 오후 4시 40분께는 노조원 등 100여명과 함께 사조레미콘 공장으로 이동, 시위를 벌이던 중 회사측이 외부에서 고용한 레미콘 차량이 운행되는 것을 발견하고 이의 운행을 제지하려다 변을 당했다. 김씨는 부인 한미희씨 사이에 딸 하나를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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