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간이상수도-일반상수도 수질검사 질적차이 커
옥천 만월리 간이상수도 석회질 오염, 역학조사 필

농촌지역 간이상수도와 도시지역 일반상수도의 수질검사 방식이 질적인 차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상수도는 적정시설을 갖춘 검사기관에서 54개 항목에 걸쳐 종합적인 수질검사가 이뤄지지만 간이상수도는 해당 기초자치단체에서 13개 항목의 약식 검사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차별적인 수질관리 실태는 옥천군 간이상수도 이용 지역의 석회질 오염논쟁 과정에서 드러났다.

옥천군의회 특별위원회(이하 특위)는 지난 3월말 시범·특화사업 현지 확인을 위해 청산면 만월리를 방문했다가 뜻밖의 사실을 목격하게 된다. 농촌마을에 조성한 주민 찜질방이 보일러 고장을 일으킨 이유가 열선에 석회질이 끼었기 때문이라는 것. 주민들이 새로 산 커피포트가 하얗게 변하고 물을 끓이는 가마솥도 석회가 허옇게 쌓여있는 모습도 발견했다.

   
결국 특위는 활동결과보고서를 통해 “주민들이 음용하는 간이 상수도가 석회물질 및 철 성분을 함유하고 있는 것이 육안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분기마다 실시하는 간이상수도 수질검사 항목에는 석회질 및 철 등 중금속 물질에 대한 분석 사항이 빠져있다”고 지적했다.

이에따라 옥천군은 만월리 간이상수도 물에 대해 도보건환경연구원에 종합 수질검사를 의뢰했다. 도보건환경연구원 먹는물 검사과측은 “석회질은 인체 유해성이 뚜렷하지 않아 간이상수도는 물론 일반상수도 수질검사 항목에도 포함되지 않았다. 하지만 경도 검사나 증발잔류물 검사를 통해 오염정도를 확인할 수 있다. 음용수 기준에는 석회질이 300mg/ℓ이하로 규정됐지만 옥천 만월리의 경우 190mg/ℓ로 나타났다. 따라서 육안으로 보이기 때문에 심미적으로 음용하기 곤란한 문제는 있지만 인체에는 별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주민들은 “기계(보일러)가 먹고도 탈이나서 수리를 해야하는데 사람이 먹고도 괜찮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 주민들의 상당수가 석회질 성분(탄산칼슘)이 원인인 요로결석 질환을 앓고 있다. 근본적으로 간이 상수도에 정수 처리시설을 설치하든지 새 관정을 개발해 주민들이 마음 놓고 물을 마실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특히 집단발병한 결석질환에 대해서는 보건당국의 역학조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옥천군 상하수도사업소는 일반적인 정수시설로 석회질 성분을 없애는 것이 어렵고 54개 항목 수질검사를 위해 4000~5000만원의 예산이 소요돼 “당장은 어렵다”는 반응이다.
하지만 청원군의 경우 지난해 군의회가 형평성을 잃은 수질검사의 문제점을 지적해 올해 8000만원의 예산을 편성해 간이 상수도 282개소에 대해 1년에 한 번씩 도보건환경연구원에서 54개 항목의 수질검사를 받고 있다.

특히 상당수의 간이상수도가 20년이상 노후돼 수질오염의 위험이 큰 만큼 종합적인 수질검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환경부가 작년 한햇동안 상수도 수질검사 결과를 종합한 결과 간이상수도의 수질기준 위반률이 6.7%로 일반상수도의 1.2%에 비해 5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3개 항목에 대해서만 수질검사를 한 결과가 이 정도라면 일반상수도처럼 54개 항목을 검사할 경우 위반률은 훨씬 높아질 수밖에 없다.

헌재 도내에는 823곳의 간이상수도 시설과 1469곳의 소규모 급수시설을 통해 11만6000명의 주민들이 음용수를 공급받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차별적인 수질검사로 인해 맑은 물을 마실 수 있는 똑같은 권리를 누리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따라서 청원군처럼 간이상수도도 1년에 1회이상 54개 항목의 종합적인 수질검사를 받도록 관련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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