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민 위에 군림하는, 음성군의 고질적 행정 행태 고발” 파문
음성외국인도움센터 운영위원 A씨 “강압적, 모멸감 준 금왕읍장”

음성외국인도움센터 운영위원인 A씨가 지난 9일 ‘군민 위에 군림하는 음성군의 고질적 행정 행태’라는 제하의 고발장을 공개해 관내 파문이 일고 있다.

A씨의 고발장에 거론된 인사는 음성군수, 음성군외국인지원센터장, 금왕읍장 등 3인이다.

음성타임즈는 3회에 걸쳐 A씨가 고발장을 통해 주장하는 내용과 이에 대한 반론을 게재하고 있다.

10일 조병옥 음성군수에 이어, 11일 A씨의 고발 내용과 김경호 금왕읍장의 입장을 정리했다./편집자주

A씨의 고발장 내용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음성외국인도움센터(이하 도움센터) 센터장과 사무총장 등이 이틀 후 예정된 음성지역 인도네시아 무슬림들의 ‘라마단 기도회’ 장소 제공 협조를 위해 김경호 금왕읍장을 방문했다.

A씨 주장에 의하면 이날 김경호 읍장은 센터장과 사무총장이 자리에 앉기 무섭게 ‘금왕읍에 무엇을 지원 받으러 오셨느냐’, ‘음성군에서 설립한 음성군외국인지원센터(이하 지원센터)에 적극 협조를 해라’, ‘왜 협조를 하지 않느냐’ 는 등의 강압적인 발언을 쏟아냈다.

또 A씨는 “김 읍장은 ‘외국인 관련 사업을 위해 경기 안산시 방문 및 관련 법규를 공부해 너무 잘 알고 있다’ 는 등의 발언을 하며 지원센터에 협조할 것을 강요하는 등 강압적인 태도로 일관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날 센터측이 외국인노동자들의 금왕읍 정화활동을 소개하며, 쓰레기봉투 지원에 감사함을 표하자, ‘깨끗한 금왕읍 시가지를 왜 청소를 하느냐, 정히 청소를 하려면 금왕읍 개천을 청소하라’는 등의 말을 하며 면박을 주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김경호 읍장과의 대화 내용이 도움센터 운영위에 전해지자 모멸감을 느낀 운영위원들의 분노가 폭발하며 사태가 일파만파로 커지기 시작했다.

 

“대화 전달 과정에서 빚어진 오해, 별다른 의도 없어”

이에 대해, 김경호 읍장은 음성타임즈와의 통화에서 먼저 “당시 전달하는 과정에서 오해의 소지가 있었던 것 같다”며 난처한 입장임을 토로했다.

그는 “외국인도움센터라는 이름은 처음 들어봤다. 위치를 묻는 과정에서 (지원센터 인근에 있음을 확인하고) 강의실 활용 등 지원센터의 협조를 구하면 좋을 것 같다는 취지로 말을 했다”고 해명했다.

또 “금왕읍 청소봉사활동을 한다길래 시가지는 청소대행업체에서 매일 하기 때문에 (도움센터에게는) 응천 하천 주변 청소를 권유한 것이다. 별다른 의도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도움센터와 지원센터간의 미묘한 입장차를 이후에 알게 됐다. 표현을 잘 하지 못해 오해를 불러일으킨 점에 대해 도움센터를 직접 방문해 공식사과를 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김경호 금왕읍장은 지난달 29일 오후 도움센터를 방문해 “발언에 오해의 소지가 있었다”며 완곡하게 사과의사를 전달한 바 있다.

지난달 24일 금왕읍행정복지센터 야외주차장에서 진행된 음성지역 인도네시아 무슬림 외국인노동자들의 '이드알 피트로(Eidul Fitr)’ 기도회 모습.
지난달 24일 금왕읍행정복지센터 야외주차장에서 진행된 음성지역 인도네시아 무슬림 외국인노동자들의 '이드알 피트로(Eidul Fitr)’ 기도회 모습.

 

“외국인노동자들과 동고동락해 온 민간단체에 모멸감”

그런데, 이 같은 김경호 읍장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도움센터측의 격앙된 분위기는 가라앉지 않고 있다.

먼저 이들은 “약 500명의 무슬림이 참석하는 음성지역 라마단 기도회가 금왕읍 주차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는데 이틀전까지도 도움센터의 존재를 몰랐다는 읍장의 말을 납득하기 어렵다. 더구나 당시 기도회는 코로나19 지역확산 방지를 위해 긴장속에 치러졌다”며 고개를 저었다.

이어 “금왕읍장 부임 이전 1년간 음성군 미디어정보과장을 역임하면서 외국인 관련 다양한 행사를 진행하고 환경정화 및 치안활동을 계속했던 도움센터의 이름을 들어보지 못했다는 말은 이해할 수 없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읍장으로 부임한지 6개월 가까이 됐는데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자신이 관할하고 있는 관내 주요 기관단체에 대한 파악도 제대로 못한 것이냐”고 힐난했다.

금왕읍장이 10여 년이 넘는 세월을 자비를 털어 비영리민간단체를 운영하며 외국인노동자들과 동고동락해 온 전문민간단체에 의도적으로 심한 모멸감을 주었다는 게 도움센터측의 항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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