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인을 움직인 故 최귀동 할아버지 '가난의 영성'
인도네시아 플로레스 섬에 꽃동네 ‘사랑의 집’ 봉헌
'행동하는 사랑학교' 체험, 현지인들이 직접 시설 마련

“우리가 이 곳에 온 이유는 ‘너희 가운데 가장 보잘 것 없는 사람 하나에게 해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준 것’이라는 하느님의 말씀을 실천하기 위한 것이다” 오웅진 신부 현지 강론 中

인도네시아 플로레스 섬 서쪽에 위치한 라부안 바조에 마련된 꽃동네 '사랑의 집' 입구, 故 최귀동 할아버지 동상이 세워져 있다.
인도네시아 현지인들이 오웅진 신부를 반갑게 맞이하고 있다.

(음성타임즈) 故 최귀동 할아버지의 '가난의 영성'이 인도네시아를 움직였다.

꽃동네 수도자가 파견 된지 4년 만에 인도네시아 플로레스 섬 서쪽에 위치한 라부안 바조(Labuan Bajo)에서 지난 4일 ‘사랑의 집’이 봉헌됐다.

플로레스 섬은 이슬람 국가인 인도네시아에서 가톨릭 신자들이 대부분인 섬이다.

이 날 준공된 인도네시아 꽃동네 '사랑의 집'은 대지 7,816㎡, 건평 3,466㎡의 3층 건물이다.

1층에는 중환자실과 의무실, 숙소, 100여 명이 기도할 수 있는 경당이 있다. 2층과 3층에는 숙소와 프로그램실 등 행려병자들을 보살필 수 있는 다양한 시설이 마련됐다.

또한 현지 사정에 따라 발전시설과 소방시설 등 생활 안전시설이 갖춰져 있으며 우물도 세 곳을 개발하여 생활용수와 식수 문제도 해결했다.

이날 문을 연 ‘사랑의 집’에는 아주 특별한 은총이 깃들어 있다. 인도네시아 현지인들이 직접 시설을 마련해 꽃동네에 봉헌한 것이다.

이들은 스스로 부지를 마련해 나갔다. 1급 건축사가 자원봉사자로 나서 설계 및 건축을 맡았고 기업인들의 기부행렬도 이어졌다.

특히 꽃동네 재속회원들과 기도공동체 회원들은 건축비를 모았다. 가구를 기부하고 환자용 침대를 마련해 주는 독지가도 생겨났다.

가장 가난한 이웃을 위해 현지인들이 꽃동네 시설을 마련해 봉헌하기는 꽃동네 해외 공동체 역사상 이번이 처음이다.

인도네시아 현지 어린이들이 '꽃동네가 꿈꾸는 세상'을 한국어로 부르고 있다.
개원감사미사를 마친 후 사제, 수도자, 은인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꽃동네 ‘행동하는 사랑학교’의 가난의 영성

인도네시아 꽃동네 ‘사랑의 집’ 개원에는 지난 2009년 한국에서 열렸던 ‘세계성령대회’에 참석했던 게이 푸드지아디 자매와 일행들이 그 단초가 됐다.

세계성령대회에서 큰 감동을 받고 귀국한 이들은 이후 세계성령대회를 기념하기 위해 음성 꽃동네에서 시작된 ‘행동하는 사랑학교(Love in Action School)’에 인도네시아 공동체 회원 30명과 함께 참석하며 가난의 영성을 더 깊이 체험하게 된다.

음성 꽃동네에서 열리는 행동하는 사랑학교에는 인도네시아 신자들의 발길이 계속됐다. 참석자들 중에는 인도네시아 플로레스 섬과 인근의 주교와 사제들도 있었다.

이들은 꽃동네의 ‘행동하는 사랑학교’에서 가난의 영성을 체험한 후 꽃동네 재속회원에 입회해 생활 속에서 실천하며 살아갈 것을 간구했다.

마침내 현지 교구와 신자들은 플로레스 섬에 꽃동네의 진출을 요청했고, 꽃동네는 2014년 2명의 수녀를 파견하며 인도네시아 꽃동네가 시작된다.

파견된 예수의꽃동네자매회 수녀들은 라부안 바조에서 현지 은인들이 제공해 준 임시 숙소에 머물며 문화와 언어를 익히고, 의지할 곳 없는 행려병자를 모시고 살며 보살폈다.

첫 번째로 입소한 가족은 ‘마마 데레시아’ 라는 이름의 행려정신병자로 10여년 이상을 묘지에서 기거하며 구걸로 연명하는 여성이었다. 꽃동네 수녀들은 이 여성을 발견하고 수녀원으로 인도했다.

열악한 환경의 집에서 수녀들이 정신질환을 앓는 환자와 같이 사는 일은 결코 쉽지만은 않았지만, 수녀들은 꽃동네 초기에 오웅진 신부가 자신의 방에 걸인을 모시고 살았던 영성을 본받으며 같은 공간 안에서 함께 살았다.

이 여성은 현재 정신병 증상도 많이 완화되었고 공동체에 기쁨을 안겨 주는 귀한 존재로 거듭 탄생했다.

'사랑의 집' 머리돌에 서명을 하고 있는 오웅진 신부(가운데)
'사랑의 집' 개원식 후 국내.외 참석자들이 꽃동네 수도자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에 울려 퍼진 ‘꽃동네가 꿈꾸는 세상’

이날 준공·개원식 행사에는 사제단 28명, 수도자 20여 명, 인근 지역의 신자 200여 명, 멀리 자카르타에서 2시간 이상 비행기를 타고 참석한 은인 100여 명, 한국에서 참석한 20여 명, 현지 성가대 30여 명 등 수 백명이 참석했다.

행사는 인도네시아 플로레스 섬의 전통적인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주교 및 사제단의 환영 행렬로 시작됐다.

특히 현지 어린이 합창단은 ‘꽃동네가 꿈꾸는 세상’을 한국어로 불러 참석자들의 박수갈채를 한 몸에 받기도 했다.

감사미사는 꽃동네 설립자 오웅진 신부, 발리 덴파사 교구장 실베스테르 산 주교, 반둥 교구장 안토니우스 주교가 공동 집전했다.

실베스테르 산 주교는 “꽃동네가 인도네시아에 진출하게 된 것을 환영한다”며 “가난한 이들 중 가장 가난한 이들을 위한 사랑의 집이 많은 사람을 구하는 복된 곳이 되리라 확신한다”며 감사와 찬미를 올렸다.

또한 부지와 공사비를 마련해 주고 전문적인 협조를 해 준 은인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오웅진 신부는 “우리가 이 곳에 오게 된 것은 하느님의 뜻대로 ‘너희 가운데 가장 보잘 것 없는 사람 하나에게 해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준 것이다’라는 말씀을 실천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론했다.

오 신부는 “우리는 길에서 죽어가는 한 영혼을 구하는 것이 목적이며 하느님의 섭리를 신뢰한다”며 “가장 보잘 것 없는 사람을 주님의 이름으로 맞아들이면 나머지 것은 주님께서 다 책임져 주신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돈 걱정도 봉사자 걱정도 없이 오직 버림받은 사람 한명을 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사는 것으로 족하다”며 격려를 나눴다.

하느님의 사랑으로 지어진 인도네시아 꽃동네 ‘사랑의 집’이 인도네시아 전역의 의지할 곳 없고 얻어먹을 수 있는 힘조차 없는 가장 가난한 이들을 구원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꽃동네 주소

Kkottongnae Indonesia jl.Mangga Golek Gang Matahari, Cowang Dereng, RT06,

RW02, Desa Batu Cermin Kec.Komodo, Manggaral barat Flores NTT indones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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