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 “염분 가득해 부작용 유발” 과다 사용 지적

“도로 위 흩날리는 하얀 가루의 정체는?”

23일 오전 청주시내 도로 곳곳이 새하얗게 변했다. 심한 곳은 마치 밀가루를 뿌려 놓은 듯한 모습이었다.

출근길 일부 시민은 낯선 광경에 물음표를 던졌다.

 `도로 꼴이 말이 아니다', `차가 지나갈 때마다 흰 가루가 날린다', `건강에 안 좋은 화학 물질 아니냐'.

자연스레 도로를 관리하는 관계기관에 문의전화가 이어졌다. 청주시 상당구청은 하루 동안 수차례 걸려온 민원 전화를 받고 설명하느라 진땀을 빼야 했다.

상당구청 관계자는 “폭주 수준까진 아니지만 도로 상태를 묻는 전화가 들어왔다”며 “민원인이 묻는 말에 하나하나 답변해야 했다”고 전했다.

이날 소동(?)은 다름 아닌 `제설제'에서 비롯했다. 전날(22일) 청주기상지청은 당일 밤까지 도내 전역에 1~3㎝가량 눈이 내리겠다고 예보했다. 내린 눈에 도로가 얼어 미끄러운 곳이 많을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다.

덩달아 청주시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많은 눈이 내린 지난 9~10일 부족한 제설작업 탓에 시민들로부터 비판을 받은 까닭이다.

각 구청은 곧바로 선제적인 대응에 들어갔다. 인력과 장비를 동원, 예보 적설량(1~3㎝)에 맞는 제설제 살포 작업을 펼쳤다. 이 과정에서 쓰인 염화칼슘(염수)과 소금만 각각 30t, 340t에 달한다.

하지만 이런 노력에 비해 눈은 예상보다 적게 내렸다.

오전 2시55분 목측 기준 청주 최심적설량(누적 적설량 중 최고)은 0.4㎝에 불과했다.

도로를 하얗게 오염시킨 원인으로 꼽힌다. 원래대로라면 제설제는 내린 눈을 녹인 뒤 함께 쓸려 내려가야 했지만, 녹일 눈이 없어 그대로 도로 위에 내려앉았다.

시 관계자는 “결빙 방지 차원에서 제설작업을 벌였는데 예상보다 눈이 적게 내려 제설제가 그대로 남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문제는 제설제가 도로나 차량 심지어 가로수에까지 악영향을 끼친다는 데 있다.

염화칼슘은 도로 위 지뢰라 불리는 포트홀(도로의 움푹 팬 곳)을 만드는 요인 중 하나다. 염분이 가득해 차량 하부나 외관을 썩게 하는 역할을 한다. 때론 분진형태로 날려 가로수에 쌓이면서 뿌리, 줄기, 잎 조직의 생장을 방해해 고사시키기도 한다.

한 시민은 “시민들의 통행 불편을 줄이기 위해 지자체가 제설제를 쓰는 것은 좋지만 과다한 사용은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면서 “여러 부작용이 있는 만큼 친환경 제설제 사용 등 대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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