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호노 칼럼 ‘吐’/ 충주·음성담당 부장

최근 충주시가 27억 원을 들인 탄금호 음악분수대를 3600만원에 매각해 논란이 일었다. 시는 2005년 9월 2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탄금호 음악분수대를 만들었고, 같은 해 10월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당시 시는 수경분수를 통해 주변 관광지와 연계한 시너지 창출, 관광객 유치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가 크게 기대된다고 했다.

하지만 처음 기대와 달리 유지비용으로 연간 1000만 원이 넘는 예산이 들어갔지만 가동시기는 봄, 여름철 주말 1~2시간과 충주호수축제 기간 정도로 제한적이었다. 이마저도 2006년 7월 집중호우로 일부 시설이 유실돼 가동이 중단됐다.

이에 시는 2007년 9월 7억 7400만 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보수공사를 마무리했지만 충주세계조정선수권대회 개최가 결정되면서 경기장 밖인 나루터가든 인근으로 옮겨지는 수모를 당했다. 1년도 채 가동하지 못하고 자취를 감춘 셈인데 이후 시는 이동설치 방안 등을 검토했지만 막대한 예산에 걸려 무산됐고 미관을 해치는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2012년에는 시의회에서 분수대를 보수해 다시 사용하자는 의견이 제시됐지만 보수에만 13억 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자 결국 폐기하기로 결정했다. 이후 시는 감정평가액 1억 4200만 원에 지난 8월부터 입찰 공고했지만 7차례 유찰 끝에 최근 재활용업체에 매각됐다.

충주시에는 이 시설 말고도 애물단지가 또 있다. 2004년 제85회 전국체전을 앞두고 조성한 동량면 충주요트장이다. 이 일원에 조성된 요트장은 조성되기 전부터 바람이 불지 않는다는 의견이 대두됐음에도 경기장 조성이 강행됐다.

시는 당시 10억 원의 예산을 들여 요트장을 건립했다. 예견은 빗나가지 않았다. 체전 이후 이렇다 할 행사가 단 한 번도 열리지 않은 것은 물론 바람이 불지 않는 지형에 요트장을 조성해 잘못된 지형에 건립됐다는 지적과 함께 예산낭비론이 일었다.

더욱이 한국수자원공사로부터 하천점용허가를 받은 상태라 연수원이나 청소년 시설 등 타 용도로의 변경도 어려운 상태다. 이에 따라 시는 충북요트협회와 요트 경기장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고 있지만 큰 실효성은 거두지 못하고 있다.

성내충인동의 충주천 생태하천복원사업 역시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시는 총사업비 422억 원을 들여 이 사업을 벌였다. 하지만 올 장마에 산책로 등이 주저앉았고 바닥돌이 유실되는 피해를 입었다.

이런 일이 발생된 배경은 하천 본연의 기능에 충실하지 못해서다. 상류에서 내려오는 과정에 급격하게 하천 폭이 줄어 유속이 빨라질 수밖에 없어 넓고 깊게 했어야 했는데 부가적인 부분에 신경쓰다보니 일이 터진 것이다.

더욱이 생태하천복원사업은 우수관 설치를 잘못해서 부실시공 논란이 일었다. 시공사는 장마 때 빗물이 하천으로 들어가고 평소 가정에서 배출된 각종 오수가 유입될 수 있는 8개의 우수관을 설치했다.

그런데 우수관 모두 충주천 수위와 비슷한 높이로 설치돼 하천물이 우수관을 통해 오수관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을 받았다. 특히 수자원공사 충주댐관리단이 농번기인 4~9월 충주천에 물을 공급하면 수위가 높아져 하천물이 유입될 수밖에 없다는 여론이 있었다.

탄금호 음악분수대, 요트경기장, 충주천생태하천복원사업은 공통점이 있다. 발생될 일에 대한 예측이 가능했다는 것과 예산을 쓰는데 있어 신중치 못했다는 점이다. 관계기관은 이제라도 시민혈세를 허투루 쓰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충북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