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팔리고 금리는 오르고 새달 2194세대 입주 초긴장

 
다음 달 입주를 앞둔 청주시 서원구의 한 아파트를 분양받은 A씨는 요즘 밤잠을 설친다.

이 아파트를 분양받았지만, 현재 사는 아파트가 팔리지 않고 있는데다 분양받은 아파트를 전매하고 싶어도 구매자가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이 아파트의 전매 프리미엄은 마이너스다. 분양자가 새로 살 사람에게 오히려 700만원에서 1000만원까지 돈을 줘야 하는 처지에 놓여 있다.

분양 후 프리미엄 전망이 사라진데다, 정부의 잇따른 고강도 주택담보대출 억제정책에 따라 전매시장이 극도로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A씨는 “손해를 보더라도 지금 전매하는 게 낫다”면서 “전세를 끼더라도 1억원의 추가 대출이 필요하기 때문에 빚잔치를 하게 된 셈”이라고 말했다.

A씨처럼 청주시내에 졸지에 `1가구 2주택'을 소유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갑작스런 2주택 소유로 대출원리금 부담이 커지면서 마이너스 프리미엄 세대가 곳곳에서 쏟아지는 악순환이 발생하고 있다.

또 입주할 때까지 기존주택이 처분되지 않으면 높아진 금리부담을 고스란히 져야 한다.

28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다음 달에 청주에서만 아파트 2914세대가 신규 입주할 예정이다. 2월에도 592세대 입주한다.

기존 주택가격도 하락하고 있다. 한국은행 충북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충북지역 주택매매가격은 9월 대비 0.1% 또 하락했다.

지난 2011년부터 2015년까지 충북의 주택매매가격 상승률이 33.3%에 달해 전국평균 상승폭인 14.3%를 크게 상회한 것과는 `격세지감'이다.

한국은행 충북본부 측은 “앞으로 주택가격은 수요자들의 주택가격 하락 예상에 따른 주택 매수세 약화가 지속하는 데다 연말까지 대규모의 추가적인 신규 아파트 공급이 계획되어 있어 현재의 하락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건설사들도 현재의 상황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서원구의 아파트 분양사는 최근 도내 부동산업체 관계자 100여명을 초청해 전매나 전세 활성화를 꾀했다.

또 미분양 아파트를 가진 건설사도 할인분양 대신 일정기간 전세입주기간 보장 등 새로운 유인책을 모색하고 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전매시장 경기가 좋을 때가 아니어서 분양자들이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 같다”면서 “입주자들의 재산권 보장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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