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시 1000만원 예산 투입, 이용료 상승 및 하수시설 문제 제기

충주시가 수안보온천에 ‘사해(死海) 소금탕’을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해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시 내부 검토결과 비현실적이고 사업성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수안보 온천의 고유성을 저해한다는 지적이 나옴에도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하는 것에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충주시에 따르면 수안보온천관광협의회에 위탁해 운영하는 온천시설 하이스파에 ‘사해 소금탕’을 이달 중순부터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사해는 이스라엘과 요르단에 걸쳐 있는 아라비아 반도 북서부의 염호(鹽湖)로, 이곳 소금은 여드름, 건선 아토피 등 피부염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는 일부 주민의 건의를 받아들여 지난해부터 하이스파에 사해 소금 전문탕을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해왔다. 오랜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수안보 온천에 관광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수안보관광협의회 등에서 제안,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고 시는 설명했다.

관광협의회는 이벤트 탕 형식으로 운영해 시민과 관광객들의 호응이 좋으면 다른 온천탕으로도 운영을 확대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수안보온천관광협의회 등의 요구로 사해 소금탕을 시범적으로 운영하기로 했다”면서 “이를 위해 시에서 1000만 원의 예산을 지원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해 소금의 효능이 확실히 검증되지 않은데다 지하 250m에서 뽑아 올리는 고품질 천연 온천수인 수안보 온천의 명성에 해가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관광 활성화 근본대책 필요

여기에 값비싼 사해소금을 수입해 온천탕을 운영하면 막대한 운영비로 인해 목욕료 상승을 불러올 수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아울러 다량의 소금 배출로 인한 하수처리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한 주민은 “사해 소금탕을 운영하면 소금 배출에 따른 하수처리시설 추가 설치도 필요하다”고 했다.

이 때문에 소금기가 있는 해수탕은 전국적으로 바닷가 주변에 있으며 내륙의 온천에서는 각종 단점으로 인해 운영되는 경우가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의 한 공무원은 “하루에 두 번 정도 소금물을 풀어 운영하는데 계속 바뀌는 온천수와 다르게 물이 식기 때문에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목욕비도 당장은 아니지만 만만치 않은 소금가격으로 인해 오를 것이 뻔하다. 내부적으로도 비현실적이고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한 사항인데 밀어붙이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했다.

시는 사해 소금탕을 운영할 경우 3회 물갈이 기준으로 하루 9톤의 오수가 발생하고, 25㎏들이 사해 소금 3포(비용 약 30만 원)가 들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주민 박모(50·충주시 수안보면) 씨는 “온천수가 안 좋아서 지금까지 관광객이 수안보를 찾지 않은 것이냐”며 “시에서 옛 와이키키 개발 문제 해결 등 관광객을 끌어들일 인프라 구축을 신경 써야지 사해소금탕 등 임시방편으로 수안보를 살리기는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시는 논란이 일자 남녀탕에 각각 5㎡ 규모의 탕을 새로 만들어 사해 소금, 약초 등 다양한 재료를 번갈아 활용하는 ‘이벤트 탕’을 운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시 관계자는 “수안보 온천이 온탕, 열탕만 있어 너무 단순하다는 지적에 따라 사해 소금탕을 검토했지만 이견이 적지 않아 ‘이벤트 탕’으로 방향을 바꿨다”며 “소규모로 운영하면 하수처리에도 아무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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