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장선거 앙금 여파" 분석…여당 3명 '변심'

후반기 충북도의회 첫 회기에서 상임위에선 죽었던 사업비가 예결위에선 부활하는 사례가 속출했다.

상임위원회의 존재 이유가 뭐냐는 지적과 함께 도의장 선거과정에서 빚어진 원내 1당(새누리당)의 분열이 수렁에 빠진 교육청 추경예산을 건져냈다는 분석이 동시에 나온다.

도의회 예결위원회는 19일 349회 임시회 제3차 회의를 열어 도교육청의 1회 추가경정 예산안 중 상임위가 전액 삭감했던 공동관사 사업 2건을 모두 되살려줬다.

영동교육지원청 공동관사 매입비 18억원과 괴산군 송면권역 공동관사 신축비(일부) 2억2599만원은 앞서 지난 14일 교육위원회가 전액 삭감했던 사업비다. 영동지역 공동관사는 타당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송면권역 공동관사 사업비를 칼질하면서 '유탄'을 맞은 꼴이었다.

예결위는 다만, 송면권역 공동관사 신축사업만은 교육위원회가 현지 확인을 한 후 '타당성 있음' 결론이 나면 예산집행을 승인하는 식으로 '조건부 가결'했다.

하지만, 일단 세운 예산은 그대로 간다는 점을 고려하면 조건부 가결은 예결위가 교육위의 마지막 자존심을 지켜주려고 취한 '형식'일뿐이란 분석이 많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이유는 새누리당의 분열이었다.

예결위원회 소속 의원 13명의 소속정당은 새누리당 8(위원장 포함), 더불어민주당 5다. 민주당 소속 의원 전원이 진보성향의 김병우 교육감을 도왔다고 하더라도 교육청으로썬 이길 수 없는 게임이었다.

그런데도 교육청이 이긴 건 새누리당 안에서 이런저런 이유로 민주당과 교육청과 손 잡은 이탈세력이 나왔다는 얘기가 된다.

새누리당 소속 예결위원인 A의원은 "우리 당에서 3명이 반란을 일으켰다"고 했다.

도의장 선거에서 새누리당이 두 그룹으로 분열됐던 점을 환기하면서 한 얘기인데, 당시 생긴 앙금이 예결위에서 영향을 미쳤다는 주장이다.

A의원은 "언론사 카메라 앞에선 '의장선거의 잡음을 털어내고 대동화합하기로 했다'고 말하지만, 뒤에선 (의회)수뇌부를 흔드는 이중플레이를 하는 것"이라며 "패배를 인정하지 못하는 일부 의원이 야기한 당내 분열, 이것이 김병우 교육감에게 반사이익을 안긴 꼴"이라고 꼬집었다.

의장선거에서 패한 새누리당 소수파의 앙갚음이 상임위와 예결위의 엇박자 행보로 이어지는 건 위험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새누리당 소속의 다른 예결위원은 "예결위가 계속 이렇게 행동한다면 상임위는 왜 필요한 것이냐는 근본적 의문에 봉착하게 된다"며 "도의회에 실제로는 없는 '제3당'이 조재한다는 말까지 돈다"고 했다.

제3당이란 건 김양희 호에 반감을 품은 새누리당 비주류 의원들을 일컫는다고 이 의원은 설명했다.

앞서 지난 18일 진행된 예결특위에선 행정문화위원회가 전액 삭감해 넘긴 충북도의 무예마스터십대회 예산 30억원을 되살려주는 일이 벌어졌다.

상임위에선 지방도 확장포장 사업에 써야 할 특별교부세를 이벤트사업비로 전용하는 점, 이시종 지사가 즐겨쓰는 '벼랑끝 예산확보 전술'을 이번엔 손보자는 의견이 대세였지만, 예결위 결과는 딴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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