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도 가슴 아팠는지 눈물을 떨궜다.

한두방울 가랑비가 흩날리던 16일 낮 12시 충북 청주시 가덕면 천주교 성요셉 공원.

꼭 2년 전 세월호 참사 당시 침몰하는 배 안에서 제자를 구하다 숨진 의인(義人) 고(故) 남윤철(당시 35세) 단원고 교사의 넋이 묻힌 곳이다.

남 교사의 아버지 수현(64·충청대학교 치위생과 교수)씨와 어머니 송경옥씨는 죄인인 양 묘비 앞에서 아들 이름을 부르며 흐느꼈다.

남 교사의 가족과 그의 제자 4명, 대학동기와 친구들 10명도 흐느끼는 수현씨 부부 옆에서 묘비를 향해 머리를 숙였다.

남 교사의 제자들은 준비한 꽃과 '잊지 않겠습니다'라고 쓴 패널을 묘비 앞에 놓고는 두손을 가지런히 모으고 스승의 묘를 물끄러미 응시했다.

추모 미사는 1시간 가까이 엄숙한 분위기로 이어졌다. 아버지 수현씨는 떨리는 손으로 봄비에 젖은 아들의 묘비를 닦아줬고 어머니 경옥씨는 묘비 앞에 생전의 남 교사 모습을 촬영한 사진 3장을 올려놨다.

수현씨는 3~4년 전부터 앓던 지병이 더 악화된 듯 미사가 진행되는 동안 손을 가볍게 떨었다.

우연일까. 1년 전 세월호 참사 1주기 때도, 남 교사의 부모와 제자들이 묘소 앞에서 눈물을 떨구던 그날도 이날처럼 봄비가 떨어졌다.

세월호 침몰 당시 남 교사는 비상구를 통해 대피할 수도 있었지만, 물이 배 안으로 밀려드는 위험한 순간에도 세 차례나 선실 안을 오가며 제자들의 탈출시키다 변을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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