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체 삶 엿보는 책, <요리활동>펴낸 박영길 활동가

생활교육공동체를 표방하는 ‘공룡’은 2010년 만들어졌다. 한 번 이사를 한 뒤 지금은 사직사거리에서 두산위브아파트 쪽 사직시장 골목에 위치해있다. 공룡은 카페와 교육공간을 갖추고 있다. 이곳에서 7~8명의 활동가들은 가능하면 점심과 저녁을 같이 먹었다.

요리는 주로 박영길씨가 맡았다. 그가 이번에 공룡에서 나눈 ‘끼니’에 대해, 그리고 요리를 통한 삶의 기억을 묶어 책을 펴냈다. 그렇게 나온 <요리활동·포도밭출판사·12000원>은 일종의 요리 에세이다. 부제는 ‘어떤 싸움에서든 무너지지 않는 일상이 중요하니까’이다.

“공룡을 만들면서 공동체를 표방했어요. 식사공동체로 꾸려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공룡은 7~8명 활동가들의 네트워킹이 이뤄지는 곳이죠. 활동가로 살다보면 상처받을 때가 종종 있어요. 일상적인 부분도 놓치는 게 너무 많고요. 먹는 것만큼은 최대한 즐겁게 누리고 싶었죠.”

박씨는 원래 요리에 관심이 많았다. 부모님이 모두 요리를 즐겨했고, 어릴 적부터 엄마의 주방보조로 활약하며 몸으로 체득했다. 외국요리는 책이나 레시피를 구해 쉽게 따라할 수 있었다. 그는 쌍용차 희망버스를 타고 가서 고갈비를 내놓았고, 한진중공업 파업 때는 묵밥과 연잎밥을 해서 나누었다. “책에 요리 레시피가 있지만 강조하진 않았어요. 요리는 노동이지 않을 까 생각해요. 그런 면에서 유명한 식당이나 스타쉐프를 보면 불편해요. 식당에서 일하는 노동자에게 눈길이 더 많이 가죠.”

▲ 공룡 활동가들은 쌍용차 희망버스를 타고 가 주먹밥과 연잎밥을 만들어 나눠 먹었다.

그는 요리 자체 보다는 같이 먹는 사람들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요리로 인해 경험과 기억이 쌓이게 되잖아요. 의식주 중에 옷이나 집은 스스로 해결하기 어렵지만 요리만큼은 가능한 일이죠.”

공룡은 올해도 2000평 가까이 농사를 지을 예정이다. 올해는 사과, 옥수수, 감자, 고구마를 심을 계획이다. 옥수수는 통조림으로 만들어서 공룡에서 판매할 예정이다. 공룡에는 직접 로스팅한 커피와 하우스 맥주, 활동가들이 농사지은 제철 농산품이 준비돼 있다.

저작권자 © 충북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