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에 하루’ 장날에만 열리는 장날학교 화제

지난 4일 미원 장터에서 입학식이 열렸다. 학교 이름은 ‘가는 날이 장날학교’, 이 학교의 교가는 대중가요 ‘내 나이가 어때서’이다.

재미있는 콘셉트의 이 학교는 청주시노인종합복지관이 올해 처음 선보이는 새로운 노인학교(65세 이상)다. 청주시노인종합복지관은 장날학교를 미원과 내수에서 각각 5일장이 서는 날마다 열 계획이다. 지난 주말 진행된 입학식은 미원 25명, 내수 15명을 첫 입학생으로 1년간의 대정장을 시작했다.

이충효 사회복지사는 “기본적인 목표는 바쁜 일상으로 한글을 배우지 못한 어르신들에게 배움의 장을 열어드리는 것”이라며 “하지만 단순히 한글교육에서 끝내는 것이 아니라 어르신들이 평소 불편해했던 생활 속 지식을 얻을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주시노인종합복지관은 학생 모집을 위해 준비기간동안 경로당을 방문했다. 장날학교를 다니기로 한 박전순(85·미원면) 할머니는 “면사무소에 가면 뭔 사인을 하라는데 할 줄 몰라 못했다”며 “사인을 하고 싶어 왔다”고 용기를 내 한글을 배우려는 이유를 설명했다.

4일 미원에서 열린 입학식에는 입학인원보다 2배가량 많은 40여명이 참석했다. 이충효 사회복지사는 “장날에 시장에 오셨다가 호기심에 들르신 어르신들이 많다”며 “원칙적으로 한글이 필요한 분들만 모셨지만 은행과 관공서 이용교육, 사기피해 예방교육 등을 병행한다고 하니 더 많은 어르신들이 관심을 보여주신다”고 설명했다.

교장직을 맡은 최정묵 청주시노인종합복지관 관장은 “그동안 한글읽기·쓰기가 어려워 자녀들에게 안부문자 한통 보내기 힘겨웠던 어르신들이 사랑하는 가족들에게 편지를 남길 수 있고 은행 업무를 스스로 하게 되는 기적들을 장날학교 입학을 통해 이루길 바란다”고 말했다. 장날학교는 올 가을 수학여행도 다녀올 계획이다.

저작권자 © 충북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