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황버섯 다린 물로 메주 빚는 박해순 ‘두리두리’ 대표

자신을 ‘된장녀’라고 소개하는 여성이 있다. ‘두리두리 영농조합법인’의 박해순 대표(사진 뒤)다. 박 대표는 지난해 1월, 눈길 낙상사고로 세상을 떠난 심순섭 할머니의 딸이다. 97세까지 무병장수했던 심 할머니는 평생 상황버섯 다린 물로 ‘약된장’을 만드는 명인이었다. 박 대표는 어머니의 약된장을 계승했다.

박 대표는 2009년 두리두리 영농조합법인을 만들었다. 모녀가 함께 만드는 된장과 간장은 2012년 태릉선수촌에 입촌했고, 그해 런던올림픽까지 따라갔다. 2013년에는 세계유기농업학회(ISOFAR)와 독일BCS로부터 유기된장, 유기간장 인증을 받았다.

“어렸을 때, 들로 산으로 땀 뻘뻘 흘리고 놀다 들어오면 엄마가 된장물을 타 주셨어요. ‘맹물 먹으면 배탈이 난다’고요. 당신은 늘 된장차를 끓여 드셨고요. 언론에서 엄마를 취재하면서 각종 테스트를 한 결과 40대 혈액을 가진 것이 확인됐고, ‘면역왕’ 판정을 받으셨죠. 그래서인지 돌아가실 때까지 병원 문턱 한 번 밟으신 적이 없어요.”

이쯤 되면 심 할 머니는 ‘장인(醬人)’이자 ‘장인(匠人)’인 셈이다. 지난해 1월, 모 백화점이 전국의 3대 된장, 간장을 ‘명인명촌’이라는 세트로 묶을 때도 심 할머니의 상황된장이 포함됐다. 상황버섯이나 차가버섯 같은 재료가 들어가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진짜 비결은 충분한 숙성이다.

“2,3년 묵은 된장이 제일 맛있어요. 그런데 우리는 5년에서 10년 된 된장만 팝니다. 된장이 묵으면 색깔도 검게 변하고 맛도 떨어집니다. 그렇지만 약리성분은 강화가 돼요. 예컨대 우리 집에서 제일 오래된 것은 30년 묵은 된장인데, 일반 된장에 비해 가바(GABA)성분이 무려 74.6배나 많다는 연구결과가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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