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해 충북 경제계에도 크고 작은 일들이 일어났다. 메르스 확산은 흑자경영으로 돌아선 청주국제공항에 찬물을 끼얹은 것은 물론 서비스업과 유통업, 관광산업에 큰 타격을 입혔다. 반면 지역경제 성장 동력이라고 할 수 있는 기업유치는 평년이상의 성과를 거두며 충북도가 내세운 전국대비 충북경제 4% 달성에 한 발 다가선 해였기도 하다. 다사다난했던 2015년 충북경제계를 관심을 모았던 경제기사를 중심으로 정리해 본다.

▲ 사진설명-SK하이닉스는 2015년 충북 경제에서 단연 화제의 중심이었다. 1995년 이후 처음으로 낸 지방소득세가 청주시 지방소득세 전체 규모의 80%에 달해 놀라움을 샀고, 15조 5000억원이라는 거액의 투자 계획 발표로 청주는 물론 충북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믿을만한가? 주택조합아파트

들썩이는 부동산시장 탓에 서민들의 ‘내 집 마련’ 꿈은 올해도 쉽지 않았다. 이런 틈을 타 새롭게 선보인 주택상품이 지역주택조합아파트다. 지역주택조합아파트는 새로운 것은 아니지만 여러 시장 상황과 맞물리면서 지난해 말부터 붐을 일으켰다. 지역주택조합아파트 붐을 주도했던 옥산 센토피아는 지난 3월 조합원 가입청약에서 단 몇 초 만에 마감되는 놀라운 광경을 연출했다. 일반 분양아파트보다 저렴한 가격에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다는 장점때문에 실수요자들이 뛰어 들었다.

하지만 그동안 주택조합아파트에 따라다니던 몇몇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면서 소비자들의 현명한 판단이 요구되고 있다. 강내면 지역에 추진되고 있던 한 지역주택조합아파트는 사기분양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고, 소송이 진행 중이다. 이 밖에도 조합원 모집이 예상보다 어려움을 겪어 사업이 지연되는 추진 지역도 상당수다.

지역주택조합아파트의 성공 여부를 가름하는 가장 중요한 요건은 토지확보다. 주택조합아파트를 선택할 때 토지확보 가능성을 따져보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토지를 확보하지 못해 사업이 지연되거나 중도에 무산되는 경우가 지역주택조합의 실패사례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지역주택조합 아파트로 인한 재산상 손실을 보지 않기 위해서는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부지 매입은 어느 정도 진행됐는지, 해당 시공사는 사용검사 시까지 견실시공할 능력이 있는 업체인지도 따져야 하고, 조합의 규약이나 공급계약서를 꼼꼼히 살펴보는 것도 중요하다.

 

충북 경제의 중심으로 떠오른 SK하이닉스

 

올 한해 충북경제를 논할 때 빠질 수 없는 기업이 SK하이닉스다. 광복절 특사로 나온 최태원 회장이 총 46조원의 신규투자계획을 밝히면서 15조 5000억원을 청주지역 몫으로 발표한 것이다. 투자금액의 상당 부분은 현재 조성 중인 청주테크노폴리스 내 신설 공장에 투입될 예정이지만 부지 확보가 마무리되지 않아 불확실성을 완전히 해소하지는 못한 상태다. 여기에 맞물려 최 회장 발표 후 넉 달이 지난 현재까지 투자협약이 체결되지 않은 점 등을 들어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청주시가 내년 초 투자협약이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으며 우려를 불식시켰다.

SK하이닉스가 올 하반기에 투자계획 발표로 화제를 모았다면 상반기에는 거액의 지방세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SK하이닉스는 충북을 대표하는 대기업이지만 1999년 LG반도체 인수 후 지금까지 단 한차례도 지방세를 납부한 적이 없다. 부채규모가 17조원에 달하고, 세계 경쟁업체들과 치킨게임으로 이익을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 여파는 실적이 개선된 후에도 계속됐다. 2013년에도 사상 최대 실적을 냈지만 이월결손금으로 인해 지방소득세가 부과되지 않았다. 올해서야 비로소 결손금을 모두 상쇄하고, 첫 지방소득세를 납부한 것이다.

SK하이닉스의 첫 지방소득세는 381억원으로 청주시가 올 한해 지방세 수입 목표액으로 정한 468억원에 81%에 달한 금액이다. 더욱이 청주시는 으레 SK하이닉스의 지방소득세 납부액을 '0'원으로 잡아 예상치 못한 수입이 발생한 샘이 됐다.

 

다시 깨어나는 태양광 산업

바이오산업과 함께 충북의 차세대 성장 동력의 한 축으로 평가받았던 태양광산업, 하지만 세계시장 침체로 관심 밖으로 밀려나는 신세로 전락했다. 충북은 셀모듈 생산업체 상당수가 밀집해 태양광산업의 메카를 자부했지만 대부분의 기업들이 정상적인 생산활동을 하지 못할 만큼 지난 수년간 태양광업계는 바닥으로 곤두박질해 있었다. 그런 점에서 2015년은 태양광산업계에 의미있는 한해로 기록된다. 태양광업계 대표기업들이 올해 흑자로 전환하거나 영업이익이 대폭 들어나는 등 전환점을 맞았기 때문이다.

그 선두에는 한화큐셀이 있다. 한화그룹의 태양광산업을 맡고 있는 한화큐셀은 지난 4월 단일 계약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의 태양광 모듈 계약을 따냈다. 미국 넥스트에라 에너지와 올 4분기부터 내년말까지 1조원어치 모듈을 공급하기로 한 것이다. 이를 발판으로 지난 3분기에는 4030만달러(약 466억원)의 사상 최대 흑자를 냈다. 순이익도 5240만달러(약 606억원)로 급등했으며 1%에도 미치지 못했던 영업이익률은 9.4%로 대폭 향상됐다.

셀과 모듈을 주로 생산하는 신성솔라에너지도 5년 만에 연간 흑자로 전환될 전망이다 신성솔라에너지는 셀 가동률 상승과 수율 개선에 따른 원가 절감에 힘 입어 올해 3분기에 전년 같은 기간보다 283% 급증한 23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도내 태양광 관련 기업수도 2012년 61개에서 현재 87개로 늘어나 '생명과 태양의 땅 충북'이란 슬로건이 부끄럽지 않은 한해가 됐다.

 

청주국제공항 사상 첫 흑자

이 밖에도 올해 충북 경제계에서 이목을 끈 것은 청주국제공항이 개항 후 첫 흑자를 기록했다는 소식이었다. 메르스 발생으로 관광객이 크게 감소하며서 희석되긴 했지만 1분기 청주국제공항은 2억 4000만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해마다 50억원 규모의 적자가 발생했고, 지난해 실적 개선 후에도 3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는 점에서 2억여원에 그쳤지만 청주국제공항의 흑자 소식은 고무적이었다. 또한 악재 속에서도 지난해 이용객수를 넘어서 200만명을 돌파했다.

올 한해는 청주의 전통 상권인 성안길의 달라진 위상을 목격한 한 해이기도 하다.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명맥을 이어왔던 흥업백화점이 결국 백화점업을 포기했다. 성안길을 대표하는 건물인 씨유멀티플렉스도 공매로 나왔다. 공매에서도 새주인을 찾지 못했다는 점이 성안길 상권의 현재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올해는 최초로 전국의 농협 조합장 선거가 동시에 진행된 해이기도 하다. 지역농협은 물론 산림조합과 지역축협 등 총 72개 농협에서 조합장 선거가 진행됐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3월 11일 선거후 24명의 후보가 불법 선거운동으로 입건돼 씁쓸함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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