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옛 길은 참 아름답고 멋이 있었습니다.
집을 짓고, 논밭 만들고 난 땅에다 길을 냈는데,
산이 있으면 그 산 자르지 않고 산모퉁이를 돌고
물이 있으면 그 흐름 끊지 않고 또한 물을 따라서 냈던 길,
그 길은 그대로 한 세계와 다른 세계를 잇는 통로인 동시에
귀한 가르침까지도 지니고 있는 길이었습니다.

올라간다고 하여 우쭐대지 않음,
내려간다고 하여 조바심치지 않음.
산모퉁이 저쪽이 보이지 않는다고 하여 초조해 하지 않음.
그래서 길을 걷는 것을 일러 구도라고 했었습니다.

신작로라는 길이 난 다음부터
길은 폭력이 되고 말았는데
넓고 곧게 뻗은 것이 길이라고 생각하는 이 즈음
구도자는 없고 장사꾼만 넘실대는 마당이 된 것,

언제 한 번 소롯하고 호젓한 흙길에
나와 같이 맨발로 걸어 볼 사람 없으십니까?
언제든 틈나면 오십시오.
우리 그렇게 걸으며 하늘 한 번 마음껏 들이마셔 봅시다.

날마다 좋은 날!!!
- 들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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