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안·소방·대중교통·학교 등 구비 ‘속수무책’… 일부 아파트 고분양가 논란도

▲ 충주기업도시 내에 들어설 아파트 중 일부는 고분양가 논란이 일고 있어 수용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충주기업도시 내에 들어설 아파트들이 속속 분양시장에 나서고 있지만 입주가 시작되더라도 기본적인 정주여건 구비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이 곳에 들어설 아파트 중 일부는 고분양가 논란에 휩싸이면서 수용자들이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충주시와 ㈜충주기업도시,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현재 기업도시 내에는 미진건설의 ‘미진이지비아’ 782세대와 신우산업개발의 ‘신우 희가로’ 741세대가 분양을 시작했다. 이어 대림산업의 ‘e편한세상’과 GS건설의 ‘자이’ 등이 조만간 분양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이 아파트들은 전국 기업도시 중 가장 성공적인 실적을 거두고 있는 충주기업도시의 기업 입주에 맞춰 아파트를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이들 아파트가 입주하더라도 치안과 소방, 대중교통, 학교 등 기본적인 정주여건이 갖춰질지 미지수다.

충주기업도시 내 3필지의 공공용지에 파출소와 소방파출소, 우체국이 들어설 예정이지만 기본적인 수요가 창출돼야 계획을 세울 수 있다는 것이 해당 기관들의 공통된 입장이다.

충주경찰서 관계자는 “치안수요가 확보돼야 파출소가 들어설 수 있다”며 “기업도시 내 파출소 설치는 아직까지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충주소방서도 “충북지역 소방의 핵심현안이 단양소방서 건립이기 때문에 예산문제로 기업도시 내 소방파출소를 세우는 문제는 현재 고려할 여지가 없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시내버스 회사들도 기업도시 노선에 대해 수익성이 확보되지 않는 한 증편을 결정하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기관마다 입장 제각각…대책이 없다

가장 큰 문제는 학교 건립이다. 제일 큰 면적을 차지하는 1블록(8만 8800㎡)에 들어설 아파트 때문이다.

이곳의 아파트 건설 시행을 맡은 N사는 1592채 규모의 아파트를 짓겠다고 사업계획 승인을 받았고, 국내 유명 건설사와 시공계약까지 끝냈다.

하지만 N사는 공동주택 용지 분양 이후 계약금 30억 원을 낸 것을 제외하고는 지금까지 중도금 등 잔금을 한 푼도 내지 못했다.

충주기업도시가 납부기한을 연장해 주기는 했지만 N사는 지난달 31일 예정된 중간 납입일도 지키지 못했다.

지난 8월 본보에서 취재를 시작했을 때 기업도시 측은 해당 시행사가 자금을 거의 확보해 지난달 납입할 것이라 했다.

충주시와 충북도교육청은 충주기업도시 내 학교를 오는 2018년까지 신설하기로 협의하면서 아파트 3000가구 이상이 착공되는 것을 전제조건으로 내걸었다.

현재 착공한 아파트가 1523가구인 점을 고려하면 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해선 1블록 내 아파트 공사 시작이 필수적이다.

따라서 1블록 아파트 건설 일정이 계속 늦어질 경우 2018년 학교 신설은 어렵게 되고, 먼저 착공한 아파트 입주 시점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충주시는 학교 문제가 걸린 만큼 이달까지 지켜본 뒤 대책을 강구할 방침이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 N사가 자금을 확보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여 학교 건립은 미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시는 조기에 기업도시 정주여건을 완성하겠다는 계획이지만 현실적으로 힘들다는 것을 인정하는 분위기다.

시 관계자는 “많은 인구가 한꺼번에 들어와야 제대로 된 정주여건을 갖출 수 있지만 초기에 들어서는 아파트들은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경찰과 소방 등 각 기관의 입장이 있기 때문에 시에서도 독려하는 방법 외엔 특별한 대책이 없다”고 역설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기업도시 초기 입주자들은 잘못하면 허허벌판에서 시작할 수 있다”며 “기업도시는 시내지역과 달라서 학교와 치안 등 기본적인 정주여건이 언제 조성되는지를 꼼꼼히 따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런 가운데 기업도시 내 처음 들어서는 아파트인 A아파트가 고분양가 논란에 휩싸였다. A아파트는 2017년 11월 입주를 목표로 기업도시 내 전용면적 84㎡, 73㎡, 59㎡ 등 782세대 분양에 나서고 있다.

이 아파트 분양가는 전용면적 84㎡(34평형) 기준으로 3.3㎡당 677만 원이다. 여기에 필수조건인 발코니 확장을 포함하면 708만 원으로 늘어난다.

이는 기업도시라는 입지 특성과 저렴한 택지분양가(3.3㎡당 110만 원)을 고려하면 고분양이라는 게 부동산 업계의 전반적인 시각이다.

택지분양 110만원, 아파트는 708만원

실제 이보다 먼저 분양가 논란을 빚었던 연수동의 B아파트는 충주시로부터 3.3㎡당 180만 원에 택지를 매입해 640만 원에 분양, 고분양가 논란이 일었다.

이런 이유로 A아파트 분양률은 7월 말 기준, 50%를 겨우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가장 성공적인 기업도시로 평가받는 충주기업도시의 프리미엄에 편승해 수용자들이 몰릴 것으로 예상하고 분양가를 끌어올린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아울러 시민의 주거 안정을 위해 분양가 인하를 유도해야 할 충주시가 관사로 사용하기 위해 A아파트를 분양받은 것에 대해서도 적절성 논란이 일고 있다.

충주시가 업체를 대신해 시민에게 고분양가 논란이 있는 아파트를 홍보해 주는 꼴이 됐기 때문이다.

충주지역 부동산중개사 B씨는 “A아파트 분양 첫날부터 견본주택에 전국에서 몰려든 일명 떴다방(외지 투자자들, 부동산업자)이 분양시장에 뛰어 들어 ‘프리미엄’을 챙긴 뒤 분양권을 전매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며 “이로 인해 외지 투자자들이 빠져나가면 아파트 분양가의 거품(프리미엄)이 빠져 가격 하락과 지역 내 거주를 원하는 실소유자들이 손해를 볼 수 있는 문제점 등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공인중개사 C씨도 “A회사가 기업도시로부터 싼값에 땅을 사들여 분양가를 높게 책정해 폭리를 취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많다”며 “수요자는 정주여건과 가격 등을 분석한 뒤 구매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에 대해 A회사 관계자는 “지역 아파트들이 우리와 비슷하기 때문에 분양가가 비싸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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