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의 관건은 “어느쪽이 더 시민들에게 득이냐”
고정관념 버리고 변화 추세 적응하는 자세 절실

 속리고속과 서울고속의 고속도로 노선분쟁의 궁극적 속내는 결국 ‘돈’이다.

속리고속의 입장에선 이 노선을 침해당하면 당장 경영에 타격이 클 수 밖에 없고, 서울고속 역시 이 업으로 승부를 걸려면 반드시 문제의 노선을 확보해야만 한다.

청주~강남간은 소위 황금노선으로 치부된다. 승차시간이 1시간 30분 정도로 출퇴근 등 주기적 이용이 꾸준한데다 버스전용차로선 때문에 최근의 호감지수는 그 어느때보다도 높다.

어쨌든 청주~서울간이 1일 생활권으로 묶이는 현실에서 문제의 노선은 향후 경영전반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경영상태 규명돼야 대안 나와”

 이런 고속버스 논쟁에 대해 많은 사람들은 해당 회사의 경영상태를 총체적으로 드러내 대안을 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내부 경영문제와 관련해선 양쪽 모두 극도의 민감함을 보여 기사화 여부에 대한 판단이 쉽지 않다.

다만 해당 회사측의 주장과 자료에 따르면 한쪽은 최근 수년간 만성 적자로 사실상 정상적 운영이 어려울 정도의 심각한 자본잠식 상태이고, 다른 한쪽은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적자 회사에 대한 정확한 원인규명이 전제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이번 노선 갈등에 대해 시민참여론을 제기하는 여론도 감지된다.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서비스 업종인 만큼 이런 문제에 있어 시민들의 선택권도 중시돼야한다는 논리다.

지난 2003년 청주경실련은 서울고속을 ‘시민이 주는 정도대상’ 기업부문 수상자로 선정했다. 시민이 주는 정도대상은 청주경실련이 2001년부터 제정, 시행하는 것으로,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묵묵히 헌신하는 모범공무원 시민 기업을 적극 발굴해 공적을 널리 알림으로써 사회적 귀감이 되도록 한다는게 취지이다.

선정 이유에서 경실련은 요금의 상대적 저렴, 차량의 고급화, 고객위주의 경영철학 등을 들었다. 경쟁업체인 속리산고속의 입장에선 몹시 신경쓰이는 부분이다. 경실련은 이를 근거로 속리-서울간 항소심이 진행되던 대전고법에 서울고속을 위해 탄원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서울고속측은 “시민들의 입장에서 합리적인 대안을 구하고자 했던 것으로 안다”고 밝힌 반면 속리고속측은 “그런 상과 탄원서가 만들어진 배경을 정확하게 알아야 한다. 충북도가 서울고속에 센트럴터미널 노선을 허용한 것은 분명 특혜”라며 의미를 깎아 내렸다.

시민들이 문제 더 잘 알아

 흥미로운 것은 속리고속과 서울고속간 노선분쟁을 접한 다수의 일반 시민들이 이미 마음속으론 호·불호를 분명히 하고 있다는 점이다.

서울에서 통학하는 한 학생은 “한번 타 보면 알 것”이라고 딱 부러지게 말했다. 전후과정을 대략 설명들은 그는 “어느날 갑자기 요금이 내렸다가 다시 올랐다. 처음엔 그 이유를 몰랐는데 지금은 잘 안다. 서로 경쟁을 하다보니까 요금 및 서비스 경쟁이 나타난 것이고, 소비자의 입장에선 아주 좋은 현상이었다고 생각한다. 우리 학생들도 어느 회사가 더 이용에 효율적인지 잘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각각의 서울 종점 터미널을 놓고 서울고속과 속리고속이 벌이는 효율성 입씨름도 관심 거리다. 서울고속은 센트럴터미널이 직접 지하철(3호선, 7호선)과 연결된다며 편의, 효율성을 강조하는 반면 약 5분 정도 밖으로 걸어야 지하철이 나오는 강남고속터미널을 사용하는 속리고속측은 그런 지엽적인 것보다는 총체적인 서비스와 운영체계를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결국 문제의 해법은 법리적인 판단과 함께 시민편의와 서비스의 차별화에서 구해야 한다는 것에 힘이 실리는 것이다. 속리산고속측의 기득권 주장이나 서울고속의 경쟁의식 촉발도 중요하지만 관건은 고속버스를 이용하는 고객들이 어느 회사를 택하느냐가 더 중요한 것이다.

저작권자 © 충북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