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현 씨의 대금 전시회

김태현 씨(53)는 30년 동안 대금을 만들었다. 젊은 시절 화물차 운전기사였던 그는 우연히 대금을 취미로 만드는 사람을 만났다. 그를 통해 처음 대금 만드는 법을 배웠다. 손재주가 좋았던 그는 대금이 금세 손에 잡혔다. 이후 7년 정도 화물차 운전기사와 대금 만드는 일을 병행하다가 결단을 내린다. 대금만 만들기로.

“대금을 많이 만들어 왔다기 보다는 많이 버렸다고 봐야죠. 악기를 하루에도 5~6개씩 만들었어요. 대금 만드는 걸 전문적으로 가르쳐준 사람은 없었어요. 한 해 한 해 다른 소리가 났죠. 그래서 멈출 수가 없었어요.”

김태현 씨는 이번에 현대백화점 충청점에서 7월 15일부터 28일까지 초대전을 연다. 그가 만든 대금 30여점을 선보일 계획이다. “처음에는 대금 전시가 무슨 관심을 끌까 싶어서 사양했어요. 나무에 구멍만 뚫은 것으로 볼 수도 있잖아요. 그런데 서울 본사에서 전시 콘셉트가 좋다고 했대요. 그래서 참여하게 됐죠.”

그는 지난해 독일 드레스덴에서 대금 만드는 과정을 소개하고, 직접 연주도 해 호평을 받았다. 이번 전시기간 내에도 대금에 대해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과정을 설명하고 연주도 들려줄 예정이다. “사주를 보면 ‘중팔자’라는 얘기를 많이 들어요. 정신적인 것을 찾는 걸 제가 많이 좋아해요. 소리가 완성될 때마다 제 안에 힘이 생겨요. 그 소리를 누군가 연주를 통해 다시 날 때 보람을 느끼죠. 신기하게도 대금을 연주하면서 몸이 안 좋았던 분들도 낫는 경우가 많아요. 호흡으로 악기를 연주하기 때문인 것 같아요.”

그의 인생에서도 이렇게 대금 개인전을 여는 것은 처음이다. 그는 현재 중앙동에 ‘범천공방’을 내고 악기를 만들고 있다. “욕심으로 만드는 악기가 아니예요. 제 생전에 원하는 소리를 만들어내고 싶어요. 그게 꿈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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