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석열·송재봉·하숙자·이헌석·양준석 씨 등 5인에게 물었더니 부정적 답변 우세

▲ 내년 총선이 1년 앞으로 다가오자 현역 의원들의 활동과 지역발전 기여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들이 과연 지역발전에 헌신했는가, 공약을 이행했는가 제대로 평가해봐야 한다는 여론이다. 사진은 충북도 주최 충북출신 국회의원 초청간담회.

지역구 의원들에게 당선 이후 추진해온 주요정책 두 가지가 무엇인지 물었다. 각 의원들이 내놓은 정책 내용은 표에 나와 있는 것과 같다. 이에 대해 허석열 충북대 사회학과 교수, 송재봉 충북NGO센터장, 하숙자 청주여성의전화 대표, 이헌석 서원대 법경찰학과 교수, 양준석 행동하는복지연합 사무국장 등 교수·시민사회단체 간부들에게 평가를 부탁했다. 외부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기 위한 것이다. 의견은 익명으로 처리했다.

A-국회의원의 정책 활동 평가에서 두 가지 기준을 적용할 수 있다. 하나는 국가적 의제를 시대정신에 맞춰 얼마나 창의적이고 세밀하게 준비하고 입법활동이나 정책질의 등을 통해 구체화시키는가 하는 점이고, 나머지는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어떤 정책적 활동을 하는가 하는 점이다. 노영민의원은 후자 측면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만하다. 노후산단의 구조고도화와 산단재정비, 오송지역 특성화라는 지역의제에 대한 구체적 전략을 마련하고 이를 중앙정부에서 지원할 수 있도록 지속적 노력을 해온 점이 눈에 띈다.

 

반면 정우택 의원은 매우 추상적인 수준에서 아젠다를 열거했다. 대표발의 했다는 주택도시기금법은 서민들을 위한 법이라기보다는 갈 데 없는 건설자본을 위해 좌판을 벌여주는 악법이 될 소지가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오제세 의원은 한국의 시대적 과제인 복지관련 입법을 추진한 점을 높이 살 수 있으나 법안 마련과정에서 얼마나 주도적 역할을 했는지 불분명하다. 변재일의원은 지역의제를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그 의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평가한다.

그러나 이종배 의원과 박덕흠 의원의 의정활동은 답변만 가지고 보면 내용이 없다. 송광호 의원은 지역과 경제적 약자를 위한 활동을 했지만, 구체적인 입법활동이나 지속적 정책개발의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 또 경대수 의원은 노인복지 법안 한 건을 대표발의한 것이 있으나 대표적 의정활동으로 보기에는 내용이 미흡하다.
 
B-의원들 각자 제시한 대표활동을 보면 정당의 지향과 상반된 결과들로 자신을 대변하고 있다. 새누리 의원은 오히려 국가 성장동력과 사람에 대한 활동실적들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반대로 사람중심의 복지를 중앙당 강령으로 하고 있는 새정치 의원들은 성장중심의 대안과 활동에 주력하고 있는 모습이다. 상임위가 다르다는 이유도 있겠다.

하지만 국회의원들의 존재의 근간은 지역사회이다. 자신의 상임위만이 아닌 고른 지역사회에 대한 영향과 변화를 위한 활동이 부진하다. 국회의원이 무슨 힘이 있어 할 수 있느냐고 하지만 선거 때 당당한 구호처럼 존재이유를 보여주길 원한다. 나열식 법안발의, 공약 등이 주민들과 대화없이 만들어진들 생명력을 갖겠는가.
 
 

지역사회와 따로 노는 정책 다수

C-정우택 의원의 정책 10대 아젠다는 구체성이 떨어지는 추상적 수준으로 실제 국가 정책으로 반영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특히 사회안전과 통일대비 아젠다는 과거보다 정책이 후퇴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오제세 의원의 영유아보육법 개정과 국가 보조금 지방 50%→ 65%로 상향은 오 의원의 노력으로 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전국 지방자치단체, 시민사회의 공동 대응의 결과 아닌가.

노영민 의원의 정책 청주산단 재구조화를 통해 혁신산단으로 만드는 것은 필요하고 의미 있는 일이다. 하지만 청주산단 재구조화를 위해 무엇을 어떻게 혁신할 것인지에 대한 지역사회 공감대가 부족하다. 그리고 변재일 의원의 수도권 규제완화 저지는 지역의 핵심적인 이해관계가 걸린 문제임에도 도당위원장으로서 지역과 전국의 여론을 형성해 주도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 청주국제공항과 오송역 활성화는 지난 10여년 동안 반복된 공약이었음에도 매우 느리게 진행되고 있다.

그런가하면 송광호 의원의 수도권 규제완화 저지 활동, 중소기업 자영업자 보호 등의 정책 방향은 긍정적이나 지역구의 핵심문제인 지방대학 수도권 이전을 저지하기 위한 법안 발의 후속 활동이 미흡하다. 특히 정부의 일관된 수도권 규제완화 정책에 대한 대응이 부족하다고 생각된다. 경대수 의원이 농촌살리기 정책으로 제시한 가축전염병 살처분 및 매몰비용 국가부담 추진은 필요하지만 보다 근본적으로 보면 가축전염병 예방을 위한 대책마련이 더 중요한 과제가 아닌가.

D-정우택 의원은 교과서에서나 볼 수 있는 추상적인 정책을 내놨다. 오제세 의원은 현재 어린이집에서 드러나는 아동학대 사건, 교사의 처우 및 보육의 질 향상, 국공립보육시설의 확대 등 근본적인 문제에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 또 저출산 해결에도 나서지 않고 있다.  보조금을 늘리는 것과 함께 보편적 복지로 가는 종합적인 보육정책을 수립하는 게 필요하다.

그리고 노영민 의원은 지속가능한 국가발전과 지역의 특징을 살린 지역발전 관점이 나타나지 않아 아쉽다. 송광호 의원의 정책은 비수도권 모든 의원들의 공통 의제이다. 경대수 의원의 어르신 섬김정책은 구체적으로 노인들의 삶과 직결돼 좋은 정책이라고 생각된다. 아울러 박덕흠 의원이 제시한 FTA 타결은 농민의 시름을 덜어줄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든다.

E-노영민 의원은 ‘노후 청주산단 구조고도화’와 ‘오송 특성화’가 중요 정책이었으나, 산단구조고도화의 필요성 근거인 높은 잠재력의 근거가 무엇인지 불확실하다. 또 대부분이 ‘촉구’, ‘유치중’, ‘추진중’ ‘정책개발 중’으로 3년차인 지금도 과정임을 알 수 있다. 반면 변재일 의원은 오송역 및 청주공항활성화에 대해 구체적인 실적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또 이종배 의원은 ‘안전한 대한민국 만들기’ 및 ‘상생 대한민국 만들기’에 대해 입법활동이 없다는 약점이 있으나 작은 생활정치에 역점을 두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송광호 의원은 ‘수도권 규제 완화 반대’ 및 ‘중소기업, 자영업자 보호 및 육성 지원’을 제시했다. 그러나 주한미군 공여구역주변지역 등 지원특별법 대표발의가 송 의원의 주도라기 보다 지역적 여론에 밀려 했다는 느낌이 강하다. 이를 적극적으로 활동했다는 증거를 확인할 수 없다. ‘유통산업발전법’ 대표발의도 15인 새누리당의원이 집단으로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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