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한솔초, 수곡중 학부모 기자회견 이어 성화초까지
학급당 학생 18명→23명, 38학급→26학급, 교원 47명→31명
“그동안 이뤘던 성화초 성과 더 이상 유지하기 힘들다”
“다른 학교와 균형 맞추기 위해 불가피한 선택”

 

윤건영 충북교육감 및 충북교육청 정책에 대해 학부모들의 반발이 확대되고 있다. 한솔초등학교와 수곡중학교에 이어 성화초등학교 학부모들도 도교육청 정책이 일방적이고 시대 흐름을 거꾸로 가는 정책이라며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성화초 학부모들은 5일 충북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급당 학생 수 증원과 교원 감축에 반발하며 대책을 촉구했다.

이들은 “성화초 간담회에서 윤건영 교육감은 혁신학교 정책의 주요 추진과제인 학급당 인원수 20명 유지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했다. 그 자리에는 아이들도 있었다. 그러나 이후 아무런 설명도 없이 다시 27명 기준으로 학급당 학생 수가 변경된다는 사실이 안내되었다”며 “아이들과 한 약속을 지키라”고 주장했다.

성화초 학부모들은 5일 충북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급당 학생 수 증원과 교원 감축에 반발하며 대책을 촉구했다.
성화초 학부모들은 5일 충북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급당 학생 수 증원과 교원 감축에 반발하며 대책을 촉구했다.

 

성화초는 지난 8월 12일 학생, 학부모, 교직원이 참석한 가운데 간담회를 열었다. 당시 윤건영 교육감은 학부모들의 학급당 학생 수 20명 유지 요구에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최근 충북교육청은 아무런 협의 없이 성화초에 학생 수와 교원을 감축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전달했다. 공문에 따르면 행복씨앗학교 단계적 운영방안과 학생 수의 자연 감소로 인해 내년부터는 현재의 38학급이 26학급으로 줄어들고, 학급당 평균 학생 수는 현 18명에서 23명으로 늘어난다.

 

이은정 학부모회장은 “학급당 학생 수가 20명 이내이기 때문에 가능했던 개별교육, 맞춤형 교육이 이제는 흔들리게 되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 관계자는 “당시 교육감님이 확답을 한 것은 아닌 것으로 안다. 학부모들이 유리하게 해석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2015년 행복씨앗학교에 선정된 성화초는 현재 전교생 697명, 총 38학급으로 한 학급 당 학생 수는 16명~20명이다. 2021년부터는 행복씨앗학교의 심화버전인 행복자치미래학교로 민주적인 학교 운영과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학교에 대한 입소문이 나 서울 등 타 지역에서 전학을 오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윤건영 교육감은 김병우 전 교육감의 주력사업이었던 행복씨앗학교 운영을 사실상 폐지했다. 행복씨앗학교 단계적 운영방안에 따라 사업기한이 남아있는 학교는 그 기간까지만 운영하고 이후에는 새로 신청을 받지 않는다. 

이은정 성화초 학부모회장이 충북교육청 비서실장에게 요구사항을 전달하고 있다.
이은정 성화초 학부모회장이 충북교육청 비서실장에게 요구사항을 전달하고 있다.

 

"교사 줄이고 질 높은 교육을 어떻게 하라고"

성화초 학부모들이 반발하는 또 다른 이유는 교원 감축이다. 내년부터 현재 교원 47명 중 16명이 줄어든다는 것. 이는 성화초 전체 교원의 34%에 해당된다.

성화초 학부모회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학생들이 갑작스러운 변화에 겪게 될 혼란 및 교육적 손실에 대한 교육청의 대책이 있는지 궁금하다. 그동안 34%의 교원 감축 사례가 있었는지, 있다면 자료를 제시해 주길 요청한다”고 주장했다.

교육부 정책에 따라 내년에 감축되는 청주지역 교원은 79명이다. 79명 중 16명(20%)이 성화초 교원인 셈이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학부모 A씨는 “윤건영 교육감은 질 높은 교육, 기초학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는데 그 많은 선생님들이 갑자기 한꺼번에 빠져나가면 담임 행정업무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 장애가 있거나 관심이 더욱 필요한 아이들에게 소홀해질 수밖에 없고, 당연히 기초학력과 질 높은 교육을 할 수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특히 그동안 이뤘던 성화초 성과를 유지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행복자치미래학교인 성화초의 긍정적 성과를 충북 모든 학교에 일반화시켜야 함에도 충북교육청은 미래교육 흐름을 역행하고 있다”며 현재 학급당 학생 수 유지를 촉구했다.

한편 이와 관련해 윤건영 교육감의 입장을 묻기 위해 전화통화를 시도했으나 윤 교육감은 전화를 받지 않았다.

다만, 도교육청 한 관계자는 “있던 것을 뺏는 모양새가 되니까 당연히 학부모들의 반발이 있을 수밖에 없고 교직원들은 당혹스러울 수 있다. 하지만 다른 학교 처지에서 보면 (행복씨앗학교가 아닌)다른학교는 그동안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고 있었다”면서 “교원감축과 학급당 학생 수 증가는 다른 학교와 균형을 맞추기 위해 접근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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