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적 제212호. 백제시절부터 조성돼 조선시대에 완성된 상당산성은 둘레만 4400m에 이른다.

청주시민이 가장 즐겨찾는 곳으로 청주시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로 평가받는 상당산성.

그 역사적 의미가 남다른 청주 상당산성을 친일파의 거두 민영휘 일가는 가족 묘원으로 사용한 것으로 의심됐다.

본보는 지난 18일 청주시 산성동 사적지 상당산성 구역에서 민영휘 일가가 조선신탁주식회사에 신탁한 세 번째 토지를 확인했다.

새롭게 확인된 청주시 산성동 114번지 토지엔 민영휘의 아들 민대식 부부의 묘가 자리했다.

민영휘는 본처와 4명의 후처를 둔 것으로 전해졌다. 본처와는 후손이 없었고, 해주마마라 불린 후처 안유풍 사이에 민대식·규식·천식 세 아들을 봤다.

형식상 장자는 입양한 아들인 민형식이 장자지만 혈통으로 보면 민대식이 장자다. 일제강점기 시절 발행된 신문과 각종 사료를 통해서도 민대식이 민형식을 제끼고 민영휘의 재산 대부분을 물려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확인된 민대식의 묘는 규모가 매우 크다. 봉분과 날개의 규모는 요즘 보기 힘들 정도로 높다.

묘에는 기단석과 왜색 풍의 석등 등 석물 5개가 배치됐다.

민대식의 묘가 새롭게 발견되면서 민영휘 일가가 사적지 일대에 조성한 묘는 총 9기로 늘어났다.

먼저 친일재산환수법에 의해 국가에 귀속된 청주시 산성동 산 28-1번지에는 민영휘의 후처 안유풍과 증손자의 묘 등 6기가 존재했었다.

안유풍의 묘는 민대식의 것보다는 규모가 크고 화려했다. 왜색풍의 석물이 묘 주번에 배치되고 주변에 단풍나무를 심었다.

본보는 2019년 <친일파 민영휘의 첩 안유풍 묘, 국가·청주시 땅에 ‘삐까번쩍’ 건재> 기사를 통해 이런 사실을 알렸다.

이후 후속보도를 통해 안유풍의 묘는 행정적으로 강제철거가 가능한 사실을 보도했다.

보도 이후 안유풍의 묘는 어디론가 이장돼 현재는 존재하지 않는다.